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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독한 별처럼
이케자와 하루나 지음, 서하나 옮김 / 퍼블리온 / 2025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책 제공 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나는 고독한 별처럼 >이라는 제목은 시적이고 고요한 울림을 전해주었습니다. 마치 한 사람의 마음속에서 우주를 여행하는 이미지도 떠올랐고,코스모스의 별들도 떠올랐습니다. 책을 펼치기 전 표지에 그려진 버섯과 균사 들은 오묘하고 낯선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이 책은 일곱 편의 단편 소설이 담겨 있습니다. 각각 전혀 다른 세계를 배경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고독이라는 공통된 키워드로 고독한 인간이 어떻게 세계와 연결되는지와 존재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조모의 요람은 조모가 등장하는 이야기입니다. 조모는 이름이 없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바다에 떠있는 해파리처럼 생겼고 바다 한가운데서 아이들을 지킵니다. 조모의 몸에는 아이들이 안전하게 지낼 수 있도록 막처럼 생긴 집으로 작은 털 같은 섬모가 천천히 헤엄치듯 이동합니다. 마치 해파리와도 닮아 있습니다. 조모의 방 안에는 30만 명의 아이들이 함께 살면서 보호받고 있습니다. 조 모라는 존재를 보며 생명 탄생, 존재의 다름을 인정한다는 것, 우리가 옳다고 믿었던 것들이 틀릴 수 있다는 깨닫게 해주는 이야기였습니다.
이 아이들이 땅 위를 걷는 모습을. 이치 카도, 니키도, 미요도, 이다음 태어날 무수히 많은 바다의 아이들이 모두 태양 아래에서 바람을 느끼고 풀을 밟는 모습을, 그렇게 어딘가에서 살아남은 벚나무를 발견해 연한 붉은색의 꽃잎 아래서 노는 모습을. 페이지 96

어쩌면 지방으로 가득한 우주 이 작품을 읽으며 가장 놀라웠던 점은 SF 소설의 세계 안에서 다이어트라는 일상적 소재를 이렇게 흥미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발상이었습니다. 다이어트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문제입니다. 이 평범한 주제를 미래 사회와 인간 존재에 대한 질문으로 확장시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주인공은 살을 뺄 수 있다는 방법을 다 시도해 보지만 실패합니다 어느 날 SNS에서 체중 감량 프로그램에 출연해 달라는 DM을 받게 됩니다. 4주간의 프로젝트를 참여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전개됩니다. 트레이닝, 영양관리, 명상까지 도전하는 과정, 지방짱과 대화하는 장면까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지방의 개념의 형태로 등장해 주인공과 말을 주고받는 장면은 신선했습니다.
"몇 번을 말해야 알겠어. 나는 지방의 개념이라고. 개념을 눈으로 볼 수 있는 사람은 임계점을 돌파한 너밖에 없어. "129페이지
이 대사에서 주인공은 체중 감량 뿐 아니라 자기 인식의 한계, 몸과 정신의 경계, 변화의 본질을 통과하고 있다는 부분이 공감이 되었습니다.

현재의 자신에게 완벽하게 만족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더 이상 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이 실제로는 아주 심각한 상황이라고 다들 깨달으면서 초조함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사람들에게 가장 큰 충격을 안긴 것은 아이들이 현재 상태에서 더 이상 성장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페이지 131
이 책을 읽으며 자연스럽게 사회가 만들어낸 기준, 그 속에서 흔들리는 존재의 의미, 미래에 대한 불안을 깊이 성찰 해 볼 수 있었습니다. 변화와 정체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습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와 닮아있습니다. 소설은 먼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듯하지만 지금 우리의 삶을 되돌아보게 해줍니다.
#나는고독한별처럼#퍼블리온#이케자와하루나#SF소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