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 이응
김멜라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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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이응이응」은 김멜라 작가의 단편 소설집으로, 표제작인 '이응이응'을 비롯해 총 여덟 편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다.

책은 하나같이 일상적으로 접할 수 있는 꼭지들을 살짝 비틀어 조합한 듯한 독특한 소재를 사용하고 있다.

'지하철은 왜 샛별인가'에서는 만차인 지하철 풍경으로 대변되는 삶의 빠듯함이 방향 모를 적대감을 자아내는 이야기를 디지털 미디어에서 태어난 잡귀와 저퀴로 담아냈다. 개인적으로 책을 열자마자 가장 처음 만나는 단편인 '지하철은 왜 샛별인가'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괴소 소설」 중 '울적한 전철'에피소드가 생각났다. 하지만 다소 냉소적인 웃음이 흘러나왔던 그 에피소드와 달리 이 이야기는 뒷맛이 쓰지 않다. 이렇듯 김멜라 작가의 소설집은 독특한 소재로 담아내는 이야기에서 사람 냄새가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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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남는 단편은 '메께라께라' 였다. 이 이야기는 여덟 살 소녀 소낭이 어쩌면 인생 첫 상실의 순간에 잠시간 미에현을 떠나 제주도 할아버지 집에서 지냈던 번외의 시간-마법 같은 5초의 시간이 담긴 이야기이다. 작중에 제주도 사투리가 번역 없이 그대로 쓰여있는 게 의아했는데, 이야기를 읽다 보면 오히려 이 알듯 모를듯한 이 낯선 말에서 소낭의 감정을 이입할 수 있어서 좋았다. 비록 세상이 낯선 방향으로 바뀌어 '백한 살 같은 여덟 살'의 시간을 살고 있는 소낭이지만, 자신이 겪은 그 번외의 시간을 '꼬마'의 머리맡에서 자분자분 이야기하는 따뜻한 아이로 자라나는 것을 흐뭇한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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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 쌉싸름한 뒷맛이 남은 '드그다 읏따읏따'와 속절없이 사랑스러운 '젖은 눈과 무적의 배꼽', '아무래짜'를 읽은 후 이 소설집에서 공통적으로 느낀 감상은 '아무튼, 그렇게 살고 있다'였다. 이야기 속의 누군가는 조금 부서졌고, 다른 누군가는 불안하기도 하고 위태롭기도 하지만, 그래도 자기 몫의 삶을 감당하며 잘 살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괜찮다는 묵묵한 위로가 느껴졌다.

소재를 뽑아내는 재기 발랄함에 더해서 김멜라 작가의 다정함이 배어 나와서 좋았다. 늘 생각하지만, 다정함은 세상을 구한다.

김멜라, 이응이응, 문학과지성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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