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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초록색 가족 ㅣ 튼튼한 나무 30
토마 라바셰리 지음, 김지애 옮김 / 씨드북(주) / 2018년 10월
평점 :
절판

나의 초록색 가족 / 씨드북
글. 토마 라바셰리
제목부터 이목을 끄는 괜찮은 그림책 한권을 만났다.
표지만 보아도 책이 무슨말을 하고있는지 알것같다.^^*
팔이 네개 달린 초록색 가족을 맞이한 아시아계 여자아이.
지나치게 몸집이 작아보이는 이 아이의 표정만 우울해보이고
나머지 가족들은 즐거워보인다.
'2018 벨기에프랑스어 공동체 어린이 문학 대상'을 받은 이 책은
벨기에 작가 토마 라바셰리가 자신의 입양된 동생에게 영감을 얻어 쓰게 됐다고 한다.
<나의 초록색 가족>

핵가족의 형태가 보통의 가족의 모습으로 자리매김한 오늘날
이 책은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있다는것을 알게해주는 고마운 책인것 같다.
그 중, 무거울수 있는 '입양'이라는 주제를 유쾌하고 재밌게 풀어낸듯..

"나는 내 나라와 내가 살던 지구를 떠났어."
주인공은 우주선을 타고 우주정거장에서 기다리고 있는 새 가족을 만나러 간다.
외계인을 새로운 가족으로 맞이해야 하는 주인공.
도착해서 보니 이 별 사람들은 죄다 초록색이고 팔이 네 개에,
귀가 뾰족하고 키도 무지크다.
하는 말도 한마디도 알아들을수가 없고,
진흙맛이 나는 액체괴물 같은 걸 먹는다.
'구굴 구덕'이라는 특이한 새이름도 생겼고,
아주 으리으리한 집에 자기만의 방도 만들어졌다.
많은 인형들로 꾸며져 있지만
괴상하고 이상하게 생긴 인형들 때문에 겁이 난다.
슬퍼진 구굴구덕은 우주선을 타고 살던 곳으로 돌아가고 싶다.
하지만 이내 마음을 돌린다.
지구에는 아직 어린 자신을 돌봐 줄 사람이 없으니까ㅜㅜ
그리고 결심한다. 새로운 초록색 가족과 함께 살기로..
구굴구덕은 그 곳 사람들의 말과 글을 배우고, 그곳의 생활을 배운다.
점차 그곳의 생활에 익숙해진 구굴구덕은 자신과 다른 그들의 모습을 부러워한다.
그들과 비슷해지려고 물감을 칠하고, 기다란 장화를 신고,
나뭇잎을 모아 머리에 쓴다.
하지만 구굴구덕의 부모님과 오빠는 그녀를 있는 그대로 사랑한다.
외계인의 삶도 지구인의 삶과 별반 다르지않다.
학교를 다니고, 친구를 사귀고, 운동을 하고, 생일을 축하한다.
꿈을 꾸는 것 같은 이 행성에서의 행복한 하루하루.
이제 더이상 지구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
지금 그녀의 삶은 그곳에 있고, 그녀의 이름은 구굴구덕이니까.
앞으로도 영원히.

시간이 흘러 어엿한 숙녀가 된 구글구덕은
그녀를 열심히 쫓아다니던 베르딕과 결혼하게 되고 아이를 낳는다.
구글구덕은 태어날 아기가 베르딕을 닮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아기가 세상에 태어나던 날.. 부모님과 오빠가 아기를 보러왔고
다들 그녀의 아기가 은하계를 통틀어 가장 예쁘다고 칭찬했다.
그리고 그녀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구글구덕과 베르딕이 탄생시킨 또 다른 형태의 가족!
은하계를 통틀어 가장 예쁜 구글구덕의 아기모습은 상상에 맡겨본다ㅋㅋ
잘 그려진 그림과,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글.
지구도 모자라 우주로 입양된 구글구덕의 모습이
한때 입양천국이었던 우리나라의 아픈 단면을 떠오르게해서 씁쓸했다.
생긴 모습도, 생활모습도, 말도 글도 다르지만
그곳에서의 생활을 받아들이고 적응한 주인공.
만난 순간부터 진심으로 자신을 사랑해준 이들 덕분일것이다.
모든 순간을 함께 하며 그들은 진정한 가족으로 거듭나게 됐고,
다르다는것은 문제가 될 수 없었다.
무거운 주제였지만 아이와 함께 아무런 편견없이 유쾌하게 읽어 볼 수 있었다.
사랑이 넘치는 많은 형태의 가족들의 모습을 엿볼수 있는,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