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 식당 3 : 약속 식당 특서 청소년문학 25
박현숙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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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아이가 좋아하는 박현숙 작가의 새로운 책이 나왔다. '수상한' 시리즈부터 '구미호 식당', '저세상 오디션'까지 섭렵하며

그녀의 다른 책들에도 빠져있을즈음 구미호 식당의 또다른 이야기가 나왔다는 소식을 전해주니 너무나 기뻐한다.

나역시 구미호 식당 시리즈를 아이와 함께 읽으며 감동뭉클한 그녀의 책에 빠졌었는데

이번에도 역시 뭔가 사연이 있는 스토리가 읽기도 전부터 흥미를 유발시켰다.

주인공 유채우는 요리에 관심이 많은 학생이다.

어릴적 보육원에서 함께 자란 설이와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저승에서 이승으로 내려왔다.

인간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는 기회를 천년 묵은 여우 '만호'에게 넘기고 말이다.

새로운 삶대신 설이가 있을 세상으로 내려와서 '최소 30일에서 최대 100일'을 살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채우.

수십 년 수만 년의 새로운 삶이 주어진다고해도 설이를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며

살아생전 지키지 못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 손바닥 도장을 찍고 이곳 세상에 왔다.

생전과는 전혀 다른 42세 김보영이란 여자의 모습으로 말이다.

손바닥 도장이 다 지워지기 전까지 설이를 찾아야한다.

만호의 조언대로 무작정 걷고 싶은 대로 1000까지의 숫자를 세며 걸어 도착한 이층집.

이제 채우는 싫든 좋든 이곳에 머물며 이승의 시간을 보내야한다. 그것이 룰이다.

많은 소문과 괴상한 억측이 난무하는 스산한 이층 주택의 일층에 식당을 열게 된 채우.

사람들의 발길이 돌아선 이 곳에 사람을 모아 설이를 찾아야한다.

설이는 이미 다시 태어났고 다른 모습과 다른 이름으로 살고있다.

이곳에 보내졌다는건 여기서 설이를 찾을 수 있다는 말!

주어진 시간안에 단서를 찾아내어 설이와의 약속을 지키고 싶은 채우다.

비록 아줌마의 모습을 하고있지만 그가 전하는 진심만큼은 그녀가 알아챌 수 있을거라는걸 의심하지 않았다.

'약속 식당' 이라는 간판을 걸고 설이와의 추억이 있는 2가지 메뉴와 살살말랑이라는 이름 없는 풀과 꽃으로 만든 젤리가 이곳의 메뉴다.

끓는 우유에 치즈를 녹여 그걸로 반죽한 밀가루를 뜨거운 프라이팬에 얇게 펴서 구운 다음 둘만 알고있는 재료를 넣어 돌돌말아 노릇하게 구워 낸, 비밀병기. 미완성이지만 꼭 완성해서 맛보여주고 싶었던 파와 감자의 조합으로 만든 파감로맨스(파와 감자가 사랑에 빠졌을때)에 관한 설명이 나올땐 정말이지 군침이 돌았다.^^

약속식당은 비밀병기, 파감로맨스, 살살말랑으로 영업을 시작했고, 조금씩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비밀병기와 살살말랑은 맛본 사람들에게 계속 생각나게 만드는 요리였나보다.

약속식당과 인연을 맺기시작한 인물들의 등장으로 이야기는 힘을 얻어 쭉쭉 나아갔다.

황부장, 왕사장, 고동미, 구주미, 구동찬. 그들 중 분명 설이가 있다.

전생의 모든 기억을 다 잊었대도 상관없으니 채우는 꼭 약속을 지키고 싶다.

전생에도 지금도 가지고 있는 설이의 게 알러지를 단서로 찾아야한다.

누가 설이일까? 이 집에는 어떤 비밀이 있을까? 채우는 어떻게 파감로맨스를 완성시킬까?

중간중간 반전을 실었지만 살짝 예측가능한 흐름이었다.

하지만 스토리자체가 흔들림 없었기에 끝까지 따뜻한 감동을 느낄수 있었다.

끝내 파감로맨스를 완성시켜 맛보여 줄 순 없었지만,

채우는 다른 방식으로 약속을 지켰고 다음 생을 살고 있는 설이에게 값진 선물을 주고 떠난다.

전생의 기억만을 끌어안고 다른 모습의 설이를 받아들을 수 없었다면 그가 환생을 포기하고 얻은 기회가 무용지물이 됐을거다.

자신의 기억으로 잡고 있었던 약속은 채우 스스로가 풀어야할 과제 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살고 있는 지금 이시간에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약속이었다면 그것으로 된거라고 작가가 말해주는 듯했다.

죽어서도 설이를 지켜주겠다던 채우의 약속은 분명히 지켜졌다고 믿는다.

늘 잔잔한 감동을 주는 구미호 식당 시리즈. 이번 약속식당도 참 좋다.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지키기 위해 약속을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이 아닌 지금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 지킬 수 잇는 약속을 해야 한다. 조금은 부족하고 모자라더라도 내가 약속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면

그것으로 된거다." - 244. [약속식당]창작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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