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펄전의 생애
리처드 데이 지음, 손주철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02년 6월
평점 :
품절


28살 한 청년이 우리 교회 청년부에 처음으로 출석했다. 그 청년은 3주 전에 시내 중심가에서 개인전도를 할 때 만난 청년으로 그 날 영접 기도까지 했던 전도의 열매였다. 2시간 30분 남짓 전도를 하며, 한 영혼도 영접하지 못한 나는 하나님께 이렇게 기도드렸다.

“하나님 제게 있는 것이 8,000원과 시간, 그리고 튼튼한 체력입니다. 은과 금은 없으나 제게 있는 것으로 하나님의 영혼을 위해 드립니다. 오늘 개인전도는 한 영혼이 주님을 영접할 때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기도를 드리고 난지 이십 여분 후에 한 청년을 만났다. 바쁘게 걸어가는 발걸음이었지만, “선생님 저는 근처 교회에 다니는 청년인데 시간있으십니까? 괜찮으시다면 제가 알고 있는 예수님에 대해서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제 인생을 바꾸신 너무나 좋으신 분이시거든요.”

이렇게 시작된 대화는 근처 앉을 만한 의자에서 계속 이어졌고, 결국 영접 기도까지 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내용이 믿어지신다면, 이 기도문을 한 번 읽어보세요. 믿으세요? 그렇다면 저를 따라 기도하시면 됩니다.”

내가 한 문장, 그 청년이 한 문장... 이렇게 영접 기도를 마치고 나니, 천상에서는 환영 축복송이 울려 퍼지는 것 같았고, 하나님께 대한 감사의 마음이 흘러넘쳤다.


이 청년이 바로 우리 교회 청년부에 출석한 바로 그 청년이다.

내가 직접 계획하여 개인전도를 나간 것은 처음이다. 개인전도에 대하여 훈련받은 것도 없고, 누군가가 명령한 것도 아니지만(결국 예수님이 명령한 셈이지만), 나는 한 달에 3시간은 개인전도를 하리라고 생각을 했다. 많지 않은 시간이지만, 그 전도하는 시간을 통해 한 영혼을 향한 예수님의 사랑을 느끼고, 성령 충만을 체험하고 싶었다.


이러한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찰스 스펄전 목사님의 전기 『스펄전의 생애』을 읽었기 때문이다. 나는 스펄전 목사님을 거대한 군중 앞에서 대중 설교를 하시는 분으로 생각하고 있었으나, 목사님은 실제로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개인 전도에 힘쓰셨다. 리처드 데이는 이렇게 썼다.


“(스펄전의) 거룩한 웅변술보다도 훨씬 더 고상한 기술을 발휘하는 또 다른 스펄전의 모습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뉴윙턴 버츠의 한 행상인, 고아원의 한 초라한 소년, 빈민가에서 자신의 순찰 구역을 순시하고 있는 한 이름없는 순경과 장시간을 보내는 스펄전의 모습이었다.”(p.168)


이 책을 통해 스펄전이 가진 군중을 움직이는 놀라운 기술과 인간의 마음을 훤히 들여다보는 신비한 능력이 개인적으로 전도하고 상담하며 보낸 시간 덕분임을 느끼게 되자, 나는 개인전도를 하기로 결심할 수 밖에 없었다. 스펄전의 기쁨에 참여하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그날 하루 동안 개인적으로 약 30명의 심령들 혹은 그 이상의 심령들을 만났을 것이다. 나는 너무나 기뻐서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도 전혀 모르고 있었다.”(p.172)


『스펄전의 생애』를 읽으며 느낀 감격과 깨달음은 스펄전의 개인전도에 대한 열정 이외에도 아주 많다. 스펄전 목사님의 능력의 또 다른 근원은 그의 기도에 있다. 역시 기도는 하나님께 크게 쓰임받았던 모든 영적 거인들의 필수품이다. 스펄전의 기도는 예수님이 바로 곁에 계시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진실되고 간절했다고 한다.

리처드 데이는 “스펄전의 기도의 능력과 그의 개인 기도 생활은 아마도 이 다재자능한 사람이 갖고 있는 가장 탁월한 면이었을 것이다”고 썼다.(p.232) 메트로폴리탄 성전에서 스펄전의 말씀을 들었던 이들은 예배 순서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부분이 스펄전의 강단 기도였다고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래서, 스펄전 목사님이 대예배 때 강단에서 하신 26편의 기도를 엮은 책을 발견했을 때 나는 무척이나 기뻤고, 지금 그 책 『스펄전의 기도』(생명의말씀사)는 내 손 앞에 있다.


스펄전 목사님이 아내 수산나와 이룬 행복한 가정 생활도 28살 청년인 나에게 많은 위로와 설레임을 안겨 주었다.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는 나에게 하나의 본보기가 되어주었다. 스펄전 목사님이 하나님 나라로 떠나고 난 후, 수산나가 남편을 회상하며 느끼는 감정들과 남편의 초상화를 쳐다보며 내뱉는 흐느낌의 독백(p.114)은 가슴아프면서도 정말 아름다웠다. 이 리뷰를 쓰며 그 부분을 다시 한 번 읽었는데 여전히 가슴이 절절해지고, 스펄전 부부의 사랑을 갈망하게 된다.


스펄전의 훌륭한 성품도 아주 큰 도전을 주었다. 스펄전의 성품은 나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뛰어났겠지만, 그 성품을 만드신 이가 예수님이기에 나도 훌륭한 성품을 갖기를 소망하고 용기를 얻게 된다. 나는 스펄전 목사님이 믿었던 바로 그 예수님을 따르고 있으니까.


책의 표지에는 스펄전 목사님을 ‘최후의 청교도, 최고의 설교자’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최고의 설교자라는 데에는 공감하나, 최후의 청교도라는 말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최후의 청교도라는 별칭은 쓰지 말자. 하나님은 또 다른 스펄전과 같은 인물을 이 세상에 보내실 수 있으시니 오히려, 스펄전 목사님 같은 영적 거인들이 시대마다 다시 태어나길 기도하자. 이미 20세기에는 제임스 패커와 마틴 로이드 존스 목사님이 청교도를 이어가고 계시지 않은가!

스펄전 목사님은 청교도 중에서도 존 번연의 『천로역정』을 생애 동안 100번 이상 읽었다. 임종 시에는 그의 서재에 7천 권의 청교도 서적이 꽂혀 있을 정도로 청교도를 사랑하셨다. 스펄전은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만약 두 사람의 사도들이 더 필요하다면, 조지 휘트필드나 존 웨슬리보다 더 적합한 인물은 없을 것이라고 믿습니다.”(p.122)

스펄전 목사님이 특히 사랑했던 청교도는 조지 휘트필드였다.

“그는 실로 살아 있었다! 휘트필드는 아주 생동적이었고 아주 열렬했으며 모든 날개를 활짝 펴고 힘차게 비상하였으며 강력하였다. 주님 다음으로 내가 닮고 싶은 사람은 바로 조지 휘트필드이다.”(p.123)

스펄전 목사님의 청교도에 대한 열정을 보며 나 역시도 청교도 서적을 읽게 되었다. 조나단 에드워즈의 서적들을 사고, 청교도에 대한 입문서 격인 에롤 헐스의 『청교도들은 누구인가?』를 읽으며, 리차드 백스터와 존 오웬의 서적들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토마스 왓슨이나 루이스 베일리의 서적을 구입하여 읽을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강사로서의 인생에서도 배운 점이 있다. 스펄전 목사님은 훌륭한 설교가 어디에서 만들어지는지 알고 있었다. 그 것은 삶의 현장에서 시작되고 성숙해지며 완성된다. 강단에서는 입증된 뿐이다. 설교는 삶의 연장선에 있으며 삶은 설교를 더욱 잘 설명해 주는 각주다. 사랑과 진리를 개인에게 전하는 삶 없이는 위대한 강사가 될 수 없다. 스펄전의 기도는 핵심을 말한다.

“주님께서 아시다시피 저는 지상에서 가장 훌륭한 연사가 되기보다 오히려 그녀의 영혼을 죽음에서 구원하는 도구가 되기를 원합니다.”(p.171)


이 300페이지도 못 되는 책을 읽으며 내가 얻은 유익과 깨달음과 도전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다. 나는 돈이 생기는 대로 스펄전의 책을 구입해서 정독할 마음을 가지게 되었다. 복직 후, 첫 월급을 타면 두 권의 책 『스펄전 목회론』과 『스펄전 신약인물설교』를 사서 읽어야지.

아니다. 크리스챤다이제스트사에서 나온 스펄전 시리즈 『기도와 영적 싸움』『성도와 구세주』『스펄전 묵상론』『스펄전 설교론』『스펄전 전도설교』를 모두 읽어 보고 싶다.


하나님의 천지창조 목적과 인류를 향한 구원 계획에 참여하는 것!

그리고, 치열하게 나 자신의 죄와 싸우는 것!

이 두 가지는 상호보완의 관계이므로 나 자신이 아직 여전히 부족하다고 하여 전도에 힘쓰지 않거나 사회 정의에 무관심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나 자신이 참으로 연약하고 죄 투성이인 줄 알면서도 감히 찰스 스펄전처럼 살고 싶다고 주님께 기도드린다. 나는 감히 소망한다. 찰스 스펄전 목사님과 같은 인생을 갈망할 뿐만 아니라, 그렇게 살고 싶다고.


이 소망을 이루기 위해서 젊음의 한창을 달리고 있는 나로서는 소명을 더욱 굳건히 하고, 주님께서 주신 직분의 자리에 충성을 다해야 하리라. “하루의 첫 시간만큼 중요한 시간은 없다. 주님을 섬기는 데 젊은 시절의 초기만큼 중요한 시기는 없다”고 스펄전은 말했다.(p.62) 스펄전은 영적 성장의 시기에 전적으로 공부에 열중했으며 하나님께 헌신했다. 그리하여 밝히 깨달음을 얻었다. 리차드 데이에 의하면 그 모든 깨달음은 묵상을 통해 얻은 것이었다.


나 역시 영적 성장의 시기인 지금(!),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위해 공부하고, 하나님께 헌신을 아끼지 말자. 이 것이 젊은이인 내가 해야 할 일이다. 하늘나라에서의 큰 영광을 위해 이 땅에서의 크고 작은 수고를 기꺼이 감당하자. 찰스 스펄전 목사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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