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달( @eveningmoon_book )의 도서 지원을 받아 작성했습니다.『작은 아씨들』의 작가가 쓴 또 다른 여성의 성장기다. 크리스티는 가정부와 배우, 가정교사와 말벗, 재봉사와 간호사로 일한다. 일은 경력을 쌓아 올리는 사다리가 아니라 세상을 배우고 자신을 알아가는 경험이 된다.각 일터에서 계급과 착취, 돌봄과 존엄의 문제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일은 크리스티를 다치게 하고 실패하게도 하지만, 동시에 타인의 처지를 이해하고 여성들과 연대할 언어를 준다.결혼을 생계의 탈출구로 택하지 않고 자기 판단으로 삶을 다시 세우는 과정이 특히 인상적이었다. 19세기 소설인데도 오늘의 불안정 노동과 여성의 독립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다만 판본에서 개인 번역자의 이름을 확인하기 어려운 점은 독자로서 아쉬웠다. 그와 별개로, 일이 사람을 어떻게 상처 입히고 가르치며 서로 연결하는지를 오래 생각하게 하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