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달리기를 하듯 빠른 속도로 목공술과 함께 건축가와 건축술의 역사를 서술하는 것 역시 지루한 일이다. ‘건축가architecte‘라는 단어의 어원이 그리스어로 목수를 뜻하기에 더욱 그렇다. - P102

라틴어 ‘cumulus‘에서 온 ‘다락방comble‘이란 말은 본래 ‘무더기‘라는 뜻인데, 비유적 의미는 ‘잉여, 절정, 성취‘이다. 나아가 동의어인 라틴어 ‘culmen‘에서 ‘절정에 달하다culminer‘가 나왔고, 결국 여기서 건축물의 정점인 ‘다락방‘이란 뜻이 생겨났다. - P106

클로드 미뇨Claude Mignot는 망사르에 관한 전기에서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망사르의 독창성은 다락방의 종단면이 동시대 다른 건축물보다 위로 들려진 데 있다." - P106

안토니오 가우디 이 코르네트 Antonio Gaudi i Cornet(1852~1926)는 조상 대대로주물을 제작하는 집안에서 태어났다. 가우디는 이 점에 긍지를 느꼈을뿐만 아니라 건축에 대한 자신의 열정도 거기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했다. - P111

"솥을 만드는 사람은 피막으로 볼륨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그는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공간을 본다." - P111

19세기 후반의 바르셀로나는 자본이 풍부하고 활동적이며 상업과문화가 발달한 도시였다. - P111

젊은가우디는 고딕 예술에 아르누보를 섞고 카탈루냐의 바로크 양식과 무데하르 양식‘을 혼합하여 돈 많은 부르주아를 위해 형형색색의 타일을 입힌 카사 비센스, 늑대 가면을 떠올리게 하는 철제 발코니의 카사 바트요, 살아 움직이는 듯 굽이치는 파사드의 카사 밀라 같은 비정형 고급주택과 경쾌하고 자유분방한 구엘 공원을 만들었다. - P111

"가우디는 손가락 끝의 감각을 기막히게 잘 읽는다. 그래서 소름 돋게 할 필요가 있는 바로 그곳에 소름이 돋게 한다. 모든 것이 질감으로 곤두서 있다. 그의 건축은 모피 모자의 털처럼 촉각으로느낄 수 있는 성감대다." - P112

가우디가 만드는 지붕은 일상성이나 기하학적 형태와는거리가 멀다. 그것은 미로가되기도 하고, 높낮이가 서로다른 계단 통로가 되기도 하며, 때로는 막다른 골목이되기도 한다. - P111

가우디는 직각과 직선을 거부했다. 신의 창조물이자 고갈되지 않는 영감의원천인 자연에서 직각과 직선을 본 적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 P113

1926년 6월 7일에 전차가 치고 지나간 사람은 바로 가우디였다. 그는 생각에 빠져서 전차의 종소리를 듣지 못했다. 보행자가 아니라 전차가 멈춰 서야 한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 P116

1929년 르코르뷔지에는 살바도르 달리에게 가우디야말로 바르셀로나의 명백한 수치라며 자신의 견해를 털어놓았다. - P116

향유와욕망은 가톨릭과 지중해식 고딕 예술의 고유한 특질이며, 그것은 가우디에 의해 재발견되어 가우디에 의해 절정에 이르렀다고 르코르뷔지에에게 설명해주었다. - P117

1952년에 완공된 마르세유의 유니테 다비타시옹은 건물 내부에 상가, 호텔, 도서관, 영화관을 갖추고 있다. 이 복층 아파트 안에는 기막히게 잘 짜인 붙박이장과 설비 일체를 갖춘 부엌 그리고 발코니가 구비되어 있다. - P122

방문객의 입을 정말 떡 벌어지게 만드는 것은 지붕의 독창성이다. 옥상의 어린이 공원과 유치원은 필로티 위에 세워진 작은 집과 ‘놀이마당‘을 갖추고 있다. 그 밖에도 옥상에는 분수대, 장애물이 설치된 미로, 공연장 등이 있다. 굴뚝과 환기구, 엘리베이터는 조각품 같고, 그 윤곽은 정말 산과 바다 사이에 정박한 여객선 같다. - P122

라 빌레트 공원에 붉은색 폴리 folie를 설계한 프랑스계 스위스 건축가 베르나르 추미Bernard Tschumi도 건물의 지붕 위에 또 다른 지붕을 만들었다. - P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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