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으로 이해하는 칸트 윤리학
박찬구 지음 / 세창출판사(세창미디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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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를 함께한 “칸트의 시계”라는 커피숍이 있었다. 『원전으로 이해하는 칸트의 윤리학』은 어릴 때의 한 공간을 내게 가져다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맞붙여주기도 했다. 그때는 알지 못했고 어쩌면 지금은 안다고 생각하는 내가 보는 세상과 현실은 나를 자꾸 철학적 사유에 밀어 놓곤 한다.

‘칸트의 윤리학’ 폰트의 크기가 압박적으로 느껴지는 것과 달리 저자의 강의(?)는 친절하고 다정(?)했다. 강의에서 칸트를 애정하는 마음과 더불어 자신이 좋아하는 칸트를 강의듣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잘 이해시키고 전달할 수 있을까를 연구한 다년간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나 있었다.

물론 저자가 더욱 심취한 것이 분명한 중간부분에서는 학기중간의 시험과같은 기분을 느끼게도 했지만 그것은 나의 문제였을뿐 칸트의 시계는 계속 돌고 있었다.

칸트!칸트!칸트를 찾고 철학적일 수밖에 없어지고마는 것은 안팎으로의 곤궁한 현실 때문이 아닐까.
현대철학인들이 사랑하는 ‘비트겐슈타인’까지 살며시 이어지는 저자의 서술은 눈높이를 맞춰주고 같이 걸을 수 있는 여지를 주었다.
한 학기동안 진행될만한 강의를 집에서 듣는 기분으로 읽었으며 모든 좋은 강의가 그렇듯 재차삼차 들어도 좋을 만한 강의라고 생각된다. 재독삼독 이후에는 “칸트는 이렇잖아!” 라고 한마디쯤 할 수 있지 않을까.

철학과 시까지 영역을 넓히는 일파만파덕분에 이렇게 감사한 독서를 또 했다는 것, 한달이란 무릇 이렇게 마감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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