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적인 구조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그것이 사용이나 습성을 통해 확대되고, 쓰지 않으면 줄어들거나 사라지듯이, 본능 또한 마찬가지의 변화를 겪을 것이라는 사실을 나는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나 나는 습성의 영향은 본능의 우발적인 변이 — 즉 신체 구조에 약간의 변이를 초래하는 것과 동일하게, 알 수 없는 원인에 의한 변이 — 라고 할 수 있는 자연 선택의 영향에 비해서는 부차적인 중요성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비록 나는 이 세상에 자기와 상관없이 오로지 다른 종의 개체를 위해서 어떤 행위를 수행하는 동물은 없다고 생각하지만, 어떤 개체가 다른 개체의 신체 구조상의 약점을 이용하려 하듯이, 종이 다른 종의 본능을 이용하려 한다는 것은 사실이다.

자연 선택이 작용하기 위해서는 본능의 변이가 자연 상태에서 어느 정도 일어나고, 그러한 변이가 대물림되는 것이 필수적이다

나는 그저, 본능이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것만은 확실하다는 주장을 할 수 있을 따름이다.

둥지를 트는 새들에게서 볼 수 있듯이, 어떤 특정한 천적에 대한 공포는 확실히 본능적인 성질이다.

무인도에 사는 다양한 동물들은 인간에 대한 공포를 재빨리 습득하지 못한다.

자연 상태에서 태어난 동일한 종에 속하는 개체들의 일반적인 성향이 엄청나게 다양하다는 사실은 수많은 실례를 통해 보여 줄 수 있다.

미야는 압도적인 재능으로 스태프를 지배하는 사람이다. 감독이기 이전에 애니메이터이기도 해서, 스태프가 그린 그림을 전부 직접 수정한다. 그리하여 미야자키 하야오밖에 만들 수 없는 영화가 완성되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와 함께 일하는 스태프는 정신적으로도 육체적으로도 피폐해진다.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아버지가 계셔서 고로가 영화를 만들기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영화에서 아버지를 죽이는 장면을 보고 감동했습니다."

길들여진 본능은(그렇게 부를 수 있다면) 확실히 자연적인 본능보다 훨씬 덜 고정적이거나 변동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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