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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신 - 전래된 한국의 미의식
강병우 외 지음 / 히스테리안 / 2026년 7월
평점 :
※해당 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은 후 작성한 서평입니다.
「숨은신」은 한국의 전래된 미의식에 관한 이야기를 여러 명의 작가들이 '신'이라는 키워드에 담아낸 모음집이었다.
작가들은 동음한자인 주제어 '신'을 바탕으로 각자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그러나 작가들의 '신'은 信이기도, 娠이기도, 侁이기도 하여서 담겨있는 이야기의 폭이 무척 넓었다. 일종의 여행기도 있고, 체험기도 있고 시나 전기도 있었다. 생각보다 큰 범위와 장르를 아우르고 있어서 놀라운 한편, 작가들의 개성과 주제의식이 뚜렷하게 드러나보여 다채로운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 제법 만만찮은 책이라 꽤 오래 붙들려 기껍게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걷는 모양 신(侁) 파트의 '불현듯 허공에 고함(이인현 작가)'이었다. '숨은 상태로 세상에 있는 것, 그러나 절대 끊어지지 않고 남아있는 것 (p95)'의 의미를 찾아 대한민국 땅 곳곳을 돌아다닌 그의 기록은 하나하나가 흥미로웠다. 언급한 장소에 한 번쯤 방문해 '방싯'의 정서를 체험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리고 또 인상 깊었던 글은 나아갈 신(兟) 파트의 '어린이 다시 쓰기(유은 작가) '였다. 어린이를 대하는 어른으로서의 태도에는 늘 관심이 있었던 터라, 일상에서 다양한 어린이를 접하는 선생님의 다른 일화를 흥미롭게 들을 수 있었다. 또한 역사적인 사실에 현재의 고민을 비스듬히 얹어놓는 방식이 상당히 흥미로웠다. 책장이 비교적 쉽게 넘어갔지만, 오랫동안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화두라 기억에 남는다.
「검은신」은 그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각자의 '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었다. 책장을 덮고 나면 한국이라는 지정학적 경계에 속한 사람들이 공유하는 의식, 정서, 문화나 미학에 대해 겉핥기로나마 알게 된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제대로 이해하고 싶은 마음이 다시 책장을 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