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이 나를 더 좋은 곳으로 데려다주리라
임이랑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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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한 말이지만, ‘다재가 무재‘라는이야기를 들은 적도 있다. 재능이 많은 게 왜 재능이 없는 것과 똑같다는 것일까? 할 줄 아는 거 많아서 오히려한 가지에 집중하기 힘들겠다며 쯧쯧거리던 사람도 있었다. - P111

삶이 어둠이던 시절, 나의 보따리 안에 까만 뱀이 한마리 태어났다. 애니시 커푸어가 독점하고 있다는 반타블랙처럼 세상에서 가장 까만 밤이었다. 현실 세계의 반타 블랙은 애니시 커푸어가 독점하고 있겠지만 상상 속에서는 나도 마음껏 반타블랙을 떠올린다. 암흑같이 어두운 가운데 얇게 찢어진 뱀의 눈동자만 밝게 빛났다. 보따리 안에 잠들어 있던 친절한 이야기들이 모두 까만뱀의 까만 뱃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세상에 꺼내놓지 못할 커다랗고 까만 이야기들만 보따리 안에서 똬리를 틀고 나를 노려보고 있었다. - P122

정서적 무균실에서의 삶에 대해 자주 생각한다. 깊게마음을 들여다보지 않아도 편하게 지낼 수 있는 아름다움과 평안함에 대해 생각한다. 나와 같은 곳을 바라보는사람들만 곁에 두고 이념이나 가치관이 전혀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깊이 바라보지 않으며 적당히 돈을 벌고 적당히 맛있는 것을 먹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생각한다. 보송한 잔디밭을 걷는 것 같은 쾌적함이 보장된 나날이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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