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 알던 거인 분도그림우화 6
오스카 와일드 지음, 이미림 옮김 / 분도출판사 / 199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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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소개 / 오스카 와일드] 

1854년 아일랜드의 더블린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저명한 안과 의사이자 고고학자였고, 어머니는 유명한 시인이었다. 1874년 옥스퍼드 대학에 입학하여 뉴디기트 시문학 상을 수상하고, '예술을 위한 예술'이라는 탐미주의 운동을 주도하는 등 두각을 나타냈다. 1884년 결혼한 뒤, 단편집 [행복한 왕자](1888)와 유일한 장편소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1891), 희곡 [윈더미어 부인의 부채](1893)등으로 큰 성공을 거두어 명성을 얻었다. 그러나 1895년 동성애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2년 동안 레딩 교도소에 수감되었다.[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 외설죄의 증거물로 제시되었다. 1897년 석방되자 망명길에 오른 후 파리에서 몇몇 친구들의 도움으로 가난하게 살다 1900년 사망했다. 그가 죽은 지 거의 100년이 지난 1998년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오스카 와일드와의 대화'라는 이름의 동상이 세워지면서 그의 명예는 회복되었다. 이후 그의 삶과 문학 세계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으며, 특히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영국 세기말 문학을 대표하는 탐미적인 내용과 독특한 개성을 가진 주인공들로 인해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출처 : 인터파크 도서

 

오래전 헌책방 나들이 중 한 묶음의 책을 발견했다. 아주 얇은 책들이었는데 그 중에 눈에 확들어오는 작가의 이름들이 보여서 주저없이 사들과 왔다. 바로 분도출판사에서 나온 '분도그림 우화시리즈' 이다. 세계 각국의 전래동화와 국내의 민담 . 그리고 권정생 선생님의 창작동화까지 여러가지의 책들이 묶여 있는 아동 도서이다. 우화집이기 때문에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들이지만 성인이 읽기에도 전혀 유치하지 않는 유익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아직까지 글이 많은 책을 읽어주는 것에 거부감이 많은 우리 딸 나라에게 서서히 '이야기란 이런것이다'라는 취지로 책을 읽어주려고 한다. 물론 이야기의 흐름이나 내용에 대해서 얼마나 깊이 집중할지는 의문이지만 쉬운것부터 서서히 해나갈 생각이다. 무수히 많은 세계명작동화 시리즈도 좋지만, 널리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유익한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는 창작집들 또한 훌륭한 읽을거리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분도출판사가 기독교 관련 책들을 많이 출판하고 내용에서도 간혹 종교적인 글들이 많이 있지만 그리 유념치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 든다.

 

첫번 째 읽은 책은 '저만 알던 거인'이라는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이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이라는 작품으로 널리 알려진 오스카 와일드의 작품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우리가 알고있는 유명 작가들의 동화가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야기는 정말 단순하면서 아름답다. 어느 마을에 아주 아름다운 커다란 정원이 있었다. 그 곳은 동네 아이들의 운동장과도 같은 곳이다. 일년내내 아이들의 웃음이 떠나지 않는 그 정원에는 항상 나무와 꽃, 나비들로 가득찬 살아숨쉬는 공간이었다. 하지만, 어느 날 오랜 외출을 마치고 자신의 집으로 돌아온 거인은 정원에 가득찬 아이들을 보면 불만을 터뜨린다. 그러고는 정원에 커다란 담장을 쌓고 아이들의 출입을 제한 시킨다. 그러자, 바로 이상한 일이 발생한다. 항상 웃음과 꽃으로 가득찼던 정원은 아이들이 떠난 순간부터 얼어붙은 땅으로 변모해 버린것이다. 항상 눈과 우박 ,바람이 가득했고 아름답던 꽃들은 모두 자취를 감추어 버렸다. 얼음밖에 없는 죽음의 공간으로 바뀐 것이다. 봄이 오고 여름,가을이 되었지만 변하지 않는 자신의 정원을 보며 거인은 그 원인을 알지 못한다. 주위의 모든 정원에는 신록이 가득한데 유독 자신의 정원만은 사시사철 겨울만이 존재할뿐이었다.  거인이 내 쫒은 것은 비단 아이들뿐만이 아닌, 살아숨쉬는 모든 것들을 함께 쫒아 버린것이다. 하지만 거인은 자신의 잘못을 알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름다운 새의 지저귐에 놀라 밖을 내다본 거인은 놀라운 광경을 보게 된다.  자신의 정원에 담장 사이로 난 구멍을 통해 들어온 아이들로가득차 있었던 것이다. 아이들은 저마다 나무위에 올라가 놀고 있었고, 그런 나무들은 의례 아름다운 꽃을 피우고 있었다. 거인은 실로 오랜만에 찾아온 봄을 보며 감격에 겨워한다. 하지만, 정원의 한 구석 나무 한 그루에는 아직까지 봄이 찾아오지 않은 채 눈이 쌓여있었다. 유독 키가 작은 아이 하나가 나무에 올라가지 못한 채 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거인은 친절히 작은 아이를 나무에 올려주자, 그 나무 역시 아름다운 꽃이 피기 시작했다. 비로소 거인의 정원에 잃어버린 봄이 찾아온 것이다.  그 후로 거인은 아이들의 출입을 제한하지 않았고, 정원 또한 아름다운 웃음소리와 향기로운 꽃내음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하지만, 거인은 자신이 올려준 작은 아이를 볼 수 없었다. 다른 아이들 또한 그 아이의 존재를 알지 못했다. 유난히 작은 아이를 그리워 하던 거인은 어느덧 나이가 먹어 노인이 되어갔다. 어느덧 자연의 섭리를 알게된 거인은 변함없이 찾아오는 겨울을 너그럽게 맞이할 준비가 되어있었다. 유난히 눈이 많 던 겨울. 눈 꽃이 피어있어야 할 정원의 나무에 아름다운 꽃이 피어있었다. 그 모습을 기이하게 여긴 거인은 나무로 다가간다. 그 곳에는 거인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작은 아이가 서 있었다. 오랜만의 재회. 어린 아이의 손과 발에는 못이 박힌 상처가 있었다. 깜짝 놀란 거인은 아이에게 상처에 대해서 묻는다. 하지만, 작은 아이는 놀란 거인에게 웃음으로 답을 한다. '이건 사랑의 상처에요' 그 순간 작은 아이 앞에 무릎을 꿇는 거인..... 작은 아이는 오래전 거인이 자신을 나무 위에 앉혀 주었던 것처럼, 이젠 거인을 자신의 정원으로 초대한다. 거인은 나무 밑에서 하얀 꽃잎을 덮은채 깊은 잠에 빠져 든 것이다.

 

짧지만 아름다운 이야기이다. 마지막에는 나름대로 종교적이며 거룩한 반전까지 있다. 우리 아이가 이 이야기를 정확히 이해 할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자기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타인을 배척하면 서로가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에서 존재하기 힘들다는 따뜻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혼자가 아닌 더불어 사는 세상. 그 속에서 서로 부대끼며 느끼는 사랑이야 말로 이 세상 어떤 꽃보다 아름답다는 기본적이며 중요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책의 뒷장에는 친절하게도 원서가 수록되어 있다.물론 원서를 읽기는 매우 힘들지만 길지 않은 분량이기에 영어에 자신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 도전해 볼만한 일이다.  오랜만에 동심에 세계에 빠져든 행복한 시간이었다. 앞으로도 분도출판사의 책 읽기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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