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전후 일본 건축 - 패전과 고도성장, 버블과 재난에 일본 건축은 어떻게 대응했을까
조현정 지음 / 마티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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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제대로 된 건축서적을 만났다. 유독 안도 다다오와 쿠마켄고 일색인 국내 일본건축관련서 중에 단연 돋보인다. 읽는 내내 가려운 곳을 긁는 듯한 기분이었다.

단게 겐조 아라타 이소자키 등 국내엔 번역서 한 권 없는 상황에서 일본건축의 흐름과 전략을 따라가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 가치있는 책이다.

국내와 대조적으로, 일본건축은 끊임없이 세계무대의 흐름 속에서 헤게모니를 잡고자 분투한다. 그 배경에는 깊이 있는 모더니즘에 대한 인식과 극복을 위한 노력, 학제간 교류, 그리고 대안의 다양성이 있었다.

이 책에서는 ‘A가 이랬던 것과 달리 B는 이랬다.’는 식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논의를 이어간다. 정반합의 과정으로 매끄럽게 전후일본건축사를 정리하였기 때문에 수월하게 읽힌다.

전세계적으로도 그러하듯 일본 또한 상징적인 2011년을 기점으로 담론의 죽음이 두드러지며 저자는 도쿄 올림픽 주경기장을 설계한 쿠마 켄고로 마무리한다.

‘구마의 범아시아주의에는 은연중에 일본 중심주의가 자리한다. 일본이 아시아의 변경에 위치하기 때문에 중심부 문화의 정수를 응축해서 보존한다는 식의 발언이 그러하다.’

국내 건축은 과거 일본이 수십년전 고민한 주제에 머물러있거나 그 뒤를 따라가기에 바쁘다. 한국과 현재 일맥상통하는 주제는 적극 참조하여 우리나라만의 새로운 논의도 생성되면 좋을 것 같다는 상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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