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자라야 한다는 것은 내가 아니라 장차 내 아내가 될 점순이의 키 말이다.

내가 여기에 와서 돈 한푼 안 받고 일하기를 삼 년하고 꼬박이 일곱 달 동안을 했다. 그런데도 미처 못 자랐다니까 이 키는 언제야 자라는 건지 짜장 영문 모른다. 일을 좀 더 잘해야 한다든지혹은 밥을 (많이 먹는다고 노상 걱정이니까) 좀 덜 먹어야 한다든지 하면 나도 얼마든지 할 말이 많다. 하지만 점순이가 아직 어리니까 더 자라야 한다는 여기에는 어째 볼 수 없이 그만 벙벙하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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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emy 2021-12-26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예계약 종신머슴의 안타까운 춘정이 넘치는 봄봄.
전 ˝동백꽃˝ 포함, ˝봄봄˝
김유정의 단편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