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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뉴질랜드에서 일한다 - 소확행을 위한 해외 취업, 실전 뉴질랜드 생존기 ㅣ 해외 취업/이민 생존기
정진희 지음 / 이담북스 / 2019년 1월
평점 :
품절
'뉴질랜드'는 나 말고도 많은 한국인들 취업과 이민을 꿈꾸는 나라일 것이다.
블로그에서 본 이웃 중에 뉴질랜드로 결혼 이민한 블로거를 보았는데 정말 동화 속에서 나오는 평화로움, 여유 그 자체여서 정말 눈물 나게 부러웠었다.
물론 블로그로 단편적인 모습만 보니 부러움을 유발할 수도 있었겠지만, 일단 한국에서 일을 그만두고 미세먼지 없는 평화롭고 조용한 곳에서 사니 그 자체만으로도 너무 부러운 건 사실이었다.
나는 스무 살에 영국 여행을 혼자서 떠나보기 전까지 외국에 대한 막연한 환상이 있었다.
뉴질랜드도 마찬가지였다.
뉴질랜드 유학, 어학연수, 이민 등 박람회라는 박람회는 자주 챙겨가면서 뉴질랜드에서 꼭 한번 살아보고 싶다는 환상을 가졌었다.

물론 한국에서 지금 이렇게 포스팅을 끄적이고 있으니 나의 꿈은 한낱 꿈이긴 했지만 혼자서 해외취업 성공하고 영주권까지 받으신 분들 보면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이 든다.
그리고 그런 분들이 출간한 책을 보면서 약간 자기만족을 하곤 한다.
'나는 뉴질랜드에서 일한다'라는 책도 읽으면서 부럽기도 하면서 저자의 실천력에 감탄하기도 하고 사람 사는 곳은 다 비슷하구나 생각이 들 정도로 지극히 현실적인 자기계발서이라고 생각했다.
저자는 워홀비자로 20대 후반에 일을 그만두고 뉴질랜드로 떠났다.
원래는 1년만 있다가 한국에 올 예정이었지만 뉴질랜드에서 취업 오퍼도 오고 기회들을 저울질하다가 뉴질랜드에 7-8년 정도 살고 있다고 한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영어도 영어지만, 사람은 기술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다.
저자는 it 업계에서 그래픽 디자이너 일을 하고 있었고 회사에서 보내준 미국 컨퍼런스 참석하게 된 계기가 뉴질랜드로 첫 발을 내딛게 된 계기가 되었다.
저자에게도 이 영어가 제일 문제였는데 컨퍼런스에서 얘기를 한마디도 못하고, 카페에서 주문하기가 힘겨웠던 저자는 이 콤플렉스를 그냥 묻혀두지 않고 해외에 나가서 영어를 배워보자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뉴질랜드로 이민 가거나 취업, 혹은 워킹홀리데이를 꿈꾸는 분들에게 한 번쯤 읽어볼 만한 자기 계발서라고 생각한다.
저자의 행동력을 보면 참 자극도 되고 뉴질랜드의 생활에 대해 다양한 정보가 담겨있을 뿐만 아니라 저자의 현실적인 뉴질랜드 생활과 생각이 재미있게 담겨있기 때문이다.
나는 워홀도 유학도 해외취업도 해본 경험이 없지만 영국에서 짧게나마 홈스테이를 해보면서 사람 사는 곳은 비슷하면서도 공감이 많이 갔다.
특히 뉴질랜드 회사 생활과 한국 회사 생활의 차이점을 엿볼 수 있어서 참 재미있었다.

생각보다 한국 회사 생활이 지쳐서 30대 가까운 나이에 워홀 막차를 타고 해외 현지에서 결혼 혹은 취업으로 그 나라에서 정착한 사람들을 온라인에서 많이 봤었다.
그리고 그들은 그 선택에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했다.
우연은 어떻게 찾아올지도 모르는 일이고 인생은 단 한 번이니 한 번쯤 워홀을 다녀오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그 나이가 많은 나이가 아닌데 사람들은 막상 내 나이를 가장 늦은 나이라고 생각할 때가 있는 것 같다.
나는 지금 20대 후반이고 낼 모레이면 워홀도 이제 못 가는 나이이다.
나는 사실 약간 철모르게 사는 스타일인지라 나도 기회가 된다면 직업을 바꿀 수도, 생활환경을 바꿀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직장에서, 주변에서 슬슬 들려오는, 해외 진출도 나이가 어려서 해야지.. 등등 나의 나이를 후려치는(?) 소리를 들을 때마다 내 마음 한편이 참 아려오고 적응이 아직도 되지 않는다.
내 나이가 어때서?

그래서 해외로 이민이건 취업이건, 어떠한 목적을 갖던 나는 응원해주고 싶다.
나는 솔직히 해외로 취업이민을 가고 싶다는 생각은 지금은 없지만 기회가 막연하게라도 생긴다면 나가서 살고 싶다.
요즘 미세먼지 때문에 해외에서 살고 싶다는 사람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공감했다.
해외로 나가서 살고 싶은 사람들이 궁금해하는 것 중 하나가 바로, 영어와 돈을 얼마 정도 갖고 나가야 하는 것인가이다.

저자는 예체능 학생으로서 학창시절에도 영어공부를 별로 하지 않았다고 한다.
토익도 공부해보지 않았고 유명한 영문법 책인 그래머 인 유즈라는 책도 영어만 잔뜩 있어서 포기하였다고 한다.
저자의 영어공부 방법을 조금 풀어보자면..
유명 학원들 중 '정철어학원'의 3개월짜리 기초 문법 코스를 다녔다고 한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매일 2시간씩
첫 달은 기본적으로 만들 수 있는 문장, 너는 학생이니? 너는 수영할 수 있니? 와 같은 기본 중의 기본 문장부터 배우고 두 번째 달은 뼈에 살을 붙이는 식으로 영어 문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마지막 달은 영어 문장을 꾸미고 가정하는 상황을 배웠다고 한다.

저자의 영어공부 목표는 구체적이었다.
'미국에 또다시 가게 된다면 꼭 질문을 하고 다른 사람들과 대화를 한다!'
책 본문에도 나오듯이 목표가 없는 영어공부는 자극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요즘 나도 영어공부에 눈을 불을 켜고 하고 있는 중이다.
이제는 영어'공부'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영어'연습'을 하고 있다고 나 스스로 생각한다.
내가 지금 공무원 준비를 하기 위해 영어공부를 한다면 내가 아무리 영어를 좋아한다고 한들, 얼마 못 가 금방 포기할 것 같다.
영어는 언어, 대화를 위한 도구, 그 자체로만 생각하려고 한다.
영어로 국가정책, 정치, 경제 등 어려운 것들을 토론하고 영어로 대학 학위를 따고 그럴 생각은 솔직히 전혀 없다.
그냥 나의 목표는 외국인 친구를 만들어서 한강에서 맥주와 치킨을 먹으며 가볍게 대화를 나누고 부끄럽지만 연애를 한번 해보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그리고 머릿속에서 내가 하고 싶은 얘기들, 혼잣말을 자유롭게 영어로 해보는 것.
지극히 일상적인 것들이다.
구구절절 나의 목표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봤지만 결론은 해외취업이 아니더라도 영어 연습을 하는데 소박하지만 구체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저자는 10개월 동안 문법 공부를 하고 연습을 꾸준히 한 덕분에 뉴질랜드에 와서 영어 문법 때문에 골머리 앓을 시간을 많이 줄였다고 한다.
영국에서 1개월 있었지만 해외 현지 어학원 들어가서 레벨 테스로 어드밴스를 받을 수준까지 한국에서 높이고 오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도 이 책에서 얘기하였지만 외국 어학원에서 배우는 영어나 한국 어학원에서 배우는 영어나 별 차이 없고 딱히 특별한 비결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저자가 경험한 뉴질랜드의 홈스테이 문화, 홈스테이를 하는데 드는 비용, 참 공감 가는 홈스테이 고충이 담겨있다.
나는 홈스테이 집에 들어가면 그냥 내 방에만 콕 들어박혀 있었는데 저자는 홈스테이 가족들과 잘 지내는 모습을 보니 너무 소극적이고 내향적이었던 나의 생활에 약간 후회가 생겼다.

그리고 이 책에는 한 달 얼마 정도 지출이 나가는지도 대략 알 수 있다.
지금은 이 금액에서 조금 더 지출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2200불 정도를 한 달 생활비 정도로 생각하라고 한다.
현재 환율을 보니 한 달에 250만 원 정도 잡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나는 뉴질랜드 현지 물가나 렌트비를 잘 모른다.
막연히 해외 나가서 사는 것이 환상이었는데 어마어마한 주거비를 보니 그냥 막연한 환상으로 그친 게 다행이다 싶기도 하다.
현재 나의 월급이 일단 250만 원이 안 되고요.. ㅜㅜ
영어실력과 자금만큼은 높을수록 좋은 것 같다.
그래야만 외국에서 오래 버틸 수 있고 그러면 취업 기회나 영주권을 받을 기회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저자는 영어실력과 다양한 인맥을 쌓기 위해 '밋업'이라는 모임에 나가서 스피치도 했다고 한다.
영어를 배우고 싶고 외국인들을 만나고 싶으면 한국에도 많으니 일단 밋업에 나가보라는 얘기를 들었다.
뉴질랜드에서 저자가 참석했던 밋업은 동종업계의 사람들이 모여서 발표도 하고 서로 편하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고 한다.
거기서 저자는 영어실력이 부족하지만 프레젠테이션을 열심히 준비해서 발표를 했고 명함을 얻어 면접의 기회도 얻었다고 한다.
저자 말로는 프레젠테이션도 영어 때문에 좀 서툴렀지만 한국에서 일했던 경력으로 내용이 좋아서 스카웃된 것 같다.

저자는 운 좋게 현지에서 취업을 했다고 하는데 이 '운'도 저자가 노력해서 얻은 것이고 실력이 어느 정도 되기 때문에 지나칠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고 생각한다.
숫기가 없다고, 영어를 못한다고 나처럼 소극적으로 밋업 모임도 발표도 저자처럼 하지 않았더라면 어떠한 운도 나는 못 잡았을 것이다.
나에게는 밋업에 나가는 것도 엄청난 용기인데 피티 발표도 하다니..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이 책에서는 취업비자와 뉴질랜드식으로 이력서 작성하는 방법, 그리고 구직하는 방법 등을 소개한다.
그리고 뉴질랜드의 직장문화에 대해 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막연한 뉴질랜드 취업과 직장문화에 대해 궁금증을 갖던 사람들에게, 취업이민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갖은 사람들에게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준다.
참 놀라웠던 점은 뉴질랜드에서 야근을 하면 직장인의 문제가 아니라 회사와 매니저의 잘못이라고 한다.
뉴질랜드는 야근을 하지도 않고 하려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가족이 우선인지라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위해 근무시간에 일을 바짝 하려고 노력한다고 한다.
저자는 뉴질랜드에서 일을 시작하고 야근을 한 적이 열 손가락 꼽힐 정도라고 하니 연초에 야근 자주 하는 나로서는 정말 너무 부러웠다.

에세이 겸 자기계발서이기도 한 이 책, 나는 뉴질랜드에서 일한다는 내가 읽어본 해외 이민 취업 관련 책 중에서 가장 담백하고 현실적인 책인 것 같다.
뉴질랜드에 8년 정도 거주하고 있으면서 뉴질랜드의 직장문화, 취업, 영어공부, 국제연애, 뉴질랜드 키위의 문화, 뉴질랜드 페미니즘 등등 다채로운 뉴질랜드 문화를 다루고 있고 저자의 생각을 잘 녹여내서 흥미롭게 읽었다.
나는 옛날 옛적 꿈이었던 해외 이민을 이루지는 못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어느 정도 대리만족을 했던 것 같다.
'나는 ~에서 일한다'라는 책 시리즈가 더 있는 것 같은데 다양한 국가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책을 더 읽어보고 싶다.
-리뷰어스클럽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주관적인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