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깎이는 정말 큰 재산이다. 뒤에서 따라가기 때문에 세상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고 지속적으로 끈질기게 노력할 수 있다.

단게 겐조의 건축가로서의 경력이 히로시마의 ‘평화기념공원平和記念公園’(1955)으로부터 시작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단게 겐조는히로시마의 잿더미 속에서 일어나 재기하는 수도를 만든 것이다.

묵상’은 필수적인 수업이 아니라 원하는 학생들만이 참가할 수 있는 특별한 수행이었다.

르코르뷔지에의 청춘기에는 여러 가지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트렌드들이 폭풍처럼 휘몰아치고 있었다. 그런 복잡한 상황 속에서 그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수도원과의 만남 덕분이었을 것이다. 나도 가미샤쿠지이 수도원의 작은 방에서 나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구로카와 기쇼는 NHK에서 새로운 도시 설계 urban design나 메타볼리즘에 관하여 자주 해설을 했는데, 그 거침없고 이해하기 쉬운 달변에 감탄했다. 단게 겐조의 말투는 그와 반대로 우물거리는 듯해서 알아듣기 어려웠다.

하나의 단순한 유닛만으로 복잡한 세계를 구성하는 것이 내 건축의 큰 주제다.

캡슐이라는 단위는 너무 컸기 때문에 실제 메타볼리즘 건축은 생물의 활력이 넘치는 유연성과는 멀어져버렸다.

미국에서의 전략, 유리와 콘크리트와 철을 내세우는 부분들을 어떻게 하면 제거할 수 있을까, 학창 시절의 나는 그런 생각에 잠겨 있었다. 물론 해결책을 즉시 생각해낸 것도 아니어서 설명하기 어려운 묘한 거부감만이 머릿속에서 맴돌고 있을 뿐이었다.

단게 겐조는 하늘을 향해 솟아오르는 수직 형태의 기법을 사용했으며 콘크리트라는 공업화 사회를 대표하는 재료를 구사함으로써 전후 일본을 만들었다.

버티는 힘, 즉 압축재와 실을 잘 조합시켜야 최대한의 효율성과 강도를 얻을 수 있다. 그런 복합적 구조를 풀러는 ‘ 텐세그리티’라고 불렀다. ‘텐션 tension’(장력)과 ‘인테그리티integrity’(통합)를 합한 조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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