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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과 재규어
카티아 친 그림, 앨런 라비노비츠 글, 김서정 옮김 / JEI재능교육(재능출판) / 2015년 10월
평점 :

오랜만에 아들과 제가 감동 받은 좋은 그림책 한권!
소년과 재규어 입니다.

소년과 재규어/ JEI재능교육(재능출판)
앨런 라비노비츠. 글
카티아 친. 그림


미국 도서관 협회에서 어려움을 극복한 이야기에 주는
슈나이더 패밀리 북 어워드 수상작품이네요.
표지만 보고도 따뜻함이 물씬 느껴지는 이책의 주인공이
어떤 어려움을 극복했을지 상상하며 아이와 첫장을 넘겼습니다.

나는 브롱크스 동물원의 고양잇과 동물 우리 앞에 서 있습니다.
이 재규어는 왜 철장에 갇혀 있지? 궁금해 하면서요.
내가 좋아하는 재규어에게 귓속말을 합니다.
"뭐 하고 있니?" 아빠가 묻습니다.

아빠에게 설명을 하려고 하지만 내 입은 얼어붙습니다. 이럴 줄 알았습니다.
나는 말을 더듬거든요. 무슨 말을 입 밖으로 내려고 하면,
머리랑 몸이 와들와들 떨립니다.

학교 선생님들은 나를 특수반으로 집어넣습니다.
"우리 애는 장애아가 아닙니다." 엄마 아빠가 항의합니다.
"죄송합니다. 하지만 얘가 말을 하려 들 때마다 교실이 소란스러워져요."
선생님들은 말합니다.
선생님들은 내가 어디 고장 났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정말 그런 아이일까요?

하지만 나도 더듬지 않는 때가 있습니다. 바로 노래할 때입니다.
문제는 내가 노래를 잘 못한다는 거지만요. 또 하나는 동물들과 말을 할때입니다.

나는 날마다 학교에서 돌아오면 곧장 내 방 옷장으로 갑니다.
그리고 내 친구들인 햄스터, 모래쥐, 바다거북, 카멜레온, 가터 뱀을 꺼냅니다.
나는 방 문을 닫고, 그 애들에게 말을 건넵니다.
더듬지 않고요.

나는 그 애들에게 내 꿈을 말합니다.
다른 사람들처럼 말하고 싶다로 털어놓습니다.

내 동물 친구들은 그말을 다 알아듣습니다. 나는 알아요.
동물들은 말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할 뿐입니다. 내가 그러는 것처럼요.
그래서 사람들은 그 애들을 무시하거나, 오해하거나, 상처를 입힙니다.
나를 무시하거나, 오해하거나, 상처를 입히는 것처럼요.
내는 내 동물 친구들에게 약속합니다.
내가 나의 목소리를 찾을 수 있다면, 너희들의 목소리가 되어 줄거야.
너희를 위험에서 지켜 줄 거야.
아이와 여기까지만 읽었는데도 마음이 무거워졌습니다.
말을 더듬는것 때문에 주인공이 사람들 속에서 상처받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고 일곱살 아이가 묻습니다.
말을 제대로 못하는것 뿐인데 왜 물건처럼 고장 났다고 하냐고..
그럼 한 살짜리 말 못하는 내 동생도 고장난거냐고..
아이다운 질문이지만 그래도 반성하게 되더라구요.
"학교 갈 나이인데 제대로 말을 못해서 사람들이 장애가 있다고 생각했나봐
주인공도 다른 사람들처럼 말하는게 꿈이래. 동물들과 말할때처럼 더듬지 않고..
아마 세상에는 더 좋은 사람들이 많으니까 꿈을 이룰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도 있을거야." 라고 대답했지만
어쩔수 없이 맘이 무거워 지더라구요.

소년의 부모님은 소년을 고치기 위해 의사를 만나게 하고 상담을 받게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고 하네요.
그래도 동물원의 고양잇과 동물들과의 대화에서 만큼은
말을 더듬지 않습니다.
그 후로도 이 세상의 편견을 견디기위해 소년은 많은 노력을 합니다.
드디어 소년은 말을 할 수 있게됩니다.
하지만 사람들 속에서는 여전히 자신은 고장 난것 같다고 느끼지요.
소년은 자라서 숲속으로, 정글로 돌아다니며
자신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동물들과 시간을 보냅니다.
그리고 세계 최초의 재규어 연구자가 됩니다.
하지만 재규어와 소통하는 밸리즈 숲속에서
자신과 같은 사람들이 빠른 속도로 재규어를 죽입니다.
어른이 된 소년은 재규어 보호구역을 만들어야겠다고 다짐합니다.

나는 벨리즈의 수도로 갑니다. 국무 총리에게 내 주장을 펼칠 시간, 15분을 얻습니다.
딱 15분.
말을 더듬어도 안 되고, 요령 없이 떠들어도 안 됩니다.
중앙 아메리카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를 설득해야 합니다.
보호구역이라고는 손톱만큼도 없는 나라에서 재규어를 보호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이 부분이 정말 멋졌어요. 말더듬이었던 소년이
오롯이 자신의 힘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을 보듬어 주었던 동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그들을 대신해서 목소리를 내는 장면.
결과는 대 성공입니다.
더듬지 않고 해낸 덕분에 세계최초로 재규어 보호구역을
만드는데 성공한것이지요.^0^

그리고 고향같은 정글에서 완전한 존재로 만난 재규어와 어른이 된 소년.
재규어도 소년도 더이상 슬프지 않습니다.
소년은 재규어에게 몸을 기울이고 속삭입니다.

"고맙다."고....
작가 '앨런 라비노비츠' 박사 자신의 이야기를 동화로 만들었다고 하네요.
말더듬이 아이의 세상이 되어준 대자연과 동물들.
사람속에서 외로웠던 소년이 동물들과 교감하며
장애를 치유해 나간다는 내용입니다.
꼭 사람과의 교감만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전부는 아닙니다.
대상이 누구이든, 수단이 무엇이든 누군가와의 제대로 된 소통과 교감은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나가야 하는 이 커다란 세상속에서
커다란 힘이 되어줌을 배웁니다.
작가가 정글에서 무서운 재규어와 마주했을때
그저 평화롭게 눈을 들여다 보며 "고맙다"고 속삭였던것 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