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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정리스피치 - 말하기와 글쓰기를 동시에 잡는 방법
복주환 지음 / 천그루숲 / 2018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번에 만나본 도서는 '생각 정리 스피치'라는 책이다.
복주환이라는 생각정리연구소 대표이자 10년 넘게 스피치에 관련된 강의를 진행해온 저자는 생각정리스킬 2탄인 생각정리스피치라는 도서를 냈다.
책 뒷면에 '스피치를 잘하려면 생각 정리부터 시작하라!'라는 조언에 따라 생각 정리라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말하기와 글쓰기를 동시에 잡는 방법이라는 솔깃한 부제목으로 시작부터 흥미를 돋우게 해주는 책이다.

갑자기 내가 최근에 면접 본 기억이 급 떠올랐다.
기억하고 싶지는 않지만 이런 스피치에 관련된 내용이 담긴 도서를 볼 때마다 부끄럽지만 생각이 난다.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머릿속이 뒤죽박죽인 상태라서 저자 말대로 정리가 안된 말들을 내뱉었다.
이 말은 즉, 면접관들의 머릿속을 혹사시킨 셈이다.
그리고 여러 차례 쓴맛을 봤었다.
그때마다 자신감이 얼마나 바닥을 쳤던지.. 우리 어머니께서는 나보고 말하는 기술이 부족하니 면접 잘 보게 해주는 스피치 학원에 다녀보라고 했었다.
아니면 아나운서 양성학원이라던지..
내가 그런 곳을 다닐 돈이 어딨어요!


논리 정연하게 생각 정리하고 스피치 하는 방법을 담은 이 책은 첫 페이지부터 머릿속에 이론을 깔끔하게 정리해 주었다.
한 페이지로도 어떤 것이 스피치를 하는데 중요한지, 어떤 기술과 방법이 담겨있는지 눈에 확 들어왔다.
나도 이제 면접 볼 때나 앞에 나가서 이야기할 때 호감을 좀 살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

저자도 스피치를 잘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한 흔적이 보였다.
나도 궁금했었던 질문인데, 책을 많이 읽으면 말을 잘하게 되고, 글을 잘 쓸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이다.
저자는 직접 실천해 보았다.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는데 5년 동안 1000여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하지만 천 권의 유명한 책들을 읽고 나서 깨달은 점은 많이 안다고 말을 잘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읽기만 하고 생각정리를 하지 않는다면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글을 잘 쓰고 말을 잘하는 사람들은 항상 책이나 영화를 보고 기록을 하고, 느낀 점들을 적는 습관이 있는 것 같다.
나는 그냥 책을 읽고 페이지를 덮으니 머릿속에 줄거리도 기억에 잘 남지 않았고, 무언가 생각하거나 깨달은 것도 부족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스피치를 준비하는 3가지 유형 중 나는 어디에 포함될까.
첫 번째 유형은 생각 없이 말부터 내뱉는 유형.
두 번째 유형은 말하면서 생각하는 유형.
세 번째 유형은 말하기 전 생각이 정리된 유형.
나는 아마 첫 번째와 두 번째 유형의 중간에 있는 것 같다.
예전에는 거의 첫 번째 유형이었는데 지금은 여러 경험을 하다 보니 두 번째 유형에 가까운 것 같다.
하지만 스피치를 잘하기 위해서는 세 번째 유형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이 도서는 세 번째 유형이 될 수 있도록 훈련시켜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말하기를 잘하는 것과 글을 잘 쓰는 것이 큰 상관관계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몰랐던 점인데 유명한 스타강사들이 꾸준하게 대본이나 책을 쓴다고 한다.
김제동이 책을 많이 쓴 것은 기억이 있는데 설민석을 제외하고 다른 강사들도 책을 평소에 쓴다고 한다.
강의 준비에도 상당히 많은 시간이 필요할 텐데 이 바쁜 와중에 책을 쓰는 이유는 바로 글쓰기가 스피치를 잘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글쓰기는 생각을 다듬는 과정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스피치를 잘하려면 스피치 대본을 만드는 것이다.
내가 랭귀지 몬스터에서 명연설을 가지고 영어 스피치 연습을 하면서 깨달은 점은 10분 연설을 위해 6~8개월간 준비하고 수천 번 연습을 한다.
그 짧은 시간 연설을 하기 위해서 전문가들이 모여서 연설을 다듬고 또 다듬고 하는데 그렇게 시간이 오래 걸릴 줄 몰랐다.
예전에 김연아 피겨선수도 평창 유지를 위해 프레젠테이션을 할 때 몇 개월 동안 연습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완벽하게 영어 스피치를 했고 평창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는데 큰 공을 세웠다.

양질의 콘텐츠를 전달하는 스피치 대본을 쓰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원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1.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쉬운 어휘를 사용한다.
대학 다닐 때 글쓰기 교양과목 교수님께서 말씀해 주셨던 내용과 비슷하다. 저자도 글쓰기와 말하기는 어떻게 보면 표현방식만 다를 뿐, 생각 전달하는 목적이 비슷하다고 했다.
교수님도 글을 쓸 때 어려운 어휘를 사용하기보다는 쉬운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가르쳐주셨다.
말하기도 마찬가지.
어려운 단어나 표현도 쉽게, 누구나 이해 가능하도록 말하는 사람이 진짜 스피치를 잘하는 사람이다.
2. 문장을 가급적이면 짧게 해야 한다.
이것도 교수님이 글을 잘 쓰는 방법에 있는 원칙과 유사하다. 글이 2~3줄 넘어가버리면 너무 길어서 지루해진다. 말도 비슷하다. 듣는 사람이 지루해진다.
최근에 면접을 보면서 말이 짧게 안 끊기고 계속 말하는 면접자를 본 적이 있는데 가급적이면 너무 길게 말하는 것이 좋지 않다는 인상을 받았다.
내가 면접 볼 때, 발표할 때(지금도 즉석으로 발표하면 이런 증상(?)이 나타남.) 끊질 못하고 흥분해서 길게 말하곤 했다.
3. 주장을 했으면 근거를 확실히 뒷받침해줘야 한다.
상당히 어렵다고 느껴지는 부분인데 토론할 때도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대본을 쓸 때 서론, 본론, 결론을 잘 맞춰서 작성하고, 기승전결이 잘 이루어지도록 생각 정리를 하고 써야 한다.
4. 대사를 기록할 때는 문어체가 아닌 구어체로 작성한다.
나의 못된 습관이 발표문 작성할 때 무슨 교과서처럼 작성한다는 점이다.
구어체로 작성해야 발표할 때 듣기가 편하고 이해가 잘 될 텐데 이 점을 소홀히 했었다.
스타강사들이 쓴 책을 읽어보면 이야기를 듣는 듯이 술술 읽힌다. 이 이유는 바로 문어체가 아닌 구어체로 작성해서 그렇다. 앞으로는 스피치 대본을 작성할 때 구어체로 작성해 보도록 노력해야겠다.

이 도서의 가장 큰 특징은 스타강사의 대본을 분석해서 스피치 패턴을 알아볼 수 있다는 점이다.
스피치를 어떤 상황에서 할 것이냐에 따라 패턴이 조금씩 다르다.
뉴스, 레크리에이션, 강의, 발표 등등..
저자가 추천하는 여러 명의 연사가 있는데 잠깐 소개해 보자면..
김제동, 설민석, 손석희, 조승연, 최진기, 김미경, 김창옥 연사가 있고
추천하는 영상은 CBS의 세상을 바꾸는 시간 15분, TED, tvN의 어쩌다 어른, 스타특강 쇼, 아니면 유튜브에서 '강연'을 검색하는 것이 좋다고 한다.

마음에 드는 연사와 스피치 영상을 찾아보는 것이 그 사람의 스피치 패턴을 배울 수 있는 첫 번째 단계이다.

두 번째 단계는 인내심을 갖고 스피치 내용을 녹취하는 것이다.
분석은 머리가 아닌 손으로 하는 것!
손으로 직접 받아 적으며 글을 보면서 분석해야 한다. 그리고 녹취의 과정이 단순히 시간 낭비가 아닌 경청하는 힘을 길러준다고 한다. 연사의 말을 그대로 녹취하라고 저자는 추천한다.

그리고 세 번째 단계는 스피치 논리와 패턴을 분석하는 것이다.
단락마다 핵심을 파악하고 어떤 논리구조로 이러한 대본을 만들었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생각만 해도 어렵고 고된 과정일 것 같은데 직물 치지의 자세로 임하라는 저자의 말에 끈기 있는 자만이 스피치도 잘하게 되겠구나 싶었다. 뭐든지 그 분야에 미치지 않으면 잘할 수가 없는 것 같다.
그다음 단계가 분석한 논리와 패턴을 자신의 것으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예시를 몇 가지 책에 적혀있는데 살짝 보자면 뼈대만 남기고 내용만 바꾸는 것이다.
논리를 분석하는 것과 같이 이 과정도 시간과 노력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실전에 사용해 보지 않고, 연습 안 해보면 책만 봐서는 약간 이해가 안 될 것 같다.
스피치도 실습이고 패턴 재구성도 실습이니 노력이 많이 필요할 것 같다.

재미있던 부분은 스피치에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3가지라는 부분이다.
나도 즉석으로 발표를 해본 경험이 있다.
처음에는 다들 알고 있는 얼굴이므로 예의상 화기애애했지만 끝맺음이 없고 질질 끌면서 호응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열지 못했다.
그때 생각만 해도 얼굴이 화끈거린다.
나중에 실습 가서도 앞에서 분위기를 띄우며 스피치를 해야 했는데 망했고요..
저자가 말하는 스피치에서 하지 말아야 할 3가지는
1. 어설픈 애드리브
2. 표정 지적
3. 준비가 부족하다고 솔직 고백.

여러분 웃으세요, 화났어요?
다른 얘기이지만, 이거는 결혼식장에서 사진 기사분들이 제일 많이 하는 대사인 듯싶다.
스피치는 아니라서 상관은 없지만 이때 잠깐만 하객들이 웃지 그리 좋은 대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말하면 사람들이 웃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200번이 넘게 결혼식을 다닌 나로서는 한마디로 입미진오(입가에 미동도 진동도 안온다)이고요.
그런데 오늘 갔던 결혼식은 얼굴이 어둡네, 좀 웃으세요라고 말하는 사진 기사가 아니라 오히려 칭찬과 호응을 유도하는 얘기로 화기애애하게 했던 사진 기사를 봤었다.
결혼식장을 나오면서 같이 갔던 언니들도 자신의 결혼식에 그 사진 기사를 부르고 싶다고 했었다.
말이 이렇게 중요하구나 싶었던 순간이었다. 얼굴 표정 지적은 기분이 썩 좋게 만들지는 않는 것 같다.
역시 스피치에서도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이 도서에서는 여러 스타강사, 유명한 연사들의 스피치 패턴을 아주 자세하게 분석했다.
그리고 그 연사의 스피치 특성들을 담아놓아서 좋아하는 연사가 있을 경우 저자가 분석한 패턴대로 연습하면 효율적으로 패턴을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