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장국영
주성철 지음 / 흐름출판 / 2013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제목을 읽으며 장국영...하고 소리내어 읽으며 떠올리니, 뜻을 알 수 없는 유명 홍콩 영화 속 노래가 머릿속을 스쳐간다.

지금은 다양한 국가들의 문화를 즐기지만 한 때 홍콩 영화가 주류이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그 기억 속 내가 본 영화중에도 장국영이 나온 영화는 없었다.

유명한 아비정전만 해도 내게는 이름만 익숙한 낯선 영화였고, 내용을 이해하기에 난 너무 어렸던 것 같다.

 

주성철 기자의 장국영에 대한 기억을 읽으며 '그럼 난 장국영 영화를 하나도 안 봤나?' 싶은 생각을 하기가 무섭게 익숙한 영화 몇이 나왔다.

 

 

천녀유혼이나 백발마녀전은 어린 나이에 보기에도 굉장히 인상깊었던 것 같다.

그런데 내용만 떠오를 뿐, 극 중 장국영의 얼굴이 떠오르질 않아서 책 속에 실린 사진을 한참이나 바라봤다.

개인적으로 내게 가장 비쥬얼 쇼크를 줬던 건 왕조현의 할머니(?)였는지 가장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다.

하지만 천녀유혼에 얽힌 이야기를 들으며 돌이켜보니 장국영이 맡은 영채신의 앳된 분위기가 가물거린다.

그리고 엔딩장면도.

 

 

읽다보니 장국영에 대해 알고 있는 게 전혀 없구나, 싶었다.

하다못해 영화를 많이 본 것도, 제대로 기억하고 있는 영화도 없으니...

장국영이 스타로 치부되던 시절이 있다는 것도, 가수의 길을 걸었다는 점도 신기하다. 

 

 

 

 

 

장국영과 그의 영화들에 관한 기억들, 지인들과의 일화들이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장국영을 보여준다.

tv에서 방긋대던 아이돌의 일기를 읽으면 이런 기분일까.

사람이 항상 행복할 수는 없겠지만, 인정받고 유명한 작품들을 찍을 수록 장국영은 오히려 위태로워졌던 것 같다.

 

간혹 고인이 된 배우들의 작품을 보면 우울하고 힘든 상황의 배역을 연기했던 걸 본다.

개인적인 상황과 몰입도가 어느 정도 개입이 되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종종 했는데,

인터뷰 속 이야기를 뒤늦게 들으니 새삼 안타깝다.

 

"이제 내가 더이상 <H2O>나 <위니종정>같은 영화에 출연할 수 없다는 걸 안다. 사람들이 나에게 바라는 모습이 달라졌다.

진지한 배우로 인정받는 것이 뿌듯한 일이긴 하지만, 사람들의 기대가 높아져서 예전으로 돌아가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투유의 CF나 한국 예능에서의 장국영의 흔적을 읽고 있으니 그 시대에 난 뭘 했을까 너무 아쉽다.

쓸데없는 망상이긴하지만 장국영이 지금 살아있었으면 어떤 배역을 맡아서 우리나라에 내한을 왔을까?

무릎팍에도 나왔을까?

 

수많은 유명한 영화 속 다양한 배역을 맡으면서도 이미지가 굳어지지 않았던 천의 얼굴 장국영이 그립다.

읽으면 읽을 수록 쓸쓸하지만 장국영을 가장 진하게 느낄 수 있는 이 책을 놓을 수가 없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