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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시작하면 잠들 수 없는 클래식 - 24명의 대표 작곡가와 함께 떠나는 유쾌한 클래식 여행
음플릭스 지음 / 빅피시 / 2026년 3월
평점 :
이 책은 우리가 살면서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음직한 24명의 작곡가들을 큰 틀의 음악 사조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다. 작곡가를 중심으로, 그의 삶에 얽힌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때문에 책을 읽고 나면 그들이 조금 더 친숙하게 느껴진다. 내가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도둑맞은 하이든의 머리가 145년 만에 돌아온 사연과 (이렇게만 쓰니 정말 자극적이다.) 쇼스타코비치의 억압된 생애에 대한 에피소드였다. (이념과 체제에 짓눌린 예술가의 이야기가 과거에만 있었던 일 같지 않다는 묘한 감상을 줬다.)
시대로 구분되어 있는 장의 첫 페이지에는 작가들이 정성껏 엄선한 플레이리스트 QR코드가 실려있고, 후면에는 추천 플레이리스트를 제안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플레이리스트 구성이 훌륭하게 느껴졌다. 명연주라 불릴만한 연주는 다 들어가 있다고 봐도 좋을 정도!) 덕분에 클래식과 음악가들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를 듣고, 음악을 들으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그냥 곡을 들었을 때보다 공감각적인 경험을 할 수 있었다. 음악에 담긴 서사가 풍부하게 채워지면서 마치 영화 음악처럼 그들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한번 시작하면 잠들 수 없는 클래식」는 독자의 일상 한순간에 클래식이 스며들기를 바란다. 지난한 나날에 음악을 섞어 넣는다면 삶의 해상도가 조금 더 또렷해질 것이라는 제안이다. 음악은 여러모로 역사에 새겨져 있다. 만들어진 시대를 담고 있고, 그 안에 그 시기를 살아가던 청자, 개인의 세월도 담겨있다. 유행가를 들으면 그 시절의 추억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처럼, 클래식도 일상에 녹아들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읽는 내내 클래식에 관심은 있지만 선뜻 접근하기 어렵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혹여 곡을 듣던 중에 마음에 드는 곡을 만나게 된다면, 그 곡의 다른 연주자 버전도 들어보고, 작곡가의 다른 곡도 들어보고 하면서 점차 감상 범위를 늘려가기를.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클래식에 대해 많이 안다고 자부할 만큼 빠져들게 될 거라 생각한다. 또 다른 누군가가 책 한 권이 주는 청각적 충만함으로 행복에 빠질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