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그림자, 달의 빛과 그림자, 태양의 빛과 그림자, 우리 집 거실 램프가만든 빛과 그림자를 연구하다가 스케일과 치수에 대한 감각이 생겼다. - P89
사건과 물체는 그 자체의 무게로 멈추거나 사라지거나 무너진다. 내가 무언가를 보고 설명할 수 있는 것은 빛이 굴절하여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형태를 만들거나 형태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 P89
음예공간 예찬의 저자 다니자키 준이치로는 이시야마테라로보름달을 보러 가려다가 보름달 관람을 위해 온 방문객들을 위해 대형스피커로 <월광 소나타>를 내보내고 절 곳곳에 인공조명을 설치한다는 소식에 즉시 계획을 취소했다. - P90
빛이 어디에서 오는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어스름한 빛은 물체를 포착하여 아름답게 반사한다. 준이치로는 그림자를 찬양하며 그림자는 빛을 찬양한다. - P92
경관은 역사를 포함한다. 사람은 언제나 경관 속에 살며 경관 속에서일해 왔다. 좋든 나쁘든 인간이 지구에 관여해 온 역사도 경관 속에 담겨 있다. - P95
한편 이와는 대조적으로 도시는 지금 여기에 있다는 현실감, 사람들에대한 인식을 자극한다. 도시는 인간의 작업이다. - P96
도시와 경관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할 수 있다. 도시는 나를 흥분시키고뒤흔든다. 나에게 크거나 작다는 느낌, 자존감, 자부심, 호기심, 흥분, 긴장, 성가심을 일으킨다. 위압감을 주기도 한다. - P96
반면에 경관은 내가기회를 주기만 한다면 나에게 자유와 평안을 준다. 자연은 다른 차원의시간을 지닌다. 도시에서 시간은 그곳의 공간처럼 압축적이지만 경관의 시간은 거대하다. - P96
최근에 지어진 현대 문화 경관의 오브제들은 그 자체의 내재 가치를 갖고 있지 않으며 자기가 속한 경관과 조화로운 관계를 갖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구조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나서 경관을 뒤덮고 있다. - P97
첫째, 경관을 깊이 봐야 한다. 숲, 나무, 잎사귀, 풀밭, 활기찬 대지를 응시하고 눈에 보이는 것에 사랑의 감정을 키워야 한다. - P98
둘째,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이것은 땅을 사용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야 하는 전통 농업에서 배운 교훈이다. - P98
셋째, 인접한 환경을 고려하여 적절한 치수와 수량, 크기와 형태를 찾아야 한다. 그 결과는 조율과 조화 또는 긴장이다. 경관을 사랑하고 마음을 다해 경관을 응시하는 일은 올바른 균형을 찾는데 필수적이다.
부엽토의 두께가 얼마나 되는지를 가늠하려고 노력한다. 초원에 툭 튀어나온 바위는 없는지, 지하에 거대한 바위가 있지는 않은지, 그 외에 내가 알지 못하는 것들을 생각하면 흡족하다. - P99
건물을 계획할 때는 대지를 잘 간수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형에 변경을 가해야 한다면 원래 모습이 그런 것처럼 보여야 한다. - P99
경관 속에 무언가를 지을 때 건물의 자재가 그 경관에서 역사적으로 자란 소재와 어우러지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 P99
나는 장소, 소재, 시공의 관계에 특히 민감한 편이다. 소재와 시공은 장소와 연관성을 가져야 하며 때로는 그 장소에서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경관이 새로운 건물을 용납하지 않는다는 느낌이 든다. - P99
지형과 소재 다음에는 형태가 있다. 나는 정확하고 선명한 형태를 좋아한다. - P99
어찌 되었든 내가 가야 할 방향은 분명하다. 새로운 고저高低, 새로운좌우左右, 새로운 전후를 만드는 새로운 장소를 만들고 싶다면 경관에 대한 이해가 내 안에서 솟아나야 한다. - P100
결국 원목 주택이 완성되었다. 해발 1,500m에 위치한 작은 마을 라이스에 세월의 흔적으로 검게 변한 집들 사이로 밝고 환한 목재 주택 두 채가 한 집에 사는 형제처럼 나란히 들어섰다. - P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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