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를 들어 이 주제는 칸 스스로 ‘어떤 학교 A school’와 ‘학교의 본질TheSchool‘을 서로 비교해보면서 인식되어졌다. 즉 구체적인 조건에 현실적으로 대응해 만들어지는 개별적인 ‘어떤‘이 아니고, 그 시설의 가장 근원적인 상태가 어떠해야 하는가를 끝까지 찾아내려는 일, ‘~라는 것‘을 고찰하는 일이야말로 건축 설계행위의 핵심이라고 여긴 것이다. -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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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각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을 단순히 활용하는 차원으로 기술을 이해해서는 안 된다. 기술은 열망어린 인간의 창의력으로 걸러 내야지만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 P42

"공간의 본질은 그것에 봉사하는 부수적인 공간에 의해 정해진다. 창고, 서비스실 등의 작은 방들은 하나의 구조 공간이 분할되며 생기는 영역이 아니라, 그 방들만의 고유한 구조가 주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이처럼 ‘봉사받는 공간 - 봉사하는 공간‘이라는 관계성으로 건축을 구축하려는 개념을 칸은 ‘서브드 스페이스-서번트 스페이스 served space/ serv-ant space‘라고 불렀다. - P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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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부터 설계를 시작한 ‘필라델피아 정신병원‘ 등 주택 이외의 공공시설 설계에서는, 모든 건물을 합리적으로 양산하는 것만으로는 결코 아늑하고 편안한 도시를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그래서 도시에는 고전 건축과는 또 다른 형태를 보이면서도 새로운 시대에 어울리는 기념비성monumentality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자각한다. - P21

칸이 남긴 대부분의 스케치에는 그가 좋아했다는 키리코Giorgio de Chirico의 회화처럼, 빛과 그림자만으로 건물의 외형이 그려져 있다.
아마도 그 당시 강렬한 햇살 아래서 미국에서는 본 적 없는 ‘솔리드한 물체‘로서의 건축이 빛과 그림자만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며 시간을 초월한 의미를 자아내는 것을 보고 건축의 근원성을 발견했을지도 모른다. - P23

게다가 장식의 의미란 건물 전체를 단순화한 다음 그 위에 ‘치장하는 것‘으로 덧붙이는 일이 아니라, 재료와 재료가 접합되는 이음매 부분의 디테일이 그대로 악센트가 되어 자연스럽게 장식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 P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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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칸이 남긴 건축의 의미는, 포스트모던 시대라 불리는 오늘날에도퇴색되기는커녕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오히려 너무 성급하게 모더니즘과단절한 포스트모던의 행위가 어리석었음이 명백해지고 이제는 냉정하게 모더니즘의 의미를 되돌아볼 수 있는 지점이 서 있는 오늘날, 칸이 독자적으로 추구하고 전개해 나간 모더니즘의 핵심 부분은 건축의 변하지 않는 가능성을 시사해 주어 혼미함을 더해 가며 갈 곳을 잃어버린 건축 세계에 신선한 의미와 방향을 제시해주고 있지 않은가. - P6

칸의 철학에 통주저음通奏低音*처럼 흐르는 것은, 둘도 없이 소중한 자신의 삶을 꿋꿋이 살아가는 자세를 끝까지 지켜나가고, 그것을 통해 이 세상에살아 있는 모든 것을 향해 보내는 자애로운 눈빛이었다. - P7

한 양식 건축을 가르쳤다. 칸의 지도교수인 폴 필립 크레Paul Philippe Cret는건축의 역사적 연속성이 지니는 의의를 주창하고, ‘과거의 유산‘ 속에서 건축의 변하지 않는 본질을 발견하는 것의 중요성을 설파했다. - P15

이렇게 다양한 것을 호흡하고 의기양양하게 귀국한 1929년, 그를 맞이한것은 대공황의 폭풍전야인 미국의 혹독한 경제 상황이었다. 우선 은사 크레의 사무소에서 건축 실무를 시작했지만, 그곳에도 일거리가 없어지자 자진해서 퇴사한다. 그때부터 칸은 수년간에 걸쳐 실업 상태에 빠져 버린다. 어쩔수 없이 귀국한 해에 결혼한 아내 에스더 칸의 친정집에 몸을 의탁하며 얼마간은 얹혀살아야 했다. 하지만 칸은 이 절망의 시대를 오히려 역이용하여 건축 사상을 발전시키는 귀중한 ‘연구’ 시간으로 충당해 갔다. - P16

1938년에는 필라델피아 주택국이 주최한 설계 경기에 입상하여 ‘올드스웨즈Old Swedes 슬럼재개발slum clearance 계획‘을 진행했다. 전면적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하려는 재개발계획 프로젝트였지만, 잘될 거라는 예상과 반대로 그곳에 오랫동안 살던 주민들의 강한 반대에 부딪혀 좌절되고 만다. 이때 맛본 씁쓸한 경험은 칸에게 큰 교훈을 안겨 주었을 것이다. 설령 표면적으로는 마구 뒤섞여서 어지러운 것처럼 보여도, 동네가 계속 남아 있는 상태가그곳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소중한 의미를 지닌다는 것을 말이다. 도시의 역사적 연속성이 지니는 의미에 눈을 뜨고 몸으로 직접 체험한셈이다. 또한 건축은 단순히 기술적이고 합리적인 산물이 아니며, 그것을 뛰어넘어 커뮤니티를 유지하는 일이라는 관점을 갖게 되었다. - P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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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중에 당신은 그냥 이 사건을 지방 경찰에 맡겨 두었으면 좋았을걸 하고 후회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는 진실을 원해요."
플로라가 그의 눈을 똑바로 응시하며 말했다.
"모든 진실을 말입니까?"
"모든 진실을요."
"그렇다면 사건을 맡기로 하지요. 지금 하신 말씀을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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