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의 고래 - 중학교 국어교과서 수록도서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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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방황해도 끝내는 반짝반짝 빛날 10대들의 이야기"

 

주머니 속의 고래 | 밤티

글. 이금이

 

 

이금이 작가의 책은 <유진과 유진>으로 먼저 만났었다. 상처를 치유해 나가는 두소녀의 스토리가 가슴 아프게 감동적이어서 아이가 청소년이 되었을때 꼭 읽혀주고 싶은 책 1순위로 찜해놓고 있었다. 감동이 무색하게 왜 그동안 작가의 다른 책을 찾아 볼 생각을 못했을까? 책은 2008년에 발간 된 <주머니 속의 고래>의 개정판으로 장미꽃이 흐드러지게 핀 맑은 날 주인공 연호의 모습을 표지로 장식했다. 책을 읽다가 만난 문장으로 '표지의 그림이 연호구니~' 했는데 뒷표지의 네명의 아이들도 누가 누구인지 가늠할 수 있을 정도로 캐릭터들의 특징을 잘 살려 옮겼다. 구판 표지에 비해 개정판의 그림이 왠지 더 하이틴소설같은 느낌이라 좋았다~^^

"잘생긴 얼굴만 믿고 연예인을 꿈꾸다 좌절하는 민기, 꿈을 찾았지만 길을 못 찾는 현중, 내면의 상처 때문에 괴로운 준희, 가난 때문에 꿈조차 사치인 연호, 16세 아이들이 펼쳐 놓는 마음 깊숙한 이야기!" 라는 책의 짧은 소개 글이 시선을 끌었다. 책은 주인공 민기, 현중, 준희, 연호의 이야기를 한 챕터씩 돌아가며 전해준다. 같은 상황의 같은 사건의 일도 다른 감정이나 시선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책을 읽는 재미가 배가됐다. 잘 생긴 외모덕분에 길가다가도 연예 기획사의 명함을 받아오곤 하는 민기, 하지만 특별한 끼나 재능이 없어서 오디션을 보는 족족 떨어진다. 그의 친구 현중도 연예인이 꿈이지만 녹록치않다. 마찬가지로 이렇다할 끼나 재능은 없다. 대신 현중은 컴퓨터를 잘 다룬다. 랩을 좋아하고 잘하는 준희, 준희는 얼굴에 큰점이 있어 아이들에게 놀림을 받은적이 있다. 하지만 그보다 더 상처는 공개입양아라는 사실이다. 좋은 부모를 만나 가족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지만 늘 존재의 의미를 찾고 있고, 내면의 상처가 있다. 그리고 연호. 연호는 눈이 보이지 않는 외증조할머니와 민기집 단칸방에 세들어산다. 하지만 이마저도 곧 도로확장 공사로 헐리게 될 예정이다. 지독한 가난과 절망적인 상황에 놓인 연호는 꿈을 꾸는것조차 사치이다. 하지만 연호에겐 특출난 재능이 있다.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잘 하게되는 노래부르기 말이다.

4명의 아이들 모두 어쩌다 연예인이란 꿈을 자의든 타의든 공통분모로 가지고 있다. 아이들 모두 각자의 삶의 무게를 견디며 살아가고 있는데 그런와중에도 민기와 현중의 이야기를 읽을땐 유쾌하고 따뜻함이 느껴졌고, 준희와 연호의 이야기를 읽을땐 안타까움이 느껴졌다. 그 중 연호의 이야기는 절망 그자체여서 더 마음이 가고 가슴아팠다. 보호자인 91세의 외증조할머니는 지금 앞이 보이지 않으시고, 무책임한 부모와 가난은 그녀의 재능과 끼를 덮어버리게 만들었다. 거기다 월세로 있던 민기네 단칸방에서 나와 화장실도 없는 지하방으로 이사까지 가게됐다. 어떻게 16살 아이가 이 고통의 무게를 견디며 살았을까? 아이가 오롯이 견디기엔 너무 큰 짐이었는데 다행히 연호는 민기 엄마, 담임선생님 같은 좋은 어른들을 만나 절망에서 벗어난다. 네 명의 아이들과 그 가족들의 이야기는 씁쓸하면서도 따뜻하고 절망적이면서도 희망적이었다.

각자의 가슴속 주머니에 고이 넣고 다니는 고래가 희망을 가득품고 자라서 큰 바다에 닿을 수 있도록 아이들곁에서 좋은 어른이 되어주고 싶다. 아이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 어른으로 자라게 될지 알 수는 없지만 어떤 꿈을 꾸든 응원해주기로 다짐해본다. 세상에 많은 민기가 현중이가 준희와 연호가 버티고 지켜온 것들을 잃지않고 다양하고 많은 꿈을 꿀 수 있도록 말이다. '꿈은, 그 꿈을 꾸는 사람만이 이룰 수 있다'는 작가의 말이 가슴에 콕 박히는 날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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