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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김의 발견 - 바삭 고소 촉촉 우리가 사랑하는 튀김에 관한 거의 모든 것
임두원 지음 / 부키 / 2020년 7월
평점 :
하...! 왜 이 책의 제목은 <튀김의 발견>인가? 인류학, 과학, 등등 오만가지를 갖다붙여도 모자르다. 그말인 즉, 이 한 권으론 저자의 방대한 튀김 지식, 사랑(?) 그 모든 것을 담을 수 없었다고 본다. 역시 배운
사람이 취미를 가지면 무섭다고, 고분자공학 박사가 이렇게 지나치게 튀김에 대해 알 일이 있나? 문송한 나는 약간은 기가 질린 마음으로 읽었다.
그리고 튀김의 과학 원리, 역사, 튀김레시피까지 구석구석 들쑤시는
저자의 에너지를 보며 책의 구성이 다소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반부로 갈수록 이 생각은 더 강해졌는데, 독자층 타켓을 누구로
정하고 만든 책일까? 하는 의문이 가장 강하게 들었다.
어떤 과학 원리는 뼛속까지 문과생인 나조차도 깨달음이 올만큼
너무나 재밌고 이해하기 쉬웠던 반면, 어떤 부분은 지식인 정도나
음미하며 읽을 만한 내용이라 가독성이 떨어지기도 했다.
뭐랄까? 이 책의 장점은 요즘 우후죽순 쏟아지는 라이트한 인문학,
즉 소장가치가 없는 교양서들과는 차원이 다른 깊이가 있다는건데,
동시에 단점은 타겟이 정확하지 않아 가공되지 않은 원석상태라는
것이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요리 학도는 아니지만 요리라는 것도
다루는 기계나 과학의 원리를 알면 더 깊이 요리를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더 나아가서는 내가 어릴 때 이런 선생님을
만났으면 과학 점수가 나쁘지 않았을텐데... 하는 아쉬움과
고분자공학 나온 사람이 역사 얘기는 또 왜 이렇게 맛깔나게
하는데? 하는 질투심... 똑똑한 사람은 남에게 설명도 잘한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 계기였다.
그래서 이 책이 나는 정말 아쉽다. 타겟층을 다양하게 잡아 설명의
수위를 낮추거나 높이는 식으로 분리를 해주고, 완전히 과학 원리에
치중한 튀김서 1권, 튀김 역사 1권, 이런 식으로 가독성과 독자층을
정확히 잡고 분리하여 출판해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