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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고 있다고, 하루키가 고백했다 - 말의 권위자 다카시가 들여다본 일본 소설 속 사랑 언어
사이토 다카시 지음, 이윤정 옮김 / 글담출판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나는 이 거리를 떠납니다, 건강하게 지내세요, 그러면 끝나는 일이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는 것도 아니다.

낯모르는 타인끼리 어쩌다 만나, 그리고 스쳐 지나간다, 그뿐인 일이었다

그런데도 쥐의 마음은 아팠다.

 

『1973년의 핀볼』 중에서  p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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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어떻게 됐는데요?"

 

"헤어졌어."

 

"행복했어요?"

 

"멀리서 보기에는."이라고 나는 새우를 삼키며 말했다.

 

"대부분 아름답게 보이는 법이거든."

 

 p 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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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멋진 말을 해줘요."

 

"네가 너무 좋아, 미도리"

 

"얼마만큼 좋아?"

 

"봄날의 곰만큼 좋아."

 

『상실의 시대』p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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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상하게도 내가 사랑하고 있지 않다고 말하면 말할 수록 그녀는

점점 더 깊이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착각 속으로 빠져 들었어.

 

『금각사』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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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보다 더 슬픈 것은 정이고, 정보다 더 슬픈 것은 인연이니,

'당신을 사랑한다.'가 아니라 사역동사 '만들다.'를 사용해 전세의 인연이

'당신을 사랑하게 만들었다.'라고 말하니 

어느 여자가 싫다고 마다하겠는가. 어서 오세요. 어서 오세요.

벌써 가시나요.라고 외칠만큼 짜릿하고 감미롭다.

 

『겐지 이야기』p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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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의 시대>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1973년의 핀볼> <금각사> <산시로>

<겐지 이야기><지금 만나러 갑니다><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선생님의 가방><전차남>

 

한번쯤, 접했을 법한 소설들과 제목에서 사랑을 표현하고 사람을 알아가는..끝나지 않을 이야기.

하루키의 작품을 탐닉하고 더 나아가 일본 문학의 서정성에 대한 작은 호감이 있는 내가

이 책의 제목이 이끌리지 않을 이유는 없었다.

첫장을 넘기면서부터 새벽까지 순식간에 여기저기 색연필로 긋고 싶은 충동을 여러번 참아 넘기면서

읽은 <사랑하고 있다고, 하루키가 고백했다>는 정말 사이토 다카시다운 책이다.

특별하지 않은 "그냥 그렇게 표현할 수도 있지" 라는 평범한 단어와 대화들이 사이토 다카시에겐

"어쩜 이렇게 표현할수가 있어~" 할만큼 특별해지고, 섬세해지고 그의 문체 또한 완젼 사랑스럽기까지 하다.

 

읽었지만, 뇌리에 오래 남지 않았던 소설 속 대사들이 이 책 하나로 마치 오래 전에 숨겨놨던 보물상자를 찾은 것처럼

쎄하게 다가온다.

 

아, 그랬었지. 요즘 내 마음이 딱 이래.

 

사랑, 그 무엇- 누구에게나 다 똑같은 그것.

 

봄날의 곰만큼 좋은 연애를 하고싶은 누구나-들에게 선물해주고 싶은 책이고, 주인공들 대사를 읖조리며 유행처럼 써먹고

싶은 책이며, 책표지처럼 누군가에게 기억되고 추억되고 싶은 "사랑"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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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사랑하는 법 - 엔도 슈사쿠의 행복론
엔도 슈사쿠 지음, 한유희 옮김 / 시아출판사 / 2008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활짝 핀 백합 한송이가 눈을 끄는 책 표지.

여러가지 이론이 있지만, 아직까지도 우리네 삶에서는 사랑, 행복, 기쁨, 이런 좋은 단어들이

삶을 더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촉매 역할을 하지 않는가 싶다.

그런 의미에서 엔도 슈사쿠의 행복론 <나를 사랑하는 법>은 나의 마음도 눈길도 모두 사로잡았다.

 

유치하고 바보스러운 허세가 아닌 '자기 자신'에 대한 허세, 즉 자부심을 가져라.

자기 자신에게 자부심을 가진다면 반드시 이루고자 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p16

 

겉으로는 어수룩하게 그러나 속은 실속 있게 행동하라는 엔도의 조언이 인간관계나 비지니스상에서 불가피한 논쟁을 줄이면서 제 3자와 나와의 원만한 거리를 유지하는. 제일 좋은 팁이 아닐까.

읽으면 읽을수록 '어 맞어, 이런 방법도 있었구나' 내지 '앞으로 이래야지' 등등

여러가지 면에서 공감되고 인생을 좀 더 오래 사신 분에게 좋은 강의를 듣는 느낌이다.

 

만약 지금 당신이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다면 낙심하지 말고 운 없는 시기를 이런 방법으로 극복해 보라.

첫째, 운이 없을 때에는 운이 트인 사람에게 도움을 받는다. 둘째, 항상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관점을 바꾸어서 나쁜 운을 바꿀 방법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것이다.

p39

 

열등감과 자신감이 없었던 저자, 엔도의 개인적인 일화들이 글 중간중간 실려 있는데,

발상의 전환과 이미 겪어본 자의 여유가 글 속에 묻어나 있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설득력 있게 호소되고 있는 점

또한 이 책의 장점이다.

나 또한 '기본' 라는 굴레에서 못 벗어나고 인간관계와 내가 하고 싶은 것 사이에서 수많은 갈등과 자기혐오를

거쳐 왔는데, 저자의 약점을 장점으로 바꾸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가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강자의 방법이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내가 했던 것처럼 당신의 머릿 속에도 강자와 더불어 살아나갈 당신만의

지혜와 방법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p113

 

백화점을 갔을때 웃는 낯으로 대하여야 하는 서비스 직원들이 무시할때,

친구들끼리 괜히 아무것도 아닌 걸로 이길려고 하고 질투할때,

넌 안돼! 하며 자신의 방법을 고집하는 상사까지..

 

이 모든 힘든 굴레에서 웃는 얼굴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 정말 우리네 할아버지 같은 저자.

종교적인 저서들만 번역이 되어 인지도가 많이 없다는 저자의 좋은 책들을

앞으로 기회가 되면 더 읽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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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일 1 - 불멸의 사랑
앤드루 데이비드슨 지음, 이옥진 옮김 / 민음사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방대한 문장과 현실과 과거, 혹은 환상을 오가는 시차의 개념을 뛰어넘는 저자의 글빨! 에

솔직히 놀랐다. 소설은 소설일 뿐이지, 가슴이 찡하는 그런 감동을 줄 수 없을 것 같다는

내 생각을 한순간에 바꿔버린 '가고일'

 

읽기 전에 줄거리를 이미 읽어본 다른 분들의 서평과 정보들로 어느정도 밑그림이 머릿속에

그려진 상태였기 때문에 호기심은 이미 없었다.

눈 앞에 펼쳐진 책 안의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꺼리'가 필요했을 뿐이다.

내 예상은 빗나갔고, 내 시간은 몇날 몇시간을 가고일에 가 박혀 있게 되었다.

1인칭으로 시작된 주인공의 이야기.

피할 수 없는 사고와  외모와 성기, 자신의 모든 게 다 타버린 상황에서 죽음의 길밖에 생각할 수 없게 만드는 그의 모습과 처절한 치료 과정.

스냅 사진이 아니라 영화처럼 한 씬 한 씬이 내 눈앞에서 살아 움직이듯 묘사된 책 속 내용은

그야말로 '우아, 이거 물건이다.' 를 연발케 했다.

 

마리안네 엥겔- 이 불멸의 사랑이라는 부제의 열쇠를 지고 있는 그녀의 등장으로 스토리는

하이라이트를 치닫는다.

곳곳에 그림자처럼 붙어 '에로스'와 '플라토닉'을 오가는 러브 스토리의 진수를 보여주는

전생에서 겪은 마리안네와 그의 사랑이야기 즉, 4명의 사랑이야기

(프란체스코, 비키, 세이, 시귀르드르)는

쏙쏙 뽑아 따로 다시금 읽어보고 싶을 정도로 진귀하게 느껴졌다.

 

마리안네의 가고일을 조각하는 방식을 설명해놓은 부분을 읽으면서,

왜 이 책의 제목이 가고일 인지,

물을 삼킨 스펀지가 물을 뿜어내며 홀가분해지는 그런 기분처럼 머리가 가벼워지기도 했다.

차마 현실에서 있을 법 하리라고는 상상할 수 없는 가고일(고딕 성당의 외벽을 장식하는 괴물 형태의 물받이 조각상)의 외형이 실제로 주인공의 외형과 흡사하고, 그런 외형보다는 전생과 영혼을 오가는 에로스적인 사랑이 그들에게있었기 때문에 불멸이라는 단어도 무색할만큼 쨘하고

아름답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닐까..

 

육체가 가지는 사랑의 의미가 아닌 정신적인 사랑의 의미로 생명까지 담보될 수 있는

그런 불멸의 사랑.

가고일은 그런 두 남녀의 사랑의 상징물이다.

사랑하지 못할 사람은 없다.

 

돈과 외모 등 점점 보이는 것에 유혹되고, 일회용적인 러브 스토리가 판치는 아이러니하지만

오히려 노멀한 요즘.

소설이지만, 소설같지 않은 리얼리티가 숨어있는 가고일,

다들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하는..필독서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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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 브레이크 - SBS 파워FM 최화정의 파워타임
김은선 지음 / 책만드는집 / 2008년 9월
평점 :
품절


평소 최화정의 파워타임에서 몇개씩 아쉽게 청취하던 심리 브레이크.

이렇게 심리 테스트를 총 망라해서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정말 브레이키한~ 북타임!!을

간만에 즐긴 것 같다.

 

어렵지 않고, 식상하지 않고, 게다가 책까지 가볍다.

 

친구들과의 모임에 가져갔더니 정말 인기 대폭발이었다는 후문.

성격이나 개인적인 취향이 같은 친구들은 신기하게도

같은 문항을 찍는 현상이 있었고, 결과도 비슷했다.

 

연애에 관한 심리를 잘 파악할 수 있는 심리 테스트들이

4챕터로 나뉘어져 고루 펼쳐져 있다.

개인적으로 챕터 2의

당신은 선수일까 아닐까?

당신이 절대 사귀지 않아야 할 상대는?

짝사랑 하는 사람이 반할 옷차림은?

등등..

재미나고 조금은 호기심 가는 심리 테스트가 좋았다.

 

 

 

다시 연애에 설레여 하던 어린 시절로 나로 되돌아간 듯한 스릴있는 질문과 대답들에

나도 모르게 꺄르르르...웃기도 했다.

 

이승기씨가 말했던 것처럼

이 책은 1박 2일 후루룩 읽어도 1년 2달 여운이 남을 것 같은

유통기한이 긴 책임엔 확실하다.

 

이 가을, 확실하게 사랑하고픈 자들에게

불을 지필 수 있는 그런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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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먹으러 가자! - 간사이(오사카, 고베, 교토)편
까날 지음 / 니들북 / 2008년 7월
평점 :
절판


스시, 라멘, 우동, 오코노미야끼, 타코야끼, 오뎅, 브런치에서 커피까지..

정말 제목처럼 눈으로 식도락의 즐거움에 풍덩 빠질 수 있는 책이다.

 

일본 간사이 지방으로 여행가는 여행자에게 꼭 한번 읽어보라고 권해주고픈 책이다.

 

일본만의 전통적인 음식에서 그치지 않고, 좀 더 리얼리티한 맛집 소개가 책장을 넘기는 내내

꼭 가봐야지~라는 생각이 붕붕 떠다녔다.

총 3장으로 이루어진 챕터는 중간중간 쉬어가는 이야기편으로 관광객의 입장이 아닌

본토박이의 눈으로 먹거리를 보게 해준다.

쉬어가는 이야기를 굉장히 유심히 읽었다는~뒷이야기! ㅋ

 

책 표지에서도 나오지만, 먹음직스러운 먹거리의 향연이 책 속 가득 유혹의 손길을 보낸다.

왜 이제까지 일본에서까지 남들과 똑같은 것만 먹으려고 고집하는가. 에 대한 회의감을 주는

참으로 고마운 책이다.

저자가 일러주는 대로 식도락 여행을 한다면 아주 알차고 만족스런 여행이 되는건 시간문제일것 같은

이 기대감.

 

제일 만족스러웠던 점은 바로 자세한 약도첨부와 추천한 가게에서 쓸 수 있는 쿠폰과

가게에서 쓰이는 일본 활용어들이 적힌 미니 북이었는데,

정.말~유용하게 쓰일 것 같아 기대 120%!

 

이 책을 보고 있으면 가까운 일본, 간사이로 얼른 날아가고프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사람 풍경 보다 더 기억에 남는 것이 바로 만족스럽게 잘 먹은 한끼의 먹거리 아니던가.

 

저자의 다음 먹거리 여행기도 엄청 기대되는 가운데,

10번을 다시 봐도 질리지 않는 사진과 글담이 이 책의 소장가치를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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