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실제로 일어난 진실이다. 그러나 이야기적 진실은 전혀 다르다. 마음속으로는 여러 번 그때 그 장면으로 되돌아가곤 했는데, 돌아갈 때마다 그 기억에는 살이 붙는다. 나는 시원하게 늘어선 소나무들을 보고, 신선한 나무타르 냄새를 맡고, 녹조류 빛깔의 호숫물을 살갗에 느끼고, 조 외삼촌이 만든 갓 짠 레몬즙을 넣은 아이스티 맛도 느낀다. 그러나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기억은 언제나 흐릿하고 막연하다.
나는 어머니의 시신을 본 적이 없었기에, 어머니의 죽음을 머릿속에그려볼 수가 없었다. 어머니에 대한 내 마지막 기억은 돌아가시기 전날 저녁, 살금살금 다가와 나를 확 껴안고 "사랑한다"고 속삭이던 모습이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나, 조 외삼촌의 아흔 살 생일파티에서 친척 한명이 내게 말해주었다. 내가 수영장에서 어머니의 시신을 처음 발견한사람 중 하나였다고 말이다. 최초의 충격 - 아냐, 발견한 건 펄 이모고, 나는 자고 있었어. 난 아무 기억도 없단 말이야 - 이 가신 뒤, 나는기억을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다. 타들어가는 캠프파이어의 연기처럼 서서히 예측 불가능하게 번져가는 기억 속에서 나는 볼 수 있었다.
검은 머리의 야윈 소녀인 내가 깜박이는 경찰차 불빛이 비치는 수영장을 들여다보고 있는 모습을, 나이트가운을 걸친 어머니가 얼굴을 아래로 하고 물 위에 떠 있다. "엄마? 엄마?" 몇 번이고 엄마를 부르는 내목소리가 공포로 점점 커지더니 비명소리로 변한다. 경찰차의 번쩍이는 불빛과 깨끗하고 흰 담요로 말끔히 둘러싸인 시신이 놓인 들것도떠오른다.
이치에 어긋나는 것은 하나도 없었다. 내가 늘 어머니의 죽음을 둘
- P79

‘무죄 추정‘ 이 아니라 유죄 추정‘ 의 원칙이 지배하고 있다. 내가피고인‘ 들로부터 받는 편지들은 대개 자동적인 유죄 추정으로 인한두려움과 좌절감으로 가득 차 있다. 미시간 주에 사는 한 여성은 이렇게 썼다. "서른여섯 살 난 딸이 1년 동안 카운슬링을 받은 뒤 저를 성추행 죄로 고발했습니다. 로잔느 아놀드와 미스아메리카 출신인 마릴린 반 데부르 사건과 너무나도 비슷합니다." 조지아 주에 사는 한 80세 남성은 53세의 딸이 대체 무슨 이유로 어린 시절과 십대 때 자신에게 성추행당한 기억을 갑자기 회복했다고 하는지 간절히 알고 싶어 했다. 캘리포니아 주에 사는 한 여성은 최근 사망한 자신의 남편이 35세의 딸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발당한 일을 설명했다. 이 고발은 결국노부부가 손자를 성추행했다는 혐의로까지 확대되었다고 한다. - P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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