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 부르주아를대표하는 구엘과 새로운 건축을 대표하는 가우디의 만남은 우연이아니었다. - P139

비센스 주택과 구엘 저택, 칼벳 주택과 바트요 주택, 밀라 주택에 이르기까지 가우디의 주된 의뢰인은 부르주아, 그 중에서도기계식 공장을 소유한 산업자본가들이었다. - P139

에우세비 구엘 같이 유복하게 자란 2세대 산업자본가들의 등장, 전기와 철도, 자동차 같은 새로운 기술의 발명, 오랫동안 도시 확장을가로막아온 성벽의 철거, 그리고 근대적인 삶의 모습을 고민하게 한 ‘새로운 도시의 건설. 19세기말 카탈루냐에는 수백 년에 한번 있을까말까한 일들이 동시다발로 일어났다. 주체할 수 없는 변화의 열기는곧 예술로 표출되기 시작했다. - P139

지역의색채가 유럽 아르누보 유행과 결합하며 독특한 예술 양식이 탄생한 것이다. - P140

카탈루냐에서는 자연물을 소재로 삼아 건물을 화려하고경쾌하게 장식하는 경향이 나타났는데, 스페인 본토와 확연히 구분되는이 새로운 흐름을 ‘모데르니스마 카탈라 Modernisme catala‘ 라고 부른다. - P140

건축도 예술 전반에 걸친 민족적 분위기에 동참하여 지역 산야에서흔히 볼 수 있는 풀과 꽃을 장식 소재로 사용하는 등 새로운 양상을 보였다. - P140

가우디는 "우리에겐 (북쪽 나라에 차고 넘치는 큰 나무들이별로 없기 때문에 꽃과 덤불이야 말로 우리의 참된 수풀이라 할 수 있다. 농작물과 야채, 아몬드, 과실수, 그리고 온갖 꽃들이 만개한 오솔길, 손이 닿을만한 높이의 나무 그늘이 바로 그것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 P140

반짝이는 재료로 시선을 사로잡는 화려한 장식물은얼핏 공예적이고 장인적인 작업처럼 보이지만 조형적, 역학적으로중요한 부분에 집중되어 돌 건축물의 육중함과 힘의 흐름을 시각적으로끊어내며, 어디서도 본 적 없는 화사한 색채는 지중해의 온화한 기후에어울리는 밝고 경쾌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 P140

사실 가우디 건축의 특징으로 알려진 다채색 타일과 자연물 장식은동시대 건축의 일반적 경향으로 이 세 건축가 모두 공유하고 있으며, 그중 가우디는 오히려 장식을 절제한 편이었다. - P143

가우디 역시 한때장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긴 했지만 그는 늘 이해할 수 없는 과도한장식보다는 ‘좋은 구조를 가진 단순한 양식‘을 추구했다. - P143

가우디를 비롯한 동시대 건축가들이 자연을 그들의 공통된 주제로 삼아 자연과 건축의 경계를 허물기 위해 노력한 까닭은 자연이야 말로무비판적으로 반복 생산되는 신고전주의와 절충주의를 극복할새로운 원천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 P143

가우디는 "살아있는 모든 것은 색채와운동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는데, 이는 자연에 충만한 ‘색채‘와 ‘운동감’이야말로 건축에서 찾아볼 수 없는 속성 즉, 자연과 건축을 구분하는경계라는 판단을 드러낸 것이다. - P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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