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러 사실로 미루어 보아 어떤 예민한 신경이 빛뿐만 아니라 소리를 만들어 내는 공기 중의 약하고 부정확한 진동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한다.

아마 척추동물이라는 이런 거대한 강에서 눈이 완성된 초기 단계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화석을 함유한 지층 중에서 가장 낮은 곳으로 알려져 있는 데까지 내려가야만 할 것이다.

체절동물은 다른 메커니즘이 없이 단순히 색소 물질로만 덮인 시신경을 가지고 있는데, 이를 시작으로 눈의 발달이 이어진다.

자연 선택이 단순히 색소 물질로 덮여 있고 투명한 막으로 싸여 있는 시신경이라는 단순한 장치를, 체절동물이라는 거대한 강의 일부 구성원이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은 완벽한 시각 기관으로 변화시켰다는 것이다.

살아 있는 생명체에서 변이는 사소한 변화들을 만들어 낸다.

세대를 거듭할수록 그 변이들은 무한대로 증가하며, 자연 선택은 언제나 정확한 기술을 가지고 각기 개량된 것들을 골라낼 것이다.

만약 수많은 연속적인 사소한 변화들을 통해서는 형성될 수 없는 어떤 복잡한 기관이 존재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다면, 나의 이론은 완전히 뒤엎어질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러한 경우를 단 하나도 보지 못했다.

원래 부레는 물속에서 뜨기 위한 목적만을 위해 만들어진 기관이지만 완전히 다른 목적인 호흡을 위한 것으로 변형되었다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분명하게 보여 주기 때문이다.

어떤 물고기에서는 부레가 청각 기관의 보조 업무를 담당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상 나는 진짜 허파를 가지고 있는 모든 척추동물이, 부유 장치, 즉 부레를 가지고 있었던 알 수 없는 고대의 원형으로부터 일반적인 세대 교체를 통해 이어져 내려왔다는 사실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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