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 디자인 도서관 - 어린이와 작가를 위한 아카이브
LST Publishing House 엮음, 이현아 옮김 / 미진사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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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이현아 선생님과 인연?(- 사실 독자로서 혼자만의 인연이다-)을 맺은지도 1년이 넘었다.
#
그림책한권의힘 으로 이어진 인연이 나에게 "그림책 창작"에 대한 관심을 넓혀 주었고,
그 바램이 창작 워크숍(-
 나도 내 아이들의 그림책을 만들고 싶었기에...-)으로 이어지고,
그리고 
[그림책 디자인 도서관]을 만나게 되었다.



처음엔 "어린이와 작가를 위한 아카이브"라는 말에서 이게 뭐지 싶었다.
아카이브?

처음에 [그림책 디자인 도서관]을 보았을 때는 전시회 도록 같은 느낌이었다.
여기서 예시를 들어준 그림책들이 책이라고 말해주지 않으면 그냥 모두들 
아름다운 작품들이었기 때문에!!
설명하는 글들이 있었지만 사실 처음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작품을 보고만 있어도 눈이 즐거워지고 입으로는 감탄을 내품고 그리고 마음은 행복했기에...



그런데 서평을 써야 하는지라

'그래 그래, 이 책의 목적이 뭐지? 그래서 이 책을 만든 이유가 뭐지? 아카이브가 뭐지?'라는 생각과 함께 책을 다시 찬찬히 살펴본다. 그리고 알게 된 아카이브의 의미.



아카이브.
수많은 기록물 중 가치가 있는 것을 선별하여 보관하는 장소. 또는 그 기록물 자체를 이르는 용어.
출처: https://namu.wiki/w/아카이브



번역을 하신 이현아 선생님께서는 다음과 같이 서문에 그녀의 메시지를 남기셨다.



그림책이라는 예술 장르를 사랑하는 여러분에게도 이 책을 추천합니다.
전 세계 구석구석에서 모아온 감각적인 그림책들을 책 한 권에 담아 내 손안에 소유할 수 있으니까요. ......
창작하는 삶을 살고 싶은 당신에게 이 책을 선물합니다. 책을 펼쳐놓고 골목을 거닐 듯 그림책 사이를 산책하다 보면, 손을 움직여서 무언가 끼적이거나 만들고 싶어 견딜 수 없어질 수도 모릅니다.
[그림책 디자인 도서관] 서문 中 이현아 선생님의 메시지, 미진사




그래서 그랬나 보다.
책이라는 물성을 한 장 한 장 넘기는데 마치 현대 미술 작품 전시회 온 것처럼 느껴졌으니 말이다.


그리고 오히려 강렬한 욕구가 생겼다.
이곳에 소개된 책들을 모두 다 소장하고 싶은 욕구가...

[그림책 디자인 도서관]은 어린이책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함께,
그림책을 예술적으로 디자인할 수 있는 방법에 따라 그림책을 아카이브 해 주고 있다.
그래픽 레이아웃부터 시작해서 서체, 색상, 구도, 상호작용, 일러스트레이트 기법, 입체적 표현까지...
그리고 좀 더 세부적인 기준으로 전 세계의 예술적인 그림책을 아카이브 해 놓은 것이다.



모든 작품들이 아름다웠지만, 그중 내 눈에 확연히 눈에 띈 건 바로
'독특한 제본을 활용해서 디자인하기' <<여행하는 신발>> 그림책.
Oh, MY GOD!!!!!!!!!!!!

책이라는 물성에 대한 나의 고정관념이 확 깨지는 순간이었다.



책은 가야 할 길을 보여주고, 신발은 그 길로 인도한다
[그림책 디자인 도서관] , 미진사



다섯 가지 시리즈로 이어진 <여행하는 신발> 책은 충격 그 자체였다.
<
여행하는 신발> 시리즈 그림책은 신발마다 그 문화만이 가진 고유한 예술적 특성을 선보일 뿐만 아니라 그 안의 내용은 고대 문화와 전통 민담을 담아내고 있다.


이런 책을 본다면 아이들은 어떤 느낌이 들까?
촉각과 시각을 자극하는 이 흥미로운 그림책은 단연, 책에 대한 관심도를 끌 수밖에 없을 것만 같다.

! 혹시 맞나 직접 신어보려고 하진 않을까?
(
나의 아이들이라면 충분히 그럴 수도 있을 듯......)
다행히 방수 기능도 있고, 세척도 가능하다고 하니 안심이 되기는 하나,
한편으로 책값이 어마 무시할 것 같은 느낌이다.
(
소유한다면 흰 장갑 끼고 봐고, 고스란히 장식장에 놓아야 할 듯한 느낌을 가지고 있는 그런 그림책이다.)



. . 이런 사례를 보고 아이들과 직접 신발책을 만들어 본다면 어떨까?
내가 신고 싶은 신발을 가지고 어디를 가고 싶은지...
혹은 현재 내 신발은 어디를 다니고 있는지...



아카이브 된 그림책만을 보고 아이들과 함께 진행해 볼 수 있는 창작 영감이 떠오른다..!
진심 좋으다...



이외로 일러스트레이션 스타일을 볼 때면
아카이브 된 것들만 보아도 
'나만의 그림체'를 가지는 것이 잘 그리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너무나도 무궁무진한 표현의 기법들...!!!



왜 이제야 "어린이와" 작가를 위한 아카이브라고 속 제목을 지었는지 알 것만 같다.
아이들도 [그림책 디자인 도서관]에 나온 그림책 이미지들을 보고 있자면 그 자체로, 자신들도 모르게,예술을 사유할 수 있는 순간일 것만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그 기회를 내가 '알려주고 가르친다는 목적'으로 빼앗아 가면 안되겠다.



내일 아침, [그림책 디자인 도서관] 을 무심하게 툭 식탁에 올려놔 봐야겠다.
지나가다 한 번씩 툭! ! 볼 수 있도록.


그리고 다짐해 본다.
나만의 인생 그림책 아카이브,
그리고 아이들의 인생 그림책 아카이브를 만들어 보기로...
그 기준이 무엇이 되었든 의미 있는 작업이 되지 않을까 한다.




♣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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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를 위한 선물 - 2022 가온빛 추천그림책 포카와 민 시리즈 8
키티 크라우더 지음, 나선희 옮김 / 책빛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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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와 민] 8번째 이야기는 [할머니를 위한 선물] 입니다.
할머니는 할머니겠죠? 그런데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개인적으로 이분은 친할머니가 아닌 외할머니처럼 생각하고 싶더군요.
(그럼 왠지 더 따뜻한 포카와 민의 마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은... , 그렇더라고요.. 헤헤헤...^^;;;;)


여름입니다.
포카와 함께 바닷가에 놀러 간 민은 우연히 아름다운 소라 껍데기를 발견합니다.
그리고 할머니를 생각하죠.
다음날 우편으로 소라 껍데기를 할머니께 보내드릴 생각에 민은 설레는 밤을 보내게 됩니다.
그런데 이를 어쩔까요? 아무도 없다고 생각한 소라 껍데기에서 소라게가 나옵니다.
그의 이름은 '베르카르트'.
그는 이 낯선 상황에도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잠들어 있는 민에게 가 속삭입니다.
"나랑 카드놀이할래?"
이 친화력!! 놀랍네요.. ^^


베르카르트 친구들은 카드놀이를 좋아하는 베르카르트를 찾으러 나갑니다.
민은 과연 할머니에게 선물을 보낼 수 있을까요?
만약, 여러분이 민이라면 이 사태를 어떻게 하시겠어요?


[포카와 민_할머니를 위한 선물]은 정말 예상치 못한 전개로 빵 터진 그림책입니다.
할머니도 민이 보낸 선물을 매우 좋아하시죠.

민도, 할머니도, 그리고 베르카르트와 그의 친구들 모두에게 만족시키는 결과를 유쾌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민이 베르카르트를 보았을 때 마음은 어땠을까요?
할머니에게 소라 껍데기를 선물로 줄 수 없었을 때 말이에요.


, 포카. 그런데 할머니 선물 말이에요. 이제 드릴 수 없게 되었어요."
민이 웃으며 말했어요.
[포카와 민_할머니를 위한 선물]


할머니에게 선물을 보내주고 싶은 민의 마음도 진심이었기에 어찌 보면 실망도 컸을 것 같기도 해요. 하지만 민은 "보낼 수 없는 상황"을 있는 그대로 마음 따뜻이 받아들입니다.
할머니 또한 그 민의 사정과 마음을 알아줄 거라 생각했는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진실된 마음은 어떻게든 통하게 되는 것일까요?
민은 할머니께 아주 멋지고 감동적인 선물을 드리게 되죠.


선물이라..
생각해 보니 요즘 누군가에게 '선물'을 주고받는 일이 거의 없어진 것 같아요.
아이들이나 부모님 이외에 선물을 누군가에게 전달한 적이 있나요?


... 그런데 선물이라고 하기엔 좀 그렇지만 '기프트 카드'라는 것을 참 많이 주고받는 것 같기는 합니다그러고 보니 요즘 시대의 선물의 대표적인 것으로 기프트 카드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뭔가 씁쓸한 것 같기도 하지만 또 달리 생각해 보면 요즘같이 주변 친구들이나 지인들을 자주 못 보는 상황에서도
서로의 특별한 일을 잊지 않으며 이 기프트 카드를 날려주는 것은 진심인 마음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로 부담 없이 마음을 전달할 수 있고 말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기프트 카드가 참 편리하고 편안한 느낌이 들기도 하네요.


무엇을 전달하든, 무엇을 받든 '진실한 마음'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할머니를 생각하는 민의 마음, 상대방을 생각하는 마음.

포카, 할머니가 진짜 좋아하실까요?”
그럼, 아주 좋아하실 거야. 할머니를 생각하는 네 마음에 감동하실걸!"
[포카와 민_할머니를 위한 선물]


민이 할머니에게 주려고 했던 소라껍데기..
겉으로 보면 소라 껍데기는 할머니께는 크게 필요 없었던 것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포카는 민에게 말하지요! 할머니를 생각하는 네 마음에 소라 껍데기를 좋아하실 거라고요!!


그렇네요.
나를 생각해 주는 마음씀이! 이게 더 중요한 거 아니겠나요?


그러고 보니 아이들이 항상 '엄마 사랑한다' 말하며 선물이랍시고 가져오는 각종 하트 그림의 낙서들과 종이접기들.. 속으론 또 접어왔네, 또 그려왔네..라며 어떻게 치우지??라고 생각한 경우가 솔직히 더 많이 듭니다.
하지만 저를 생각하며 그리고 접었던 아이의 마음만큼은 충분히 알아주고 고마워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엄마를 생각해 주는 이 마음씀이가 더 아름다웠던 것이니까요.


이렇게 또 [포카와 민_할머니를 위한 선물]이 저에게 깊은 여운을 주네요.
그런데 마지막이라니... 좀 아쉽습니다.
언젠가 어른이 된 민을 보고 싶다는 마음을 내비치는 건, 독자의 욕심일까요?
저만 그런가요? 궁금하네요..

감사합니다.
[
포카와 민_할머니를 위한 선물]과 함께 선물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되었습니다.

♣ 책빛 서평단으로 활동하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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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요 - 2022 노르웨이 올해의 가장 아름다운 책, 2022 뉴욕 타임즈 뉴욕 공공 도서관 아동 도서 최고의 일러스트 선정 모두를 위한 그림책 46
셰르스티 안네스다테르 스콤스볼 지음, 마리 칸스타 욘센 글, 손화수 옮김 / 책빛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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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자요]

그림책이 '잠을 자요'라고 말하고 있지만, 표지를 보니 자기가 싫어집니다.

'어머, 이 그림, 내 취향이야!!!'

눈길을 확 사로잡은 그림 선들과 색상들이 '자지 말고 나를 봐봐' 하는 것 같았거든요.

게다가 사자, 호랑이, 앵무새, 토끼, 강아지, 물범, 부엉이, 악어 등 동물 친구들은 모두 모두 쌔근쌔근 자고 있는데,

표지 맨 아래 한 눈을 힐끗 뜨고 저를 바라보는 아이가 속삭이는 것 같습니다.


' 거지롱! 거지롱!'

표지를 넘겨 속표지를 보니,

육아에 쪄 들어 좀 쉬고 싶은, 하품까지 나오기에 이제는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어 하는 엄마와아직 잠잘 생각이 전혀 없어 보이는 사내 아이가 나옵니다.

아이의 살아있는 에너지를 보아하니 엄마가 억지로 재우기 전에는 절.. 스스로 자지 않을 모양새이네요.


아우, 이때의 엄마 심정 알죠, 알죠~.

도대체 어디에서 이런 에너지가 나오는 걸까요?

놀아도 놀아도 또 놀아도 에너지가 전혀 방전되지 않고 계속 충전되는 우리 아이들의 모습이 함께 보입니다.


이토록 자기 싫어하는, 이 에너지 파워 넘치는 아이는 ''입니다.

보가 놀고 있는 거실을 보아하니 이미 한바탕! 재미지고 흥분되게 놀았던 아이의 흔적이 보이네요.

아이의 장난감을 보니 보는 동물을 무척이나 사랑하는 아이인가 봅니다.

순수한 아이의 따뜻한 정서가 전해지는 순간이네요.


소파 위에서 강아지와 데굴데굴 구르며 놀다가,

, 공룡, 앵무새 인형들과 밍기적 밍기적.

초롱초롱한 눈에 아직 전혀 잘 생각이 없는 보.

이런 보를 보며 엄마는 말합니다.

"이제 잘 시간이야".


엄마는 보를 재울 있을까요?

보는 '안녕 꿈나라로' 있을까요?


자기 싫어하는 보는 한쪽 다리를 서서 자는 앵무새가 되었다가,

식탁 밑으로 기어 들어가는 곰이 되었다가, 욕조의 바다코끼리가 되기도 합니다.

엄마는 그만~!, 그만하자! 잘 시간이야!라고 말하지 않고,

보가 상상한 세계의 친구가 되어 줍니다.

보를 옆에서 든든히 지켜 줄 해달이 되었다가, 기린이 되었다가 하면서요.

(아까 하품하며 피곤했던 엄마 맞나요? 절로 존경스러워지네요.)


보와 엄마의 상상 놀이에 가슴이 따뜻해지며 저 또한 편안한 밤을 맞이하는 것만 같습니다.

그림책을 보는 내내 엄마의 미소가 떠나지 않더군요.

그리고 이런 보를 보며 저희 아이들의 마음은 어떠했을지 궁금해집니다.


([잠을 자요] 대한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옆에서 서성대는 첫째 아이에게 물어보니,

보에게 자지라고 재촉하지 않고, 놀아주는 엄마의 모습이 좋다 하네요...)

혹시 들으라고 하는 소리니..? ^^;;;; 어서 자자~~~.

......


다시 한번 아아들의 잠자리 독서에서 나지막이 [잠을 자요] 그림책을 낭독해 주고 돌아왔습니다.

아이들은 반쯤 감긴 눈으로 보와 함께 앵무새가 되었다가 곰이 되었다가 하며 스르륵 눈이 감기는 것 같더군요.



"너는 작은 새란다.

새가 되어 훨훨 거야."

엄마가 나직이 속삭였어요.

너는 하늘을 날며 잠을 자지.

땅에서 잠자는 모든 동물들과 사람들을 내려다보며.

, 여름, 가을, 겨울, 언제나!



[잠을 자요] 그림책을 덮으니 어린 새 두 마리가 제 옆에서 새근새근 자고 있습니다.

그림책의 여운이 깊어서인지 제 아이들 모습도 너무나 사랑스러워,

"사랑해, 그리고 정말 나의 중요한 아이야." 라고 속삭여 주게 되네요.


잠자리 독서에 이만한 그림책이 또 나올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아이에 대한 풍만한 엄마의 사랑이 아이가 잠들 때까지 고스란히 전달되는...

이런 엄마의 사랑을 먹고 자란 보는 어떤 아이로 자랄지,

굳이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작은 새지만 좀 더 넓은 세상을 훨훨 날아다니는 큰 새가 될 우리 아이들에게

[잠을 자요] 그림책과 함께 따뜻한 정서를 남겨줘 보는 건 어떨까요?

아이는 이 따뜻한 순간을 품에 안고 푹 자며 아름다운 사람으로 클 것입니다.


P.S.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다가 소파에서 푹 잠들어 버린 보 엄마!

그녀를 응원합니다!



감사합니다. @booklight_chakbit

[잠을 자요] 그림책..!!!!

정말인지 너무너무 마음에 듭니다..

사랑에 빠진 같이 마음 깊이 여운이 남는 그림책이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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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하러 가요! - 2022 가온빛 추천그림책 포카와 민 시리즈 7
키티 크라우더 지음, 나선희 옮김 / 책빛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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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카와 민] 7번째 이야기, [낚시하러 가요!]가 도착했습니다.
표지 속의 민이 꼭 '우리 함께 가요!'라고 쳐다보는 표정이 참 귀엽습니다.
그런데 평소와 다르게 우스꽝스러운 옷을 입고 있네요. 그것도 포카도 함께 말이지요.
어떤 사연인지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첫 장을 넘기자마자 키티 크라우더의 독특한, 그녀만의 그림들이 펼쳐집니다.
이전 시리즈 그림들이 포카와 민, 캐릭터에 집중할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포카와 민이 놀러 가는 그 배경에도 눈길이 갑니다.
그녀만의 그림 선들이 생생히 살아있어 독자들과 함께 숲속 어딘가로 안내하는,
새로운 환경으로 가는 듯한 그런 느낌이 들었거든요.낯선 곳이라 그런지 가는 내내 포카를 쳐다보는 민의 표정도 참 재미있습니다.
꼭 저희 아이들 같네요.



포카와 민은 낚시를 하러 간 거였어요.
낚시!!
저희 가족 경험으로 미루어짐직해 볼 때, 정말 쉽지 않던데... 게다가 아이와 함께 낚시라니요,
잘 기다릴 수 있는 아이라면 모를까, 평범한 아이라면, 저희 집 아이들이라면 그 기다리는 시간이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이런 생각이 드니 포카(아빠)에게도 민과 함께 하는 낚시는 새로운 도전일 수도 있겠네요.
민에게 낚시가 처음인 것처럼 말이에요.

물고기가 미끼를 물 때가지 기다리다 지쳐 잠이 든 포카가 왜 이렇게 공감이 가는지...
그래도 우리의 졸린데도 불구하고 민은 끝까지 자리에서 미끼가 물기를 기다립니다.



..갑자기 낚시찌가 사라졌습니다!!!!!
아니, 사라지다 못해 낚싯대에 매달려 민이 날아가네요!!!!
엄청나게 큰 물고기가 민의 낚싯대 미끼를 문 걸까요?
민은 어디로 가게 될까요?
민은 어떤 새로운 모험을 하게 될까요? 누구를 만나게 될까요?



새로운 경험을 한다는 건 설레고 흥분되는 일일 것입니다.
한편으로 두려운 마음도 있지요. 낯선 사람, 낯선 공간으로부터 오는 알 수 없는 불안감.
게다가 항상 부모의 옆에서 딱 붙어 지냈던 어린 아이들의 경우, 더더욱 긴장을 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물론 포카는 잃어버렸던 민을 만나 함께 초록 이끼 차, 초록 이끼 케이크를 먹어 보고, 물속 여행도 했지만요.)



저에게 이번 [포카와 민 - 낚시하러 가요!]에서 눈길을 끄는 캐릭터는 모티퀴스브뤼오노파귀스,
이름이 어려워 그냥 '오가'라고 불러야 하는 할머니입니다.
(아이들에게 풀 네임을 읽어줄 때, 어찌나 안 읽히던지... 버벅대는 엄마의 모습에 아이들은 빵! 터졌답니다)



포카와 민에게 새로운 곳에서의 낯선 경험이 아름답게 기억될 수 있는 것은 다 오가 덕분인 것 같습니다.
별거 없었던 장소라도 함께 하는 이에 따라 즐겁고 행복했다면 그 장소는 아름다운 추억이 된 경험, 한번쯤 있지 않나요?
오가는 포카와 민이 새로운 물속 세상을 즐길 수 있도록 도와준, 친절하고 상냥한 분이셨던 것이지요.



아마 민에게도 그랬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새로운 경험에서의 설렘과 기대도 있었지만
오가의 친절로 인해 그 순간들이 아름답고 행복한 정서로 남아있게 된 게 아닐까요?



이런 생각이 드니 앞으로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다닐 때 좀 더 아이들의 감정과 정서를 살펴줘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위해 아이들과 이곳저곳을 많이 다니고자 하고 있지만, 가끔 아이들의 투정과 짜증에 멘탈이 나간 적도 있거든요. 돌아오는 길에 네 식구 모두 기분이 언짢은 상태로 돌아오는 경우 가요. 아마도 그날은 그 마지막 감정이 남아 있지 않았을까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드는 순간입니다.



[낚시하러 가요!] 편에는 부모에게 메시지를 던지는 것 없는, 그냥 새로운 경험을 이야기하는 그림책으로 생각했는데... 우리의 [포카와 민], 역시 아니었네요. 오늘도 저에게 뼈를 때리는 여운을 남깁니다.



감사합니다@booklight_chakbit
월요일 아침, [포카와 민 - 낚시하러 가요!]와 함께 기분 좋은 다짐을 하며 하루를 시작하네요.
벌써부터 아쉬워지기 시작합니다

포카와 민의 이야기가 마지막만이 남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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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녀의 세계 - 사랑한 만큼 상처 주고, 가까운 만큼 원망스러운
김지윤 지음 / 은행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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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망각의 동물이라고 했던가요?

엄마와 자연스레 잘 독립했다고 생각했고, 또 지금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저는 김지윤 소장님이 쓰진 이 [모녀의 세계]에 크게 공감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걸..

미친듯이 웃고 공감하고, 정말 위로 받듯이 읽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 역시 여성? 아니 한 인간으로서 엄마에게 독립할 수 있었다고 생각했던 계기가 '결혼'과 '출산'이었어요.

결혼은 만 31세, 출산은 만 32세에 했으니 정말 늦게 엄마에게 독립을 한 것이었죠.

그런데 [모녀의 세계]를 보면서 아직 완벽하게 엄마에게 분리되지 못했음을 깨닫기도 했네요.

(엄마는 아직 저를 못 놓고 계시는 듯 해 보이니까요..)

친정 엄마에게 이 책을 건네면 그녀는 어떤 생각이 드실지... 궁금해지는 시점입니다.

[모녀의 세계]는 총 3파트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Chapter 1. 애증: 사랑이라는 이름의 상처

- Chapter 2. 조율: 서로를 홀로 서게 하는 적정거리

- Chapter 3. 독립: 엄마를 넘어선 나다움을 찾아


[모녀의 세계]를 공감하며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김지윤 소장님의 개인적인 엄마와의 관계 이야기와 기타 다른 사례들로 다채롭게 꾸며져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강도가 다르겠지만, 다른 딸들도 나와 이렇게 비슷한 모녀 관계가 있었다고 하니, '아, 나만 이렇게 살지는 않았구나'라는 못내 이상한 위안? 같은 것도 얻게 되니까요. 그러면서 이 고질적인 모녀의 관계를 대물림하지 않기 위해서는 제가 좀 더 적극적으로 변화를 해야겠다는 의지가 생겨나기도 했습니다. 저도 딸이 있기에 말이죠.


"딸은 엄마의 아바타가 아니다. "


정말 적절한 표현이 아닐 수 없더군요.

인생 100% 엄마의 아바타로 살진 않았지만, 많은 부분에서 저 또한 엄마의 아바타였음을, 그리고 지금도 아바타임을 가끔씩 강요받으며 엄마랑 지내고 있음을 자각하게 된 순간이었어요.

마흔이 다 된 저에게 저희 친정엄마 역시...

"옷이 이게 뭐니, 여자답게 입어라, 좀 꾸며라."

주방을 보시며...

"왜 살림은 이렇게 하니, 식기세척기 쓰지 않을 거면 갖다 버려라.

이 공간이 답답하잖니."

가끔씩 친구분들의 딸 이야기를 듣고 오실 때면...

"다른 집 딸은 엄마랑 같이 쇼핑도 잘 한다던데, 찜질방도 잘 간다던데...

아유~, 역시 딸은 둘이 있어야 하나보다. 그래서 서로 경쟁하며 엄마한테 잘한다던데.. 니 이모는 참 좋겠다. 딸이 둘이어서..."

알게 모르게 이 불편한 엄마의 정서들은 저에게 아바타를 기대하셨던 것 같네요.

그리고 이러한 것들이 엄마들에게는 딸 존재의 이유였던 것이라는 불편한 진실을 저 또한 맞이한 것이죠.


사실 저 역시 첫째가 '아들'이었을 때, 딸을 가진 엄마들을 무척 부러워했거든요.

둘째가 생겼을 때도 딸을 기대했던 것도 사실이고, 딸이라는 사실을 들었을 때 너무너무, 정말 정말 좋았는데..

그 이유는 자세히 몰랐지만, 저 역시도 딸은 뭔가 나의 친구, 나의 아바타를 기대했을지도 모르겠더군요.

부끄러워지는 순간입니다.


서로가 살려면, 심리적으로 좀 떨어져 있어야 한다. ......

딸이 슬슬 서로의 독립을 준비하고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

엄마를 소비하는 일을 멈추자면 상당히 큰 용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p168)

당신이 먼저 손을 놓아야 엄마도 겨우 그 손을 놓는다. (p175)


엄마에게 독립된 개체로 인정받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임은 확실합니다.

김지윤 소장님의 말씀대로 "용기"가 필요하죠.

저 또한, 친정 엄마에게 1차 독립을 하고자 할 때 큰 용기를 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독립할 수 있는 그 계기를 순간 놓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첫째 아이를 낳고 이사를 하기 위해 집을 보러 다니고 인테리어를 준비 하는데,

엄마의 강한 의견이 저희 부부를 난감하게 할 때가 종종 있더라고요.

저희가 살 집인데라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일까요?

한 겨울, 저녁 늦게 엄마를 엄마의 집으로 모셔다드리는 길에 정말 진지하게 말씀드렸어요.

"나와 나의 남편이 살 집이에요. 엄마의 의견, 고맙지만....

이제 우리도 나이가 있는데 주체적으로 살 수 있게 엄마는 바라만 봐줘.

그게 또 엄마의 눈에 성이 안 차더라도 그 또한 우리의 결정이고, 우리의 취향이니 존중해 주면 좋겠어.

그 대신, 엄마는 엄마의 자신을 돌보는데 힘을 더 쓰는 게 엄마에게도 좋을 것 같아. 엄마 친구들과 여행도 다니고, 하고 싶은 것도 하시면서 자신의 인생을 즐기는데 에너지를 더 쓰는 게 어때?"


저의 그런 말을 듣고 섭섭하셨던 걸까요? 아님 어떤 다른 무언가를 느끼셔서 였을까요? 집에 가시는 내내 맘은 그러고 싶지만 맘처럼 잘 안된다고 하시면서 펑펑 우시더군요. 엄마의 우는 모습이 좀 걸리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후련하더군요.

저 역시 진짜 성인? 이 되는 느낌이었어요.


그 후로 저희 엄마는 변하셨어요.

정말 자신의 인생을 즐기시고자 이것저것 활동적으로 변하셨지요.

골프며, 에어로빅이며, 줌바댄스며, 수영이며,... 주말에 엄마를 찾기 힘들 정도로 엄마는 이제 바쁘십니다.

그리고 자식으로서 그렇게 자신의 인생을 사시는 엄마의 모습을 보며 저는 참 감사함을 느낌니다.

물론 저의 육아에도 최소한으로 꼭 도움이 필요할 경우에만 도움을 주시기 때문에제 몸이 더 바빠지고 노곤해 지지만 서로의 마음은 아주 행복하고 가벼운 것 같아요. 저희 집에 오시면 아직은 딸을 아바타처럼 생각하시는 말씀도 간간이 하시기도 하지만 이 또한 예전보단 많이 좋아졌기에 저 역시 발끈하기보단 웃고 넘어가는 것 같더라고요.

사실 우리 세대의 친정엄마들에게 완전한 독립된 개체로 존중 받기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하지만, 전 달라야 하겠죠.

김지윤 소장님의 말씀처럼 저하고 친정 엄마는 다른 역량이 존재하는 만큼 다른 인생을 살아야겠고, 다른 엄마가 되어야겠죠.






아이의 경계선, 결정권을 지켜주는 일은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자기 자신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게 해준다. (p182)





친밀감이란......

공유와 경계선이 균형 있게 지켜질 때 형성될 수 있다. (184)





이렇게 고마운 아이들에게 우리는 두 가지의 보답만 해 주면 된다.

첫 번째는 사랑이 담긴 시선이다. (p196)



또 하나는 무엇을 해주는 엄마가 되기 이전에 아이라는 존재 자체를 받아주고 담아내는 엄마가 되어주는 것이다. (p198)




아이들은 자라는 중이다. 인내는 어른의 몫이다.

아이를 다루는 데 있어서 근력과 끈기 있는 대화가 훈육의 기본이다. (p230)





채소 반찬을 애써 만든 훌륭한 엄마 때문이 아니라 아이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위해서 젓가락질을 하도록 돕는 것이다. ......

엄마의 정서와 목표만을 중심으로 아이와 대화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아이를 사랑하면서도 가스라이팅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p260)




모든 것은 엄마 때문이 아닌 자신을 위해 해야 한다는 것, 따라서 '네가 네 인생의 주인, 책임도 너의 것'이라는 관점을 담은 화법의 표현이 필요하다. (p264)





딸에게, 아니 딸이든 아들이든 저의 정서와 감정을 먹지 않고,

자신만의 세계를 잘 발견하고 탐구할 수 있도록 조심 또 조심해야 할 것 같습니다.


[모녀의 세계]의 마지막 파트인 '독립: 엄마를 넘어선 나다움을 찾아'에서 우리의 다음 세대인 아이들을 위한 육아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저 개인적으로는 공감 가고 와 닿은 부분이 참 많았습니다.


하지만 만약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 독자에게, 혹은 육아를 배제하고 나를 찾고자 하는 독자들에게는 어떤 느낌으로 다가왔을지 다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사회적, 문화적 배경이 만들어 낸 우리의 엄마상을 이해하고 우리의 모녀 관계에 조금이나마 공감받고 위로하기 원하는 이들이 있다면 추천해 주고 싶네요.

저는 이미 제 주변의 딸이 있는 친한 엄마들에게 추천을 하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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