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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교육은 야만이다 - 김누리 교수의 대한민국 교육혁명
김누리 지음 / 해냄 / 2024년 3월
평점 :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를 읽고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대해 고민과 질문을 던지게 해준 책이었습니다. 불행의 원인이 학교와 사회에 있었습니다. 학교에 가는 게 즐거워야 하는데 학대받고 유린당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상상하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경쟁에서 상처받고 억압당하고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아이라면 무시당하기 일쑤이고 질문을 던지거나 틀에 맞지 않은 행동을 하면 불량 학생이라고 생각하는 교육이 제대로 된 교육인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에 다니는 이유가 좋은 대학을 가고 좋은 직장에 취직하기 위해서라는 목표 의식도 옳은 것인지에 대한 물음에 답을 찾아갈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불행한 아이로 키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게 되는 부분입니다. 전쟁이 끝난 지 오래되었는데도 여전히 학교에서 전쟁터란 표현이 나온다는 점부터가 잘못된 일이 아닐까요? 함께 공부하는 친구가 경쟁자로 여기고 친구를 밟고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을 때는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티브이 프로그램에서도 가수나 댄서가 되기 위해 경쟁하는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씁쓸하기만 합니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패배를 느낄 때마다 열등감, 무력감, 좌절감을 맛봐야 하는 구조적 불행을 부추기는 것은 우리 사회였습니다. 솔직히 독일 교육이 부러웠습니다. 학교를 파티라고 표현한 부분도 그렇고요. 소수의 승자와 다수의 패자를 만드는 교육 대신 동등하게 학교에 다니고 즐겁게 학교생활을 하며 대학을 선택하며 갈 수는 없는 것일까요?

한국의 학교가 일렬로 늘어선 교실로 감시하도록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충격이었습니다. 군대식 상명하복 되신 아이들과 학생들이 함께 공부하고 놀 수 있는 개방형 교실을 짓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폭력 문제는 문제아의 문제라고만 여기지 말고 사회 구조와 윤리 문제를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부정적인 말과 폭력 대신 인간이란 이유로 존엄하고 소중하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교육을 해야 하는 건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일부 아이들의 문제라고 쉬쉬했기에 문제가 더 확대되어 불거지는 것은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국가와 시민이 나서서 해결해야 하는 문제였습니다.

넌 왜 노력하지 않니? 라는 말을 학교에서부터 듣고 자랐던 것 같습니다. 노력하면 더 좋은 학교로 갈 수 있었을 텐데라고 후회했던 적이 있지 않나요? 하지만 자본주의의 구조적 문제를 개인의 문제로 전가하는 능력주의 문제라는 것을 저 또한 몰랐습니다.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면 올라갈 수 있을 거라 강요받고 불평등을 부추기는 교육을 받아왔던 것입니다. 사회적 불평등은 교육을 통해서 더 가속화되었고요. 능력이 없으면 무능력한 인간이라 낙인찍기까지 하는 능력주의의 폭력성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살인적인 능력주의 교육이 학생과 교사를 사지로 몰고 있는 것만 봐도 안타깝고 눈물이 났습니다. 이대로 우리는 능력주의를 강요해야만 할까요?

독일 교육은 교사와 학부모의 신뢰 관계가 두텁고 진로를 권한다는 점에서도 놀랐습니다. 또한 아이가 가진 성향과 취향, 재능을 끌어올리는 교육을 한다는 점이 가장 부러웠습니다. 대학을 가려고 목을 매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점이 아닐까 합니다. 독일에선 직업 학교에 다니다가도 인문계 중등학교로 옮길 수도 있지만 우리의 경우는 한 가지 선택지만을 생각해야 하는 교육 시스템을 바꾸어가야 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경쟁을 부추기는 학교가 아닌 아이들의 다양한 재능과 진로를 지지해 주고 인간의 존엄이라는 가치를 지킬 수 있는 교육으로 바뀌길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가슴 아픈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을 마주하고 해결점을 찾아가는 데 도움을 주는 책 추천합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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