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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너를 보내줄게 - 당신의 반려동물과 행복하게 이별하는 법
존 카츠 지음, 위선주 옮김 / 미래의창 / 2012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만남과 함께 이별은 부수적으로 따라오는거라지만 생각하기도 싫다.
그게 만약 '죽음'으로 인한 이별이라면 더욱 더.
우리는 이런 헤어짐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 같다.
이 한정적인 시간이라는 걸 모르고 때로는 소홀히 하고, 때로는 상처주는 행동이나 말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점을 항상 염두에 두고 관계를 지속해야 한다.
내 행동들이 연관됐든 되지 않았든 지금 흐르는 시간에도 이별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주변 사람들과의 헤어짐도 그렇지만 특히 반려동물과의 이별은 전혀 떠올리지 않는다.
실제로 반려동물의 수명은 짧은 편이어서 나보다 짧게 살 수 밖에 없다는 건 사실인데도 말이다.
'고마워, 너를 보내줄게.' 이별을 상상하며 이 말을 한다고 생각하면 육성으로 이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보내주고 싶지 않다. 이대로 함께 오랫동안 살고 싶다. 그렇지만.. 그건 아주 어려운 일이겠지...
우리의 헤어짐 그 이후의 일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눈 앞이 흐려져 온다.
그 뒤에 나는 정상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아직 다가온 일이 아니기에 깊이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다만 이런 생각을 하거나 강아지가 아플 때 등등에 좀 더 잘해줘야겠다는 생각을 할 뿐이다.
생각하기도 싫은 순간이지만 그렇기에 더욱 천천히 준비해야 하는 순간이다.
반려동물과의 안녕을 보내고 난 뒤에도 내가 잘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에 대해서만 생각했던 내게
이 책은 단순한 죽음 외에도 더 고통스러운 순간의 기억을 가지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사랑하지만 어쩔 수 없이 보내줘야 더 힘들지 않다는 걸 알기에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안락사로 인한 고통과 후회들이다.
그 순간엔 최선이었겠지만 지나고 나면 '정말 그랬을까? 다른 방법이 있지는 않았을까?'하는 생각들로 괴로워지는 것이다.
이런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특별한 하루를 보낸 해리와 듀크의 이야기가 마음에 남았다.
수의사로부터 심장이 나빠지고 있으며 오래 버티지 못할 거라는 말을 듣고 아주 특별하고 행복한 하루를 보내기로 한다.
그동안은 건강을 위해 주지 않았던 음식들도 주고, 실컷 놀아주고, 사진들로 추억을 남기고..
내가 종종 "네가 20살이 되면 줄게!"라는 말을 종종 하곤 해서 더 와 닿았던 것 같다.
'반려'라는 단어를 개에게 붙이기에 아직 우리 사회에 애견 문화가 완전히 정착되지는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체험해 보면 알 것이다. 왜 이런 단어를 붙이고, 사랑하고, 그토록 슬픔에서 벗어날 수 없는 지를 말이다.
우리 동네에는 20살인 개가 있다. 그 개를 보며 20살까지만 살면 정말 여한이 없겠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
멍멍이도 20살을 목표로 운동도 열심히 시키고, 먹는 일에 더 신경 쓰고, 관리도 열심히 해 주겠지만
나도 슬픔과 괴로움속에서 허우적대지 않도록 오늘부터 천천히.. 이별의 순간을 준비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