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라우리만큼 금욕적이며 엄격한 프로정신을 지닌 사람이 그곳에 있었다. 그들이 바로 다카하타 이사오와 미야자키 하야오다.

현장은 가혹하기 이를 데 없고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힘들었다. 그러는 와중에 안노 히데아키9가 훌쩍 나타났다. 그는 학창시절에 그린 그림을 들고 톱 크래프트를 찾아왔는데, 미야는 그 그림을 보자마자 바로 채용했다.

"난 다카하타 씨 밑에서 15년간 스태프로 일해왔지. 내 역할은 애니메이터였어."

다카하타 감독의 데뷔 작품인 「태양의 왕자 호루스의 대모험」을 비롯해 「팬더와 친구들의 모험」, 「알프스 소녀 하이디」, 「엄마 찾아 삼만리」, 「빨강머리 앤」 등의 작품에서 그는 계속 다카하타와 함께 일해왔다.

그리고 「엄마 찾아 삼만리」와 「빨강머리 앤」을 만드는 사이에 처음으로 그에게 「미래소년 코난」을 연출할 기회가 돌아왔다. 원작이 있고, 26화 시리즈였다. 미리 여유 있게 만들어두면 나머지는 흐름을 탈 수 있으리라고 여기며 3화까지 만들어나갔다.

애니메이션 업계에서 다카하타와 미야 감독은 너무나 유명해서 "좋은 작품을 만든다는 건 알지만 두 사람이 떠난 후에는 풀 한 포기도 자라지 않는다"고 다들 고개를 절레절레 가로저었다.

미야가 만든 캐릭터의 진정한 매력은 ‘움직여야’ 비로소 알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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