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기억일까 아니면 편집된 기억일까?
그는 결국 에이미가 세탁실 옆 자기 작업실을 두고 실제로 그런 소리를 한 적 있다고, 날조된 기억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때만 해도 모트는 그것을 남자가 제정신이 아니라는 증거 아니면 훌륭한 배우라는 증거로 간주했다. 그런데 테드의 차에 앉아서 기억을 더듬어보니 서로 입장이 바뀌었다면 자신도 똑같은 반응을 보였을 거라는 생각이 처음으로 들었다.

방방마다 집주인이 잘나가는 젊고 근사한 미혼남이라는 티가 나는 평범한 집일 뿐이었다.

그는 그녀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도 미소를 지으며 그의 손을 만졌다. 테드는 좋아하지 않았다. 찌푸린 얼굴로 창밖을 쳐다보며 파이프 담배를 만지작거렸다.

에번스는 그와 에이미가 겪은 상실에 진심으로 신경쓰는 눈치였다. 그는 캔자스 스트리트 92번지를 ‘현장’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그 집’이라고 불렀다.

모트는 줄줄이 이어지는 차가운 컴퓨터 활자를 쳐다보며, 누가 캔자스 스트리트 92번지의 집에서 모든 가재도구를 꺼내 온 세상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길가에 흩뿌려놓았다 한들 이렇게 경악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

‘오줌을 누는 것과 생각을 하는 것은 공통점이 많군.’ 그는 차에서 내려 바지 지퍼를 내리며 생각했다. ‘둘 다 참을 수는 있지만…… 영원히 참을 수는 없지.’

"불안감을 조성하겠다, 이거지?" 그는 큰 소리로 외쳤다. 그는 이것이 헛소리처럼 느껴질 줄 알았다.

모트는 바람 가르는 소리를 내며 위에서 아래로 부지깽이를 내리갈긴 순간 슈터도 부지깽이를 휘두르고 있다는 것을, 슈터가 까만색의 동그란 모자를 쓰고 있지 않다는 것을, 그 사람이 슈터가 아니라 자기라는 것을, 그 미치광이가 자기였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작고 미끈하며 잔뜩 웅크린 짐승아*." 그는 욕조 안에서 무턱대고 종종거리는 들쥐를 향해 중얼거렸다. "오, 네 가슴이 얼마나 놀랐을까!" 그의 목소리는 쉬었고 높낮이가 없어 이상했다. 난생처음 녹음한 자기 목소리를 듣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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