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휴식이 절대 필요했다." 섀클턴은 이렇게 적었다. "그러나 그 당시에 상륙을 시도한다는 것은 자살행위였다. 다음 날 아침까지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 P128

항해에서 가장 위험한 일이 모르는 곳에 상륙하는 것임을 그는 잘 알고 있었다. - P128

우리는 다시 섬에서 멀어졌다. 하지만 너무 지쳐서 아무런 감정도 생겨나지 않았다." 섀클턴은 이렇게 적었다 - P129

간밤에 그들을 괴롭혔던 그 허리케인으로 인해 500톤이나 되는 증기선이 침몰하고 선원들이 모두 죽었다는 얘기를 그들은 나중에야 들었다. - P129

제임스 커드 호의 항해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항해로 기록될 것이라는 사실을 이 순간의 그들은 알 수도 없었고 신경 쓰지도 않았다. - P129

날씨가 언제 급변할지 모르는 긴박한 상황에서, 섀클턴은 마침내 목숨을 건 대담한 결단을 내렸다."미끄러져 내려간다!" - P136

세 사람은 깜깜한 어둠 속을 향해 위태로운 돌진을 시작했다."우주 공간에 던져지는 것 같았다." - P137

"머리가 쭈뼛 곤두섰다. 그러다가 갑자기 흥분이 되더니 저절로 웃음이 터졌다. 그 아슬아슬한 상황을 은근히 즐기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흥분한 채 마구 소리를 질러댔고 섀클턴과 크린 역시 함께 소리를 질렀다." - P137

하지만 섀클턴은 결코 눈을 감지 않았다. "모두 다 잠을 자면 아주 위험했다. 그런 상태에서 잠을 잔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한다. - P138

나는 5분 뒤에 그들을 깨워 30분이나 잤다고 거짓말을 한 다음 다시 출발했다." - P138

포경기지 근처에서 그들은 거의 18개월 만에 처음으로 탐험대 이외의 다른 사람을 만났다. - P140

기괴한 행색의 사내 셋과 마주친 두 명의 어린아이들은 그러나 다들 겁에 질린 얼굴로 어디론가 달아나버렸다. - P140

쇠를레 씨가 ‘당신들은 대체 누구입니까?’라고 물었다. 이때 세 사람 가운데 한 명이 조용히 말했다. ‘섀클턴입니다’라고. 그 순간, 쇠를레 씨는 잠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다가 돌아서서 조용히 흐느끼기 시작했다. - P140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던 일을 그들은 드디어 해냈다. 2년 만에 처음으로 뜨거운 물에 목욕을 했고, 매끈하게 면도를 했으며, 깨끗한 새 옷으로 갈아입고 맛있는 음식을 먹었다. - P140

포경기지 사람들은 세 사람에게 최대한의 정성과 예의를 보여주었다. 죽음의 바다를 건너 기적처럼 돌아온 이들에 대한 뱃사람으로서의 경의였다. - P140

섀클턴의 생존 소식은 엄청난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다. 영국의 신문들은 앞을 다투어 섀클턴의 이야기를 대서특필했고, 국왕이 직접 포클랜드로 축하 전보를 보내왔다. - P143

워슬리는 이렇게 적었다. "섀클턴은 거의 미친 사람처럼 보였다. 얼굴엔 날마다 주름이 새로 늘어났고, 검고 두껍던 머리카락은 차츰 흰색이 되어갔다. 맨 처음 구조작업을 시작했을 때 그에게는 회색 머리카락이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세 번째 구조작업을 나서는 그의 머리는 완전한 회색이었다." - P144

사우스 조지아 섬 내륙의 이름 모를 산과 빙하를 36시간이나 행군하는 동안에도 우리는 늘 셋이 아니라 넷인 것 같았다. - P145

당시엔 대원들에게 그런 얘기를 하지 않았지만, 나중에 워슬리도 내게 이렇게 말했다. "대장, 산을 넘을 때 왠지 또 다른 누군가가 옆에 있는 듯한 이상한 기분이 들었습니다."크린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고 고백했다. - P145

인간 세상으로 돌아오자 그동안 그들을 이끌었던 알 수 없는 존재는 사라진 것처럼 느껴졌다. - P145

만일 엘리펀트 섬에 단 한 명이라도 죽은 대원이 있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고생들은 죄다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었다. - P145

만일 먹을 것과 담배가 풍족했다면, 우리의 정신상태는 아주 위태로워졌을 것이다. 이런저런 궁리와 실험이 없었다면 우리의 사기는 심각하게 떨어졌을지도 모른다." - P156

무엇보다도 두려운 것은, 더들리 더커 호의 출발이 커드 호와 동료들의 ‘죽음’을 전제로 한다는 점이었다. - P157

"미처 대답할 겨를도 없이 대원들은 엎치락뒤치락 서로 엎어지고 국그릇을 뒤엎으며 출입구로 한꺼번에 달려갔다. 출입구를 가린 천이 찢어졌고, 그리로 나가지 못한 대원들은 ‘벽’을 부수고 밖으로 몰려나갔다." - P159

모험이 끝나자 지나간 일들이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엘리펀트 섬에서의 일상은 절망적이기보다 그저 조금 불편한 정도에 불과한 것인지도 몰랐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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