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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홍구와 함께 걷다 - 평화의 눈길로 돌아본 한국 현대사
한홍구 지음 / 검둥소 / 2009년 11월
평점 :
1학기 사회 수업 중 현대사 수업 중 사진과 옛 가요로 한국전쟁 전 후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교대 시절 교수님 강의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강의를 녹취했던 친구의 도움과 몇 몇 책들, 부산을 돌며 찍은 사진들을 토대로 아이들과 한 수업이었지요. 교과서 속의 몇 줄, 그리고 그 간 6월 도서관에서 읽은 책을 토대로 한국 전쟁에 대해 알던 아이들이 전쟁을 겪는 시간동안 '민간인'은 어떠했는지, '평화'가 왜 중요한지에 대한 생각을 해보도록 안네의 일기, 빼앗긴 내일을 도입하기 전에 한 수업이었는데, 생각보다 그리고 감당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 것보다 아이들의 토론이 깊어진 수업이었습니다. 이 책의 첫 챕터는 그 수업을 했을 때 아이들과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가 담겨있었습니다. 교실에서 읽어주기를 하기엔 다소 부담스러운 표현들이 있기는 했지만, 그 수업에 관심을 가졌던 우리 반 녀석 왈 " 선생님, 이 책이 좀 더 일찍 출간되었으면 6월에 읽었어야했겠는데요?" "이 책 안 읽고 전쟁 기념관 다녀온 것 좀 아까워요" 하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회와 역사에 대한 관심이 높은 녀석들, 문제의식과 새로운 시각에 대한 호기심이 있는 녀석들의 반응은 책에 대해 호의적이었습니다. 동시에 한 편에선 "선생님, 이 책 좀 부담스러워요."한 아이들도 있었구요. 정신없는 12월 받은 책이어서 제가 읽어보지 않은 채로 읽어주기가 시작되었던 첫 챕터에 대한 반응이 양분되었기 때문에 아이들은 읽어주기 대신 아이들 스스로 읽어도 되겠다는 판단이 서는 사람이 스스로 읽는 것이 좋겠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이 책은 서울 근교에 있는 한국 근현대사와 관련된 공간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그 공간에 대해, 또 우리의 현대사에 대한 시각을 다시 한 번 새롭게 하도록 하는 책이지요. 아이들과 1학기 사회 수업을 하며 함께 나누고 싶었던 이야기들이 책의 곳곳에 있습니다. 다만, 책을 읽는 시기에 대해서는 개개인 아이들에 따라 조절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과서 속의 서재필, 전 이승만 대통령과 책 속의 이야기, 평가가 다르기 때문에,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이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는 장소를 넘어서 우리의 현대사의 아픔을 가졌다는 사실에, 저자인 한 홍구 교수님과 역사의 현장을 함께 걷는 대학생들에게는 그저 뼈있는 농담으로 넘길 수 있을 박정희 일화나 29만원 이야기가 아직 초등학생인 우리 아이들에게는 조금 어렵고 불편한 진실인 탓에 읽으면서도 자꾸만 책을 제게로 가지고 나오는 아이들이 있거든요. 그래도 책을 읽으며 우리의 현대사에 대해 궁금해하고, 시인 김남주에 대해 궁금해하며, 자신들이 읽을 수 있는 근 현대사 책을 찾아 자꾸만 도서관을 찾아가는 아이들입니다. 아이들에게 우리 현대사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새로운 시각이 있음을 알게 한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