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1선,하면 뭐가 제일 먼저 떠오를까?
나는 '착한일 하기'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그리고 문득 치솟는 부담감.
내가 배운 착한 일은 할머니 짐 들어드리기나 자리 양보하기 등등등인데 집에만 있는 날엔 어쩌란 말인가.
하지만 「1日1善」에 의하면 그건 그리 거창하지 않다.
"남을 기쁘게 하는데 왜 내가 성공하는 걸까?"라는 표지의 문구가 얼핏 보면 이해되지 않는다.
요새는 헌신하면 헌신짝되고, 참으면 참나무가 된다는 세상이니까.
저자는 이런 이론을 '타희력'이라는 단어를 내세워 이야기 하고 있다.
처음 들어본 단어여서 사전을 찾아보려고 했는데, 이런 독자를 예상했는지 바로 뒷줄에 자신이 만든 단어임을 알렸다.
'타인을 기쁘게 해주는 능력'. 뭔가 쉽지 않아보인다.
예를 들면 이런 부분이다.
개인적인 측면에서도 그렇지만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타인을 기쁘게 하기 위한 생각이 결국 이익이 되어 나에게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이 부분을 읽으며 정말 그럴 듯 하다는 이해와 함께 어떤 기억이 떠올랐다.
예전에 빵집에서 아르바이트 할 때 꼭 저런 상황이 있었다.
마감 도중에 술취한 두 손님이 들어와서 집에 가시질 않는 거다.
사장님은 나에게 마감 시간을 알려드리라 종용했고, 거듭+@의 부탁에 나는 퇴근할 수 있었다.
그런 부탁 없이 집에 돌아간 손님들이 기분 좋게 가게를 떠올리며 낮시간에 다시 방문할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이 신기했다.
알콜성 치매로 그 기억을 다 날려버릴 수도 있겠지만.
요즘은 처세 뿐 아니라 나중에 자녀 교육 시키기에 참 난감한 것 같다.
내가 배운대로 착하게 살라고 하기엔 너무 험해서 하나를 내어주면 나중엔 다 가져가려고 하니,
하나를 내놓는 것도 손해보는 기분이 든다.
하지만 역시 때로는 이 '타희력'의 사용이 빛날 때도 많을 것 같다.
곤란한 사람을 도와주거나, 자리를 양보하거나, 버스 기사 아저씨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거나.
처음에는 그럴 필요가 있나, 쑥쓰럽기도 하고.. 참 어색한 기분이 들 수도 있지만
처음이 어렵다고, 하다 보면 서로서로 기분이 좋아진다는 걸 알 수 있다.
게다가 덤으로 버스가 내 바로 앞에 서서 1등으로 탈 수 있다!
(대략 4개월 간의 경험이니 우연이 아니라고 믿고 싶다;)
이 '타희력'이라는 개념은 참 솔깃했지만 뒤로 갈수록 아쉽다.
읽는 중간에도 나와는 좀 어긋나는 잉?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점점 '타희력'과는 살짝 멀어지는 내용인 것 같다.
내가 발휘한 타희력으로 언젠가 나에게도 이익이 돌아올 테니 행하는 1일 1선과,
나 자신을 위해 희생하는 타희력으로 행하는 1일 1선이 뭔가 다른 걸까?
결국은 다 내 만족이고, 이익을 위해서인데.
좋은 개념이지만 저자처럼 밤늦게 술을 마시다가 2차를 우리집으로,하는 타희력은
우리 아빠가 발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책에서 하나만 건져도 성공한다고, 1일 1선에서 얻은 타희력을 바탕으로 좀 더 배려하는 사고력을 길러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