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책을 권합니다 - 북큐레이터가 들려주는 책방 이야기
노희정 지음 / 소동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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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하루 쌓아온 20년 책방 운영 노하우 & 미래의 서점

오늘도 책을 권합니다 | 소동

 글. 노희정

나는 책이 주는 특유의 냄새를 좋아한다. 오래된 책을 펼쳤을때 나는 퀴퀴하고 눅눅한 냄새도, 새 책을 펼쳤을때 나는 잉크가 덜 마른듯한 새종이 냄새도... 특히 도서관과 서점에 들어갔을때 맡게되는 많은 책들이 풍기는 냄새들은 무엇과도 견줄수 없는 행복이다. 책세상에 들어갔다는 느낌을 몇개의 감각이 예민하게 기억하고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책이 들어 찬 공간에 들어서면 늘 설레고 즐겁다. 그런 곳에서 또 마음에 쏙 드는 책을 발견하게 된다면 더할나위없이 행복하다. 그런 날이면 책 냄새가 몇배는 더 좋다.. 하지만 늘 성공하는것은 아니니 아쉬울때가 있는데 그럴때면 누가 지금 내 마음을 읽고 딱 필요한 책을 추천해줬으면 하고 바랄때가 있다. 실패하지않고 좋은 책을 만나고 싶은 욕심이자 내 책장 컬렉션을 제대로 채우고 싶은 소망일듯.. 그런 의미에서 즐거운 마음으로 책을 권하는 책방지기의 책 <오늘도 책을 권합니다>는 나의 또다른 감각을 채워줄 고마운 책이 될듯하다.

 

여기 북큐레이션으로 20년을 유지해 온 어린이.청소년 전문 책방 '곰곰이'가 있다. '곰곰이 생각한다'의 뜻을 가진 '곰곰이' 책방. 그곳에는 책방지기들의 고군분투와 그곳을 찾아오는 사람들 그리고 그곳을 채우는 책에 관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저자는 부산 해운대에서 남편과 함께 책방을 열고 좋은 책을 독자에게 권하는 일을 20년째 하고 있다. 대부분의 책방지기들이 그렇듯 책을 너무 사랑해서 시작한 일이기에 그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열정이 느껴졌다. 책은 그야말로 책방운영에 관한 모든것이 담겨있다. 책방을 차리는 방법, 독자들과 소통하는 법, 책방지기들이 지켜야 할 운영 원칙들, 북큐레이터의 역할, 출판사, 도서 유통과의 관계 등을 참고하여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는 노하우가 빼곡하다. 그러니 책과 관련된 일을 원하는 모든 이들에게 반가운 책 임에 틀림없다. 저자는15챕터에 나눠 참고할 수 있는 책방운영 노하우를 실었고, 각 챕터의 마지막엔 <곰곰이 책방 이야기>를 실어 책방지기의 철학을 들여다 볼 수 있게 했다. 어떻게 이 책방은 20년을 한결같이 고객들과 소통하고 유치할 수 있었을까? 그건 고객이 오기를 기다리지 않고 오고 싶게끔 만든 책방지기들의 열정 덕분일것이다. 책방 '곰곰이'가 다른 책방과 다른 것은 북클리닉 업무를 함께 병행했고 북큐레이션과 여러강좌를 함께 운영했다는 점이다. 저자는 북큐레이션과 북큐레이터의 역할과 책방'곰곰이'를 살린 프로그램, 그리고 시행착오를 거친 프로그램에 관한 정보를 아낌없이 공유했다.

 

 

북큐레이션이란 독자가 원하는 방향과 주제에 맞게 책을 선정하여 제안하는 것을 말한다. 매일 쏟아져 나오는 책들 속에서 책을 제대로 고르기란 쉽지 않은 일인데 책 소개를 잘해주는 북큐레이터를 만난다면 원하는 책을 실패없이 만날수 있을것이다. 책을 잘 추천해주는 북큐레이터가 있는 곳이라면 고객들의 발길이 저절로 그곳 책방을 향하지 않을까? 북큐레이터들은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고 연령, 상황에 맞는 책을 추천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 전문가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일반 독자들보다 더 면밀히 책을 검토해 작가나 출판사에 대한 배경지식이 많아야하고 매일 도착하는 신간도 빨리 파악해야하므로 시간을 쪼개 정독하고 권해야한다고 한다. 자신의 독서 데이터를 계속 쌓으며 책 목록이 늘 몸에 붙어 있어야 하는 북큐레이터 일은 책을 사랑하지 않으면 불가능할것 같다. 책에 대한 호기심과 관심이 바탕이 되어야 하고 기본적으로 책이 좋아야 할 수 있는 일임에 틀림없다.

그리고 이어지는 책방'곰곰이'만의 프로그램 소개들. 어린이들과 청소년을 상대로 진행한 독서강좌는 탐이 날 정도였고, 북클리닉을 신청해서 우리집 책장도 점검받고 아이와 나에게 맞는 책도 추천받고 싶어졌다. 저자는 함께 가는 책방, 오래 가는 책방이 되려면 유의해야할 점과 미래의 책방에 관한 당부도 잊지않는다. 책방이라고 단순히 책만 잘 팔면 되는 곳이라는 막연한 생각을 했던것이 부끄러워졌다.

다양한 프로그램과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들 그리고 책을 사랑하는 열정이 '곰곰이'책방이 20년을 승승장구하게 된 비결일것이다. 또 살짝 어쩌면 이곳이 어린이, 청소년 전문 책방이어서 가능한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책방이란 공간에 들어섰을때 아이들이 어디서든 즐겁게 책을 읽을 수 있고, 토론 할 수 있고, 작가를 만날 수 있으며, 책과 관련된 모든것을 꿈꾸고 상상하는게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아이가 좋은 책과 함께 성장하고 꿈을 꾼다면 더 바랄것도 없을것 같다. 이미 가능할지도 모르겠다. 여기 이렇게 열정 가득한 책방지기들이 지키고 있고 준비된 공간을 가진 책방'곰곰이' 같은 곳에서라면 말이다. 꼭 부산'곰곰이' 책방에 들러 아이들의 책도 고르고 북큐레이터가 추천하는 나에게 맞는 좋은 책도 만나야겠다 생각했다. . 그곳의 책냄새는 또 어떻게 기억될지 벌써부터 설렌다.

"북큐레이션이 잘되어 있으면 책을 싫어했던 사람도 책을 선호하게끔 해주고 책을 좋아했던 사람에게는 새로운 책의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다. 가장 큰 효과는 좋은 책을 고르는 안목이 생기고 책이 주는 즐거움이 자리 잡는다는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고 쓴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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