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감추는 날
황선미 지음, 조미자 그림 / 이마주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일기 감추는 날 / 이마주

글.황선미,  그림.조미자


제가 좋아하는 '마당을 나온 암탉' 과

아들이 좋아하는 '나쁜 어린이표'를 지은 황선미 작가의 또다른 대표작.

2003년에 출간된 책이 조미자 작가의 그림과 더해져 재출간 되었네요.

박수짝짝~~!!


'일기'하면 힘들었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데

특히 방학숙제로 매일매일 써야하는 일기가 가장 골치아팠던것 같아요.

그 많은 일기를 선생님이 일일이 다 읽어보실리 없을텐데도

미루고 미뤘다 개학전에 거짓으로 적는다고 항상 고생했던 기억이 있네요.ㅋㅋ

날씨 체크를 안해둬서 학교가서 날씨를 배껴적은 기억도 있고..

그러니 초등학교때 일기는 온통 '거짓 일기' 투성이지요

'일기'를 '일기답게' 적기 시작한건 검사가 없어진 후 부터인것 같아요.

검사없이 내 맘을 솔직하게 적기 시작한 중학교때 부터인듯..

나의 어린시절 일기추억이 그러하니

숙제 검사가 있는 날엔 항상 즐겁고, 좋았던 일만 적으려는 10살 아들의 맘이 이해가 되더라구요.

우리아들의 일기장엔 혼난 일, 속상했던 일, 슬펐던 일이 없습니다.

누가 보면 행복충만한 아이인줄 알겠지만

단지, 선생님이 읽어보는 일기는 부끄러워  솔직하게는 절대 못적겠다는게 이유입니다.


그런 아이에게 '일기 감추는 날' 주인공 동민이는 맘에 쏙드는 대변인이었나봅니다.

읽으면서 감정이입 해선 "내말이~~~"를 연발하더라구요ㅋㅋ

저두 함께 읽어보곤 격하게 공감도 하게되고, 반성도 하게 됐네요.


일기 감추는 날

 

 

 

주인공 동민이는 엄마가 맞춰준 스케줄대로 움직이며

싫은 내색 하지 않는 말을 삼키는 아이입니다.

조용하고 소심한 성격탓에 다소 억울한 일이 있어도 당하고마는 아이이지요.

어른들이 나쁜짓이라고 단정지은 아파트 울타리를 넘는 일을 한 경수와의 오해로

학교가 가기싫어진 동민이.

자신보다 덩치도 훨씬크고, 싸움도 잘하는 경수가

 싸움을 걸며 으름장을 놓았으니 곤욕이었을거에요.

그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져서 저도 조마조마했답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도움을 요청했지만 특별한 도움이 되지 못한 엄마와,

자기 편이 되어줄줄 알았는데 되려 혼만 낸 선생님이 미워지지요.

일기장에 모두 적은것이 후회가 되는 동민이입니다.

그래도 숙제이니 열심히 일기를 쓰는 동민이.

엄마, 아빠가 싸운 내용을 적은 날. 몰래 일기를 훔쳐본 엄마가

부끄러우니 지우고 다시쓰라고 자고 있는 동민이를 깨웁니다.

그후로 훔쳐보는 엄마도, 검사하는 선생님도, 오해하는 친구도 싫어서

일기가 사라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곤 일기 검사날에 처음으로 일기를 제출하지 않게 되지요.

물론 벌로 벌청소를 하고 교실 문단속까지 해야했지만

그런 일보다 검사받는게 더 싫어졌던 동민이.

계속해서 일기검사를 받지 않는 동민이에게 선생님은 엄마를 모셔오라고 하고,

동민이는 선생님께 용기내어 일기 검사 받기 싫다고 이야기를 합니다.

그리고 일기장에 편지를 적어 제출하게 되지요.


"며칠 동안 일기는 못 씁니다. 왜냐하면 비밀이거든요. 조금만 말씀 드리자면,

엄마가 아직도 슬프기 때문이에요. 이런건 일기가 아니다 하시면

계속 계속 문 잠그는 아이가 될게요"


편지내용이 너무 맘 아팠어요.

거짓말을 적지 않는 너무 착한 아이.

엄마가 슬퍼하는 비밀이니 솔직하게 적을 수 없는,

그래서 일기 검사를 받을 수 없는 아이의 아음이 이해가 됐거든요. 

마지막엔 선생님께서 어느정도 배려해주시며 동민이의 커다란 걱정을 덜어주십니다.

그날 아침은 아파트 울타리를 넘기로 단단히 마음먹고,

뛰어넘기에 성공한 날이었는데 그 기운이 닿았나봐요~^^


그동안 아이에게 좋은일도, 나쁜 일도 적는게 일기라고..

있었던 일을 가감없이 적으라고 잔소리를 했던 내가 부끄러워졌어요.

나역시 어린시절 쓰기싫은 일기를 붙잡고 씨름하고 지어내 적기를 수없이 했으면서..

이제는 아이의 일기를 훔쳐보지 않고, 쓰고싶은대로 쓸수있게 조용히 지켜봐야겠습니다.


일기는

지금 돌이켜보면 힘든 과제였지만 재밌었던 추억이었고,

다시 들춰보면 또 너무나도 소중한 이야깃거리가 담겨져있는

보물상자 같습니다.


 

아이가 지금은 누구를 위한 일기 검사인지 알수 없겠지만

나중에 자라서 진짜 일기를 쓰게 될때에는

분명 지금 쓰고 있는 일기가 이야기를 만들어줄 밑거름이 될거라 믿어봅니다.


 

말을 감추고, 행동을 감추며 문을 잠갔던 동민이가

결계(?)를 풀고 울타리를 뛰어 넘는 용기를 보인것처럼

우리아이들도 한뼘씩 더 자라있겠지요.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된 좋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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