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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힘껏 산다 - 식물로부터 배운 유연하고도 단단한 삶에 대하여
정재경 지음 / 샘터사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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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글을 읽을 마음의 여유가 없어서 책을 한 권도 읽지 못했는데 5월쯤 되니 정신이 차려져서 카페 이벤트에 신청하여 받아 보게 된 책이다. 미세먼지를 제거할 목적으로 식물 200여 개를 키우게 된 것을 계기로 글을 쓰게 된 정재경 작가의 작품이다. 내가 존경하는 이해인 수녀님, 좋은 글을 쓰시는 정세랑 작가님의 추천사가 함께 있어 책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읽기 시작하였다. 정재경 작가님은 '매일 하는 사람'이라고 한다. 매일매일 조금씩 행동한다는 것의 힘을 느껴본 적이 있다. 하루하루는 더디게 느껴지지만, 그 하루가 쌓이면 거대한 한 걸음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반대로도 적용되어, 하루 빼먹는 것은 아무 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 하루가 쌓이면 거대한 결손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자주 목도하게 된다. (예를 들면 운동이라든가, 공부라든가 하는 것들 말이다.)

해피트리, 손스테라, 라벤더, 극락조화 등 식물의 그림과 함께 일상적인 에피소드들을 엮은 책인데 식물의 생명력을 마음에 새기며 읽으니 삶을 이어나갈 용기가 생기는 듯하였다. 사실 식물에 대해서 그리 잘 아는 편은 아니나 아기자기한 이름들과 곁들여진 사진을 보니 절로 애정과 관심이 샘솟았다. 무엇이든 매일매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작가는 식물 기르기와 함께 글쓰기를 7년 동안 거르지 않고 매일매일 했다. 나는 취미로 운동(소위 쇠질이라고 하는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는데 운동을 할 때에도 바로 최대 무게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가벼운 무게로 차근차근 길을 들이고 점차 본 무게로 이동한다. 그렇게 해야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매일매일 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일이 아닐까 싶다. 같은 일을 여러 번 반복함으로써 그 행위에 대한 심리적인 허들을 높이고 마음의 길을 터놓는 것이다.

매일매일 쌓아나간 글들로 엮어진 이 책처럼 나도 있는 힘껏 살아보고자 노력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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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인 서울 - 돌레’s 레트로 아이템 컬러링북
돌레(DOLRE) 지음 / 북스고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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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트로 인 서울'이라는 책을 받아놓고 이런 말을 하긴 뭐하지만 나는 서울 시민이었던 적이 없다. 항상 마음을 (약간 크게) 먹으면 놀러갈 수 있는 거리에 살았었기 때문에 서울이 그리 애틋하고 막 추억이 방울방울 새롭고... 그런 느낌으로는 다가오지 않는다.


중고등학생 때는 시험 기간에 신촌에 놀러가고, 대학생 때는 다른 학교 축제를 쏘다니고, 취직하고 나서는 힙하다는 을지로나 익선동 등등을 거닐면서 먹고 노는 그 정도? 오다가다 종로에 들러서 가정용 상비약도 한아름 사고~ 이렇게 쓰다 보니 추억이 엄청 많아보이네. ^^;;;


이 책은 작가님이 을지로, 신당, 동묘, 연희동, 신촌 총 다섯 구역을 거닐면서 정겹고 아기자기한 일상 속 순간을 포착해서 만든 컬러링북이다. 스케치에 앞서 작가님이 색칠한 부분도 샘플로 주어지기 때문에 나처럼 색에 대한 센스가 전혀 없는 사람도 마음 편히 칠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어느 동네를 먼저 칠해볼까 하다가 신당동 떡볶이집을 먼저 칠해볼까 한다. 내 제일 오래된 친구와 뮤지컬을 보고 떡볶이를 게걸스럽게 해치운 소중한 추억이 있는 동네이기 때문에 ㅎㅎㅎ 그런데 칠하려고 보니 집에 색연필이 없다! 하... 아마 직장에는 있을 텐데. 당분간 출근할 일이 없기 때문에 다음에 출근하면 한 세트 훔쳐와서 우리의 추억을 색칠해 보고자 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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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채우는 일상 철학 - 삶에 영감을 불어넣는 40가지 철학의 순간들
인생학교 지음, 정은주 옮김, 알랭 드 보통 기획 / 오렌지디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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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에 관해 무엇인가를 알려준다기보다는 어디까지나 철학의 '키워드'를 제공해주는 책. 사진 및 그림 반, 글 반(사진이 더 많을지도?)이라 슬렁슬렁 편하게 읽을 수 있다.

모두가 알다시피 철학(Philosophy)라는 단어에는 지혜에 대한 사랑이 숨어 있다. 인문학에 대한 존중과 삶에 대한 진지한 사유가 사라진 요즘, 철학에 대해 공부해 보고 싶다면 입문하기 전에 대체 어떤 키워드로 검색을 해서 책을 찾아 읽어야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읽어보면 좋을... 아주 쉬운 수준의 책이다.

그래도 나름 (1장)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법 (2장) 불안에 흔들리지 않는 법 (3장) 관계에서 중심을 잡는 법 (4장) 복잡하나 세상을 이해하는 법으로 내용이 나누어져 있으며 삶은 고해라는 불교의 사상에서부터 헤겔이 주장한 정반합의 변증법까지 다양한 사상의 단초가 제시되어 있다.

카뮈는 그의 저서 '시지프 신화'에서 "정말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 자살이다."라 말한 바 있다. 이 말이 대체 무슨 뜻인지 도통 이해할 수 없었는데 이번에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ㅎㅎㅎ 진지하게 생각하기 시작하면 삶이 의미가 없어지고(원래 의미 있는 것이 아니므로) 답은 자신의 존재를 의심하는 길밖에 없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카뮈는 행복의 마법을 셀프로(?) 걸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철학은 딱히 별 재미 없는 삶 속에서도 나름의 의미를 찾고자 노력하는 학문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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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영어 어원 365 - 언어학자와 떠나는 매혹적인 어원 인문학 여행, 2023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우수출판콘텐츠 선정작
김동섭 지음 / 현대지성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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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전공이 언어쪽이라 '말'에 대해 관심이 있는 편인데 (흥미) 또 영어는 너무 못해서 ㅠ 늘 공부해야 한다는 마음의 부채감을 안고 살고 있었다(필요). 이렇게 흥미와 필요가 겹치는 바람에 서평단을 신청해서 읽어보게 된 책이다. 수원대 프랑스어문학 전공 교수님께서 쓰신 책이란다. 1년 365일에 맞추어 총 365가지의 영어 어원을 소개한 책이다.

보통 이런 책을 읽을 때는 우선 자기 생일에 어떤 어원이 소개되었는지 보지 않을까? 나는 그렇다. 일단 내 생일에 해당하는 페이지부터 펴들었다. 처음 보는 영어 단어가 실려 있었다. ㅋㅋㅋㅋ (당연함. 나는 영어를 못함...) Jargon(전문 용어)라는 단어가 어디에서 왔는지를 친절히 설명하였는데, 일단 나는 그 단어 자체가 생소했기 때문에 흠... 그렇군... 하며 열심히 읽었다. 원래는 '알아들을 수 없거나 재잘거리는 말'에서 온 프랑스어였다고 한다.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가리키는 단어가 특정 집단의 언어를 뜻하는 단어가 되었다는 것이 흥미로웠다.

또한 1월을 뜻하는 영어 단어 January가 로마 신화의 신 야누스의 이름에서 따 온 것이라는 설명이 재미있었다. 내 이름에도 J가 들어가는데, 특정 언어권에 가면 J를 반모음 y로 발음한다는 것을 여행 다니다 보니 알게 되었다. 야누스Janus의 이름에서 January가 나왔고, 영어권에서는 J를 반모음 y가 아니라 우리가 아는 J의 음가로 발음하므로 January(제뉴어리)가 된 것일듯 하다. 어쨌든 시작과 끝을 관장하는 신인 야누스가 한 해가 가는 12월을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1월의 이름이 된 것도 자연스러운 일로 보아도 될 듯하다.

좀 어렵긴 했지만 유식한 사람이 된 것처럼 만들어주는 좋은 책이었다. 앞으로 어원을 아는 영어 단어가 나오면 아는 척 좀 해야겠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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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처음 철학 공부 - 소크라테스부터 쇼펜하우어와 니체까지 형이상학부터 유머의 철학까지 세상의 모든 철학 지식 인생처음 공부시리즈
폴 클라인먼 지음, 이세진 옮김 / 현대지성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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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요즘같이 인문학이 경시되는 시대에 철학을 공부한다? 철학보다는 '달러 투자가 가장 쉬웠어요, 부자 엄마 가난한 엄마, 부의 고속도로' 등등 (제가 적당히 붙인 이름입니다. 진짜 책 제목 아님 주의) 실용서나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 소설 등을 읽게 되는 사회적 분위기입니다. 물론! 책을 읽기보단 휴대폰을 켜서 유튜브에 들어가는 빈도가 더 잦겠지만...

어쨌든 사람이 있어(?) 보이려면, 또는 철학 있게 살려면 일단 기존의 이론들을 한 번쯤은 훑어 보아야 한다는 근거 없는 확신이 들어서 '인생 처음 철학 공부(폴 클라인먼)'의 서평단을 신청해서 책을 받아 보게 되었다. 나도 나름 문과 나부랭이이기 때문에, 그리고 전공에 철학이 일부 들어가서 여기저기 얻어 들은 것들은 있다. 그러나 정말 겉 껍데기만 스쳐 지나가듯 본 거라 대체 이 사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저 사람이 어떤 사상을 가지고 있는지 긴가민가(?)했는데...

1장에서 여러 철학가들의 사상에 대하여 먼저 설명한다. 소크라테스, 베이컨, 홉스 등의 누구나 알 법한 철학가에서부터 나는 처음 들어본 이븐시나,러셀에 이르기까지 철학사에 한 획을 그은 쟁쟁한 사람들의 사상이 알기 쉬운 설명으로 이어진다. 2장에선 철학사를 이해하기 위한 다양한 사조들을 다루고, 3장에선 철학계에서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는 난제들...(트롤리의 문제, 죄수의 딜레마 등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문제들도 있어 재밌었음.)에 대하여 설명한다.

일단 나같이 겉핥기로 알고 있는 사람도 철학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철학의 역사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철학에서 주로 다루는 문제에는 무엇이 있는지 알 수 있어서 좋았고 또 너무 깊이까지는 들어가지 않는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다. 내용이 너무 심오해지면 나같은 사람은 이해할 수가 없기 땜시 ㅠㅠ 간만에 있어보이는(?) 책을 읽어서 똑똑해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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