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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에 갇힌 인간, 선 밖의 예수
스캇 솔즈 지음, 정성묵 옮김 / 두란노 / 2020년 2월
평점 :
세상이 코로나 바이러스 하나로 인해 온통 난리가 났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 하나 때문에 말이다.
이렇게 작은 바이러스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를 공황상태로 빠지게 하는 것을 볼 때, 정말 한없이 연약한 인간임을 새삼 느끼게 된다.
지금은 사순절 기간이다. 사순절은 예수님께서 부활하시기 40일 전(주일 제외)을 말한다. 이 기간 동안 예수님의 십자가의 고난과 부활을 묵상하며 경건하게 보내는 절기다.
올해는 이 사순절 기간에 정말 고난이 무엇인지 절실히 경험하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이러한 고난을 경험하면서도 서로 남 탓하기에 바쁜 우리 인간들의 연약한 모습을 본다.
서로 선을 그어 놓고 네 편, 내 편을 만들어 싸우고 있다.
만약 이때 예수님이 계셨다면 어떻게 하셨을까? 우리 크리스천들은 자기가 만들어 놓은 선에 갇혀서 예수님도 같은 편이라고 착각하며 싸운다. 그러나 예수님은 선 밖에 계신다.
이 책의 저자인 스캇 솔즈 목사님은 오늘날 우리 크리스천들의 이분법적 사고들을 깨뜨리고 있다.
먼저는 교회 안에서도 편가르기를 하고 있는 행태를 꼬집고 있다. 그중에서도 정치적 성향 진보 vs 보수...
현재 미국도 진보와 보수가 나누어져 많은 갈등을 겪고 있다. 우리나라도 얼마 있으면 치러질 총선거로 인해 시끄럽다.
중요한 것은 성경은 진보, 보수 어느 편을 지지하고 있다는 말인가?
성경은 예수님이 어느 한 정치적 입장을 전적으로 지지하신다고 할 만한 어떤 근거도 제시하지 않는다. 당시 예수님은 정치적인 권력을 사용하여 세상을 다스릴 수도 있는 분이셨다. 그러나 예수님은 세상의 권력을 거부하셨다.
왜 예수님은 세상의 힘을 거부하셨을까? 왜 다윗은 정치인이었으면서도 병가와 말과 귀인들을 믿지 말라고 말했을까 그 이유는 기독교가 언제나 강한 다수가 아니라 생명을 주는 소수로서 가장 번영하기 때문이다. 기독교가 가장 강하게 선 것은 언제나 공익을 위한 전복적이고도 반문화적인 사랑과 정의와 섬김의 행위를 통해서였다. (p.45)
이 밖에도 '태아 vs 가난한 사람', '나 홀로 신앙' vs '공동체', '돈이 죄냐' vs '탐욕이 죄냐', '주류' vs '비주류', '남자' vs '여자'...... 아주 민감한 이슈들을 다루고 있다.
두 번째 파트로는 '교회 안과 밖을 가르는 선'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크리스천들은 완고하다', '심판과 지옥이 정말로 존재하는가', '그리스도는 좋지만 크리스천들은 싫다', '기독교의 성 관념은 고루하다', '왜 이 땅에 고통이 있는가' 소제목만 봐도 이 책의 내용이 너무 궁금하지 않는가?!?!
그중 '크리스천들은 완고하다' 편에서는 세상에서 기독교인들이 환대 받지 못하는 이유를 설명한다.
스캇 솔즈 목사님은 교인들에게 생활방식이 엉망이라고 꾸지람이나 비난을 받고 나서 정신을 차려 예수님을 따르게 된 사람을 27년간 크리스천으로 살고 17년간 목회를 하면서 단 한 명도 만난 적이 없다고 강조한다.
예수님도 그랬듯이 사람들에게 완고함으로 대하는 것이 아니라 인정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잘못을 보고도 가만히 있어야 할까? 이에 저자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판단보다는 될 수 있는 대로 인정해 주고, 꼭 비판해야 할 때는 비난의 어조로 말하지 말아야 한다. 비난하고 싶을 유혹이 들 때마다 예수님의 형제 야고보의 다음 말을 기억하기를 바란다.
이것(혀)으로 우리가 주 아버지를 찬송하고 또 이것으로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을 받은 사람을 저주하나니 한 입에서 찬송과 저주가 나오는도다 내 형제들아 이것이 마땅하지 아니하니라(약 3:9-10) (p.184-185)
코로나로 인해 이단인 신천지가 세상에 알려지면서 건전한 교회들까지도 피해를 보고 있다. 이번 사태로 인해 세상과 교회가 선이 그어지는 것이 아니라 선이 지워지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본다.
이 책은 크리스천들의 잘못된 모습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지만 성경적인 대안도 함께 말하고 있다. 지금 이 시기에 크리스천들에게 필요한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