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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최운산이다 ㅣ 나는 누구다
오세훈 지음 / 일송북 / 2026년 3월
평점 :
책을 읽고 (책의 표지처럼)강렬하게 그리고, 밝은 기운을 담은 몇 줄이라도 적고 싶었다.
사람은 그 속에 있는 것들, 이를테면 자아 정체성, 혹은 내가 태어나 자란 곳과 환경을 드러낸다. 마찬가지로 국가 역시 어떤 역사관을 품고 있느냐에 따라 그 사회의 모습이 달라진다.
언제나 그래왔지만, 나라가 시끄럽다. 권력욕이 편을 가르고, 좌우, 극좌극우 이념놀이가 한창이다.
왜일까?
납작하고 편협한 역사관은 과대망상을 가진 이들에게 이용되어 자기 편을 만들고, 두려움 없이 나라와 사회, 가정을 분열시키며 개인을 파괴한다.
《나는 최운산이다》는 납작한 역사관을 해체한다.
한 국가의 신화가 최씨 일가, 최운산을 어떻게 이끌었으며, 북간도는 어떤 땅이었으며, 정치ㆍ경제ㆍ군사 공동체가 되었던 봉오동의 전투(2천만 겨레의 한을 되갚았던 봉오동의 승전보, 나 최운산이 밝히는 봉오동 전투의 진실을 이 책은 말한다)는 얼마나 준비된 멋진 승리였던가를 말해준다. 그 멋진 승리 이후 이어지는 청산리 대첩까지.
그러나 변해가는 국제정세로 인한 러시아의 변심으로 일어난 훈춘사건, 간도참변, 자유시참변 등.
아, 독립운동가!
이야기는 납작한 역사 진술이 아니라 역사, 지형, 사람이 한데 어우러져 만들어 내는 입체적인, 살아낸 이야기를 만나며, 우리의 삶이 어떠해야 할지를 묻게 한다.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교과서에 실리는 이겨서 권력을 쥔 자들의 역사가 아닌 골짜기 골짜기에 가득한 풍성하고 입체적인 역사 이야기를 듣게 되면 좋겠다.
간단하고 정확한 문장으로 이해하기 쉽고, 책 속에서, 그동안 단편적으로 아주 조금씩 머리에 익었던 분들을 만나는 재미까지 있다.
엔도 슈사쿠의 《침묵》이 번역되어 나왔을 때 고등부 아이들을 놓고 침묵을 소재로 설교한 적이 있었다.
아이들이,
그래서요? 그럼요?
예수님 추상화를 밟은 게 잘했다는 거예요. 잘못했다는 거예요? 하고 물었고,
나는 각자 생각하는 대신 이런 문제 앞에서도 정답을 구하던 아이들 앞에서 할 말을 잃었던 적이 있다.
《나는 최운산이다》같은 책들을 함께 읽고 생각을 키우는 교육은 언제나 가능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