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코메티는 동시대 사람들이나 다가올 미래의 세대를 위해 작업하지 않는다. 그는 결국 죽은 자들의 넋을 사로잡을 조각상을 만들고 있다.

그것은 차라리 가진 것 없어도 당당한 룸펜의 예술이며, 대상들을 서로 연결시킬 수 있는 것은 모든 존재, 모든 사물의 고독에 대한 깨달음이라는 순수한 지점에 이르고 있다

거칠게 요약하자면, 그는 세상으로부터의 소외와 고통 그리고 모든 존재들의 고독을 연극을 통해 일종의 제의(祭儀)처럼 표현해내고 있는 듯하다. 바로 여기에서 주네가 자코메티의 조각상들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엿보인다.

그는 서투른 전문용어를 들이대거나 어설픈 환원을 시도하지도 않는다. 그저 자코메티의 작품에 다가가서 대상을 만나고, 그러한 만남이 불러일으킨 느낌을 자신의 일상적인 체험에 연결해 읽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