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의 모델은 프랑스와 독일의 국경에 있는 알자스 지방이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제작으로 지친 미야 감독이 휴식을 취하러 간 곳이기도 하다.

알퐁스 도데Alphonse Daudet의 소설 『마지막 수업』의 무대로도 알려져 있는데, 전쟁이 있을 때마다 독일과 프랑스 사이에서 영유권이 왔다 갔다 하면서 양국 문화가 뒤섞여 있는 곳이기도 하다.

그중에서도 미야가 좋아한 곳은 리크비르라는 오래된 도시였다. 그는 그곳을 하울의 무대로 하기로 마음먹고, 작품 안에 고스란히 녹여냈다.

여러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복잡하게 엉클어져서 곤경에 처했을 때, 사람들을 모두 등장시켜서 흐지부지하게 만드는 것이다.

영화 제작은 참 신기해서, 처음부터 명장면을 만들려고 하면 대부분 실패한다.

그 대신 예상치 못한 곳에서 명장면이 탄생하기도 한다.

특히 훌륭한 애니메이터와 작업하다 보면 그런 일이 종종 일어난다.

미야 감독의 작품에서 남녀의 만남은 항상 그렇게 스킨십으로 시작된다.

흉내를 내려면 원래를 알 수 없도록 해!

미야도 옛날 만화나 영화에서 많은 영향을 받아 자신의 작품에 인용하고 있다. 그런데 단순히 인용만 해서는 안 된다. 옛날 작품을 충분히 이해한 뒤에 더 재미있는 장면, 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장면으로 완성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 싶었던 것이다.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끝낸 뒤 완전히 탈진한 미야를 보고 새로운 환경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낯선 곳에서 에너지를 흡수해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내는 사람이다.

어떻게든 스토리를 짜내려고 노력한 결과, "용케 그런 걸 생각해냈군" 하는 기상천외한 이야기가 태어나는 것이다. 짜맞추기의 천재라고나 할까? 언제든 원하는 대로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사람으로, 늘 있는 일이지만 그때마다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벼랑 위의 포뇨」에서도 미야는 파도를 거의 혼자 그렸다. 파도의 새로운 표현에 집착한 것이다.

애초에 지금 일본 애니메이터의 파도 그리는 방법은 「미래소년 코난」에서 그가 개발한 것이다.

"이것은 정말로 어린아이를 위한 것일까?"라고 생각한 것도 사실이다. 그 파도에서는 일종의 광기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미야 씨 말이 계속 바뀌는데, 자네는 괜찮나?"
"괜찮아요. 천재의 사고 과정인걸요. 재미있어요."
얼마 후에 도중까지 완성된 시나리오를 읽어보고, 미야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스즈키 씨, 시나리오가 아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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