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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모션 - 우리의 지갑을 여는 보이지 않는 손
한스-게오르크 호이젤 지음, 배진아 옮김 / 흐름출판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월급빼고 다 비싸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먹고 살기 어려운 시대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잘 되는 맛집은 수두룩 한 것도 같다. tv등의 매체에서의 인터뷰를 보면 그들 나름대로의 비법을 가지고 있으며, 며느리에게도 알려주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그 외의 사업체들에게는 방법이 없는 걸까?
이모션에서는 보이지 않는 손으로 모두의 마음(지갑)을 열 수 있는 방법이 담겨있다.
소비자를 움직이는 게 감정이라니, 책 표지에 쓰여있는 이 말에 나는 무심코 반발심이 든다.
요즘 그렇지 않는 사람이 드물겠지만, 필요한 물건을 + 어느 곳이 가장 싼 지 + 마일리지는 적립이 되는 지 + 쿠폰은 있는 지 등등 신경써서
구매를 하는 소비자를 움직이는 게 결국 감정이라니 믿기지 않는다.
더구나 감정이라는 단어에서 오는 느낌이 충동구매라는 단어와 같은 즉흥적이고 부정적인 느낌이라 더욱 그렇다.
하지만 책을 읽다 보면 '감정'이라는 단어보다는 성향+감정이라고 하면 더 맞을 것 같다.
원래 차례를 먼저 살펴보지 않는 편이지만 후에 확인한 차례가 굉장히 단순하다.
하지만 내용만큼은 단순하지 않다. 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도 힘든데, 많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고 지갑을 열게 하는 일은 더욱 쉽지 않을 것이다.
서문을 읽으며 이 책이 실무에 관한 책이라는 걸 알고 조금 마음이 멀어졌다.
하지만 실무에 관해 이야기한다고 해서 나와 그 외 비전공자에게 전혀 상관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
나는 이 책에서 노리는 소비자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첫 장부터 나도 감정적으로 움직이는 소비자라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생수를 구입하는 기초 동기(목이 마르다)가 감정적인 동기로 옮겨가는 이야기나 웃는 표정의 효과나 미각,후각,시각,청각,촉각을 이용하는
마케팅 전략등을 읽으며 구석구석 아주 은밀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읽으면 읽을 수록 마케팅이라는 건 참 세세하고 치밀하고 계획인 거구나.. 하는 생각이 놀랍지 않을 만큼 그 손길이 닿지 않은 구석이 없었다.
그 마케팅이 결국은 구매자의 감정을 이용한 부분이라는 것이 더 신기하고 놀랍다.
내가 생각했던 CF나 기업에서만이 아니라 어디에서나 이모션에서 말하는 마케팅은 적용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뇌 속 감정 시스템에 따라 나눠놓은 림빅을 이용하거나 감정을 강화시키고 이런 저런 트릭들을 이용해서
사람들의 마음을 한 발 앞서 살펴본다는 건 결국 사람들이 뭘 원하는지 궁리해본다는 게 아닐까 싶었기 때문이다.
택시기사의 예처럼 먼저 요구하지 않아도 미리 생각해서 키가 크다면 앞좌석을 앞쪽으로 당기고, 신문과 음료를 챙겨주는 등
나를 신경쓰고 보살펴 준다는 배려받는 느낌은 아주 중요한 것이 아닐까?
특별한 기술이나 그 외의 투자 없이도 배려심만 있다면 충족될 수 있으면서도 효과가 좋은 서비스가 아닐까 싶다.
실제로 이런 보살핌 서비스에 반해 물건을 구매한 적이 있기 때문에 아주 크게 동감하며 읽은 부분 중 하나다.
우리 뇌 속 구조물들이 관여하는 부분부터 직원의 참여가 귀속 기관에 미치는 영향까지 읽으며
마케팅이라는 어렵고 낯선 단어로 시작된 내용이었지만 결국 사람을 움직이는 건 역시 감정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내 생각처럼 소비가 항상 합리적이고 이성적이지만은 않았구나 싶기도 했다.
그러기엔 나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손이 너무도 촘촘하고 부드러워서 느끼지 못할 정도니까.
하지만 지갑을 여는 보이지 않는 손에 대해 배우고 나니 앞으로 보는 모든 것들이 예전처럼 일상적으로 느껴지지만은 않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