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언제나 옳다 - 망설이지 말 것, 완벽을 기다리지 말 것, 행복을 미루지 말 것
전제우.박미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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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 언제나 옳다라는 에세이집을 읽고 난 후 나의 이십대 초반을 돌이켜보았다.
내 적성이 뭔지도 모른채 친척이 하고 있는 직업, 그냥 추천해 준 직업을 한번 해보라고 해서 시도했다.
뭔가 적성에 안맞을 것 같아도, 내가 뭘 원하는지 그리고 뭘 해야 하는지 솔직히 전혀 모르는 상태여서 그냥 2년동안 그렇게 준비만 했었다.
국가기술자격증 하나를 취득하기 위해 그렇게 2년이라는 빛나는 이십대 초반을 보내고 이십대 중반은 어느 방향으로 갈지도 잘 모른 채 그냥 시키는대로 취업준비를 했었다.
어떻게든 보는 눈들이 많으니 자격증은 따야겠고.. 막상 자격증을 딴 뒤로 취업을 하려니 두려운 게 상당히 많았다. 


사실 그때까지 내가 알바경험도 많지 않고 특히나 사무직 관련한 일을 해본 경험이 없다보니 더 두려웠다. 특히나 엑셀에 대한 두려움이... 문제는 지금도 못해서 문제지만. 
내 경력에 굉장히 중요한 단기 일자리를 잡았는데 가서 일을 제대로 못하면 어떡하지... 하며 부모님 몰래 입사취소한 적도 있다. 
그리고 그 날 엄마에게 먼지 나게 혼이 났고 나는 대성통곡하는 흑역사를 갖게 되었다. 


나는 거의 이십대 중후반까지 '시작'이라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사람이었던 것 같다. 
지금은 나이가 거의 찼고 일을 안하면 눈치를 봐야하는 나이이기에 나가서 일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새로운 일, 경험해보지 못한 일들(외국인친구를 직접 만나서 대화 나누기, 면접보기 등등)을 혼자 해내는 것은 버겁다. 
이 책의 저자인 두 부부의 알차고 긍정적인 인생을 읽다보면 게으르게 sns 피드를 넘기면서 시간을 대충 떼운 내 자신을 반성하게 되는 것 같다. 





오늘도 들은 얘기고, 직장에서 동료이지만 나의 인생선배인 사람들에게 많이 듣는 얘기가 있다.
"아.. 내가 너 나이면 진짜 뭐든지 할 것 같은데.. 그때 안한 게 정말 후회가 된다. 그때로 돌아가면 할거야." 
그래서 어떤 분은 해외에서 한번 살아보는 게 꿈이어서 내 나이에 모든 일들을 접고 필리핀에서 잠시 거주했다. 그 나라에서 남편될 남자도 만나고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고 얘기해주셨다. 
내 나이에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못했던 사람은 지금도 후회하고 있고 나에게 망설이지 말고 모든지 다 해보라고 조언해주었다.


시작은 언제나 옳다라는 에세이집은 이러한 용기를 전해주면서도 구체적인 플랜을 계획하라는 현실적인 조언도 해준다. 
그리고 이 두 부부가 경험한 일들은 모두 성공적으로 마친 것은 아니다. 
하지만 그 일을 통해 가지처럼 뻗어나가 새로운 기회와 교훈, 그리고 경험을 낳게 해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에세이를 읽으면서 제제와 미미라는 두 부부는 실행력이 정말 강한 사람들이라고 느꼈다.
저자가 꿈꾼 결혼식을 올리기 위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직접 트위터를 보낸 것. 
그리고 여행을 하면서 겪었던 불편한 것을 어플리케이션으로 개발해서 편리함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수익을 창출해내는 것 등등 생각으로만 그치지 않고 실천으로 옮긴 것이 참으로 대단하다고 느꼈다.
제제와 미미라는 두 저자의 학창시절 이야기를 들으면 어렸을때부터 실천하는 능력이 타고났다고 느껴질 정도였다.




이 두 저자는 국내에서 알아주는 대기업에서 일하는 직장인이었다.
그래서 전세계 일주를 꿈꾸며 직장을 그만 둘 때는 부모님이나 주변사람들이나 많은 걱정을 했을 것이다.
커뮤니티에서도 1~2년 어학연수 겸 여행을 하거나 그 시간에 공무원이나 공기업 준비를 하냐 질문을 하면 대부분 후자를 택하라고 한다. 
나이는 한두살 더 먹는 것이지만 한국의 구직시장에서는 그 한두살도 매우 중요하다는 얘기같다. 
나도 23~24살에 일자리를 구하는 것과 20대 후반에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체감상 느낌이 다르다고 느꼈다. 
나는 나의 나이가 어리다고 생각하지만 그렇다고 막상 여유를 갖고 공부를 더 하거나 일을 접고 유학가기에는 약간 무리가 있다고 느꼈다. 
경력이 있다고 해도 1년 동안 해외여행을 하고 다시 취업하는 것은 많이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저자도 고민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저 도피가 아닌 인생의 방향을 생각하며 선택한 결정이라고 느꼈다. 





사실 대다수의 일반 사람들은 저자처럼 행동력이 강하지도, 변화를 꿈꾸지 않을 수 있다.
나도 지구 한바퀴를 도는 꿈을 안꿔본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일반 직장인으로서 하루하루 열심히 그리고 우리 아버지처럼 성실하게 일하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자신의 일을 잘하고, 좋아하면 정말 감사한 일이고 이 두가지를 못잡는다고 해도 보람을 느낀다면 나는 그 사람이 정말 부럽다.
사실 일을 시작한지 몇 개월도 채 되지 않은 나는 어느쪽도 아니고 일에 쫓겨서 산다는 느낌이 들었다.
내가 이 직장을 계속 다닐 수 있을지.. 그리고 이 직업이 나의 적성에 맞는 것인지도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이 책에서 직장보다 직업의 중요성에 대해서 이야기했는데 많은 공감을 했다. 



내가 시작은 언제나 옳다라는 에세이집을 사회초년생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이유는 아무래도 내가 사회초년생일 때(일한 경험이 드무니 지금이 사회초년생인지도 모른다..또르르..) 실천하는 힘이 부족했고 게으름, 시작하기도 전에 일이 잘 안풀릴까봐 걱정을 먼저 했기 때문이다. 
사실 나만 그렇고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을 수 있다. 내가 인서울에 있는 대학교에서 근무할 때 정말 대학생들이 열심히 사는 모습을 많이 봤기 때문에 그렇다.
하지만 분명 나와 비슷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게으름으로 하루를 보냈다고 죄책감도 때로 느끼기도 한다. 
5일간 열심히 일했으면 주말에는 게으르게 보낼 수도 있지 내가 너무 팍팍하게 생각하는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죙일 인스타만 보며 저 사람은 저런데 왜 나는 이럴까 하는 생각을 하면 내 자신이 그렇게 초라해 보일 수가 없다. 

이 책을 읽다보면 인생을 누구보다 열심히 살았다고 생각한 저자도 이런 생각을 안해본 것은 아닌 것 같다. 
저자는 sns에는 인생의 하이라이트만 올라온다고 했다. 그리고 그것을 깨닫자 마음이 편해졌다고 한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의 진짜 구질구질한 상태를 딱히 인스타에 올리고 싶은 마음이 없다. 
그때는 그냥 머릿속이 복잡할 뿐이다. 

비교 또한 멀리해야 한다. 
저자의 말대로 우리는 각자의 인생을 사는 것이지 남들과 경주를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책에서 저자가 해석한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를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거북이가 토끼를 이기겠다고 걷는 것을 잘하지도 않는데 힘들게 경기에 참여하는 것보다 바다를 유유자적 헤엄치는 것이 정신건강에 더 좋다는 것이다. 
비교를 통해 나도 저렇게 되어야지 하며 노력하는 것은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지만 사실 그 과정에서 나는 그리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서로 출발선이 다르다는 것을 어느정도 깨닫고 거북이가 바다를 헤엄치는 일처럼 나도 나에게 어울리는 일을 하는 것이 인생을 더욱 행복하게 만들어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요즘 일을 하면서 자주 느끼는 것이다.
일은 사실 항상, 매일 힘들다. 솔직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다.
저자가 추천하는 '물컵 내려놓기'라는 스트레스 해소법을 한번 실천해보아야겠다.
스트레스의 원인이 내가 받는 스트레스의 양과 크기(물컵에 담긴 물의 양)가 문제되는 것이 아니라, 그 물컵을 얼마나 오래 들고 있느냐, 스트레스로 인해 얼마나 오래 짓눌리고 있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다. 

나도 일을 할 때 스트레스를 아예 안받을 수는 없지만 이게 지속되면 완전히 번아웃이 될 것 같다. 
월말, 월초에 제일 바쁠때마다 느낀다. 
이제 조금 내려놓아야 할 때가 온 것 같다. 
시작에도 큰 부담감과 두려움이 따를 수 있다. 
거기서부터 오는 스트레스도 물컵 내려놓듯이 내려놓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동안 인생선배에게 조언을 받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비도 오고 한주동안 일로 너무 힘들었는데 위로받고 용기를 얻었다. 
나이를 떠나서 시작에 대한 두려움을 낮춰주는 책이다. 
동시에 부지런히 뭔가를 하고 싶다는 의욕이 생겨 주변에 사회에 막 발을 내딛는 친구들이 있다면 추천해 주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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