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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멈추기 위해 떠나는 사람들 - 청소년을 위한 난민 이야기
하영식 지음 / 뜨인돌 / 2021년 2월
평점 :
"청소년을 위한 난민 이야기"

난민, 멈추기 위해 떠나는 사람들 | 뜨인돌
글. 하영식
책을 읽고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로맨스도 신파도 아닌데 한동안 눈물이 멈추지 않아 먹먹했다. 아마도 감정이입이란걸 했기 때문일것이다. 우리 할머니, 어머니 세대가 겪었던 전쟁이야기와 우리가 알고있는 진실로 그들의 고통을 가늠할 수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우리역시 남과 북으로 나뉘어 전쟁을 쉬고 있을뿐 틀어지면 언제든 지금 그들의 삶이 우리의 삶이 될 수도 있기에 더욱 그러했다.
국제분쟁 전문 기자 겸 난민 전문 작가인 저자가 쓴 이 책 한권이 전쟁과 난민, 그리고 그들의 인권에 대한 아이들과 나의 생각을 바꾸어주었다. 그동안 색안경을 끼고 있었고, 직면한 진실을 체감하지 못했다. 저자는 책을 통해 제대로 알라고! 잊지말고 기억하라고!말해주는 듯했다. 어쩌면 우리가 할 일은 그들의 소식을 제대로 알고 국제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행동하는 일일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든 말이다.


중동지역은 아직도 전쟁이 진행중이고 그 전쟁의 피해는 고스란히 그곳에 사는 평범한 사람들과 힘없는 어린이들이 지고 있다. 모든걸 빼앗기고 불안 속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은 용기를 내어 목숨을 걸고 폐허가 된 자신의 나라를 떠나야했다. 살아야했기에 말이다. 책은 중동지역의 난민들의 이야기를 전한다. 그들이 왜 난민이 되었으며 자신의 나라를 떠나며 어떤 고난을 겪었고,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를.. 그리고 현재 그들의 삶이 어떠한지를 말이다. 생생한 피난 이야기에선 우리아이들이 오버랩이 되어 가슴이 찢어질것 같았다. 먹지도 자지도 못하고 망망대해를 건너기 위해 배에 올라타 울고 있는 아이들의 입을 틀어막고, 겨우 도착한 제 3국. 그곳에서도 그들을 두손 벌려 환영하지 않으니 거대한 장벽을 다시한번 넘어야한다. 그과정이 너무 처절해서 깊은 한숨과 함께 자꾸만 눈물이 흘렀다. 저자가 알려주는 전쟁이야기와 주위 나라들의 무관심과 탄압에 관한 이야기들은 동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에게 일침을 가한다. 분쟁국가의 어느곳에선 이렇게 목숨을 걸고 생존권을 보장받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이 있는데 멀리떨어진 이곳에선 모든걸 가지고도 하기싫다고, 먹기싫다고, 귀찮다고 툴툴거리는 이가 있으니 신의 가호가 골고루 뻗치지 못한듯 하다. 책에 실린 일곱 챕터중 여섯챕터에 실린 난민 이야기의 마지막부분에 현재 다른나라에서 생활하고 있는 청소년 난민들의 편지글이 소개된다. 살고 싶고, 일하고 싶고, 공부하고 싶어서 목숨을 걸고 국경을 넘어온 그들의 이야기에 가슴이 쓰라렸다. 가족과 헤어지고, 나라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며, 다른나라 말을 쓰고 배우며 살기위해 차별과 멸시를 견디는 그들. 온 가족이 하루 빨리 안전한 땅에 모여 평화롭게 사는 게 가장 큰 꿈이라고 말하는 그들. 우린 지금 그들을 위해 무엇이든 해야만 한다. 누구의 책임인지를 가릴 문제가 아니라 누구랄것도 없이 해야만 하는 일이다.

"난민과 이주민에 대한 배척과 외면은 인간이 지녀야할 최소한의 도리를 거부하는 범죄" 라고 말한 강우일 주교의 기사가 떠오른다. 우리는 그들을 배척하는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고, 그들이 내민 손을 뿌리치지않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될것이다. 우리가 겪었던 일들을 기억하자! 누구보다 나라잃은 설움을 뼈져리게 통감한다면 그들을 인정하는 일이 어렵지 않을것이다. 책을 같이 읽은 큰아이는 난민이 된 아이들이 너무 용감하다고 말했다. 자신이라면 그리고 7살 동생이라면 그렇게 부모의 손에 이끌려 먼 타국까지 가지 못했을것 같다고.. 그리고 전쟁을 불사한 강대국들의 난민을 향한 부적절한 대응이 무책임하다고 말했다. 이제 아이들도 안다. 지금 자신이 누리고 있는 이 평화가 얼마나 감사한지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 <난민, 멈추기 위해 떠나는 사람들> 책을 펴낸 저자와 출판사에 감사한 맘을 전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