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 노동이, 그것이 무보수가 되었든 보수를 받고 하는 일이 되었든, 인간 생존과 복지에 얼마나 중요하고 핵심적인 활동인지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

관점의 변화는 관행의 변화를 통해 현실에 적용이 되어야 한다.

관점과 관행의 변화는 제도 변화를 통해 공고히 해야 한다.◆ 무보수 돌봄 노동에 대한 인정과 인식 변화는 복지 체제의 변화로 공식화되어야 한다.

돌봄 행위를 시장화하는 데 제한을 두고 신중한 규제 조치를 마련해서 소득과 상관없이 모두가 기본적 돌봄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민 보건 서비스 직원들의 임금 인상을 위해 운동을 한 여러 단체 중 하나에서 내건 슬로건 ‘박수가 밥 먹여 주지 않는다Claps don’t pay bills’는 이 원리를 잘 요약해서 보여 준다. 제도적 변화 없이는 어떤 변화도 지속될 수 없다.

애덤 스미스Adam Smith는 유한 책임 회사 제도가 경영자들이 "다른 사람의 돈"(그는 실제로 이런 표현을 썼다)을 가지고 도박을 하도록 허용한다고 비난했다

카를 마르크스Karl Marx가 유한 책임 회사야말로 ‘자본주의의 발달이 정점을 찍어서 나온 제도’

투자한 돈을 1년도 되기 전에 거둬들이는 사람이 진정으로 그 기업을 공동으로(지분) 소유한다고 할 수 있을까?

무엇보다 유한 책임 제도는 장기간 주식 보유를 장려하는 방향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기업의 운명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는 다른 ‘이해관계자stakeholder’들이 기업 경영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

주주들이 자기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의 장기적 미래에 더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하기 위해 그들에게 주어진 선택지를 제한해야 한다는 점이다.

전문가 계급에 속한 이들은 자기네 일이 자동화의 물결에서 안전하다고 확신할 때는 새 기술의 도입에 거부감을 보이는 블루칼라 노동자들을 ‘러다이트Luddite’라 쉽게 비난할 수 있었다

자동화는 지난 250년간 계속되어 왔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우려하고 위협받는 것처럼 일자리가 대량으로 사라진 일은 한 번도 일어나지 않았다.

자동화가 전체 고용 규모를 감소시킬지 여부에 대해 확실한 결론을 내리기는 불가능하다.

1970년대에 시작된 이 탈산업 시대post-industrial age 담론은 인간은 잘살게 될수록 더 세련된 것을 원할 수밖에 없다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개념에 기초한다.

탈산업 사회를 옹호하는 사람들에게는 안타까운 일이지만 스위스는 사실 세계에서 가장 산업화 정도가 높은 나라로, 1인당 제조업 생산량 세계 1위를 자랑한다.

이른바 탈산업 사회의 성공담으로 꼽히는 또 다른 나라인 싱가포르가 세계에서 두 번째로 산업화된 국가라는 사실은 흥미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탈산업화를 옹호하는 사람들은 근래에 일어나는 경제 변화의 본질을 근본적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 탈산업화가 되는 주요 원인은 수요의 변화가 아니라 생산성의 변화다.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은 주로 서비스 부문보다 제조업 부문의 생산성이 훨씬 더 빨리 높아지면서 서비스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더 비싸졌기 때문이다.

제조업 없이는 서비스업도 없다

게다가 제조업은 아직까지도 기술 혁신의 가장 주된 근원지다. 제조업이 경제 생산량의 10퍼센트 정도밖에 되지 않는 미국과 영국에서마저 연구 개발의 60~70퍼센트가 제조업 부문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독일이나 한국처럼 제조업 부문이 더 강한 나라에서는 이 수치가 80~90퍼센트다

스위스 성공의 비밀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은행이나 고급 관광 상품이 아니라 세계 최강의 제조업 부문이다.

따라서 ‘사실 확인’을 게을리하지 않아야 하고, 그보다 중요한 것은 이 ‘사실’이라는 것이 어떤 이론적 근거로 수집되고 제시되었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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