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으로 가기 전에 황선미 선생님이 들려주는 관계 이야기
황선미 지음, 천루 그림, 이보연 상담 / 위즈덤하우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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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나를 너무 모른다!"

 

지옥으로 가기전에 | 위즈덤하우스

글. 황선미

 

 

-황선미 선생님이 들려주는 관계 이야기

큰 아이가 좋아하는 황선미 작가의 책이다. <나쁜 어린이표>와 <마당을 나온 암탉>,<일투성이 제아>를 통해 황선미 작가의 팬이 된 아들에게 권해 줄 마음에 펼쳐본 책이었는데 내 마음이 뭉클 해졌다. 책을 읽는내내 주인공 장루이가 가엽고 안쓰러워서 마음이 아팠고, 나역시 루이 엄마같은 부모일지 몰라, 내 행동을 돌이켜보게 됐다.

대사관에서 일하시는 아빠를 따라 프랑스에 잠깐 살다가 아빠의 향수병으로 다시 돌아오게 된 장루이. 원래 다니던 사립초등학교로 전학을 준비하면서 잠깐 일반 초등학교에 다니게된다. 사립학교 유치원에서부터 프랑스에 가기전까지 루이는 대사님 손자인 유진과 그 일당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었고, 학교 왕따로 친구하나 없는 외로운 학교 생활을 해야했다.그런 루이에겐 다시 사립학교로 돌아가는건 지옥으로 가는 것과 다름없다. 엄마는 루이가 어떻게 학교생활을 했는지 안다. 하지만 심각하게 여기지 않고, 그곳에서 잘 적응하며 지내길 바란다. 아들의 장래를 위해 사립초등학교 생활이 필요하다고 믿기때문이다. 지금 루이의 생각이나 의견은 필요 없다. 그저 엄마가 시킨대로 하기만 하면 된다. 열두살인데도 여전히 엄마가 시킨대로 엄마의 꼭두각시처럼 지내야만 하는 자신이 한심하게 느껴지는 루이. 자신의 생각은 매번 묵살 당하기 일쑤고, 자신의 고민은 늘 어리광쯤으로 여겨진다. 그런엄마에게 자신이 할 수 있는 수준의 소심한 딴짓 으로 반항도 하고, 가끔은 허무맹랑한 행동을 하며 자신을 망가트릴 생각도 해본다. 그리고 요즘은 얼른 스무살이 되어서 집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뿐이다. 잠깐 임시로 다니게 된 학교에서도 루이는 겉돌며 힘들어한다.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할뿐더러 자신의 곁도 주지않는다. 어떤곳에서도 친구 한명 없는 루이가 안쓰러워 읽는 내내 가슴이 아팠다. 학교앞 분식점에서 친구들과 떡볶이 사먹는게 하고 싶고, 이야기가 하고싶고, 장난치며 놀이가 하고 싶은데 루이는 친구들에게 다가가기가 쉽지않다. 그러던중 간신히 용기를 내어 윤기, 미주와 가까워지게 되고 루이는 점점 이 학교가 좋아진다. 하지만 전학날짜가 점점 다가온다. 겨우 친구를 사귀었는데 헤어져야한다. 루이는 이별을 말하는게 힘들다. 작별인사도 없이 전학을 하게 되었고, 엄마 손에 이끌려 지옥같은 사립학교를 들어섰다. 역시 바뀐게 하나없는 유진과 그 일당들. 하지만 루이는 바뀌어있었다. 이제 더이상 괴롭힘을 당하며 한마디도 못하는 왕따가 아니다. 루이는 무작정 학교를 나왔다.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작별 인사를 해야겠다고 그리고 이전학교 앞에서 윤기를 만난다. 그리고 둘은 우정을 확인한다. 이제 루이는 새학교에서도 아무말도 못하는 왕따가 아니다. 그리고 전학은 했지만 이전 학교에서 만난 친구들과의 우정을 쌓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변했다. 그런 루이의 모습을 지켜보며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마지막으로 사사건건 부딪히기만 했던 엄마와의 관계도 조금씩 얽힌 실타래가 풀리듯 서로를 이해하려 노력하며 풀어간다.

 

 아동문학 작가 황선미 작가가 아이들이 가장 친밀하게 접하는 다섯 가지 관계 속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심리에 대해 동화로 풀어 주고, 이보연 아동심리 전문가가 해당 주제에 대해 심리 카운슬링을 덧붙이는 형식의 새로운 시리즈이다. 이 책은 시리즈 마지막 다섯 번째 책이다. <건방진 장루이와 68일>, <할머니와 수상한 그림자>, <내가 김소연진아일 동안>, <나에게 없는 딱 세 가지>에 이은 책으로 부모와 자식과의 관계 이야기를 담았다.

어느집에서나 있을 법한 부모와 자식의 소통문제. 루이의 모습으로 바라본 우리 아이들의 입장이 다분히 이해되었다. 그동안 나역시 루이 엄마처럼 일방적으로 내 이야기만 들으라고, 그것이 다 널 위한거라고 내 의견만 관철 시킨것은 아닌지 돌아보고 반성하게 되는 계기가 된 책이다. 책은 단순히 동화 한 편을 소개하는 것으로 끝내는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상담을 통해 상처받았을 아이들의 마음까지 보듬었다. 아이들 입장에서 아이들 시선으로 바로본 부모의 모습과 자신이 진정한 주인으로 살아갈 수 있는 법을 소개하고 있어 좋았다.

늘 편이 되어주고 늘 믿고 의지할 수 있는 부모가 되어주고 싶지만 자식과 부모의 갈등은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하게 되는것 같다. 미움과 사랑이 교차하는 관계라고 말하는 부모와 자식 사이. 현명하게 서로의 마음을 읽고 이해하면서 사사건건 부닥치는 상황들을 줄여나갈 수 있길 바라본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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