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리마 이야기 을유세계문학전집 76
바를람 샬라모프 지음, 이종진 옮김 / 을유문화사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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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유세계문학전집 76 <콜리마 이야기>

 

<콜리마 이야기>는 작가 바를람 살라모프가 17년간 콜리마 강제 노동수용소에서 중노동을 하고 석방된 뒤에 그 체험을 가지고 쓴 글입니다. 많은 평론가들은 그를 “20세기의 도스토옙스키다라고 말합니다. 상당히 비극적인 상황을 담담하게 써내려가는 작가의 글을 보면서 참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저번 달에 읽은 <인듀어런스>와 맞물려서 말이죠.

 

두 작품 모두 극한의 상황에서의 인간에 대한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p26 비상 상황에서만 약자는 강자에게 욕을 하게 된다. 그것은 절망의 용기다.

 

특히 소설 내내 이 절망의 용기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콜리마 이야기>는 수용소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소설을 보면서 이것이 비단 수용소의 이야기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삶도 극한의 상황 왕왕 만나곤 하니까 말이죠.

 

하지만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삶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집니다.

 

p62 우리는 최악의 삶이라 해도 그것이 기쁨과 슬픔, 성공과 실패의 교대로 이루어지며 실패가 성공보다 많음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중략) 우리는 진실과 거짓이 자매 사이며 세상에는 수많은 진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p63 우리는 약자가 되고 만다. 우리는 적은 것에 만족하고 적은 것에 기뻐하는 법을 배웠다.

 

<콜리마 이야기>를 읽으며 너무 많은 것을 가지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행복의 본질에 대해서도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지요. 너무나 바쁜 요즘입니다. 무엇을 위해 우리는 이렇게 바쁘게 사는 것일까요?

 

너무 바쁜 우리의 일상이 꼭 콜리마 수용소에서 살아가고 있는 그들과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살아가며 우리는 종종 약자가 되어야 합니다. 여기서의 약자는 약한 의지력을 가지거나 삶을 포기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여기서의 약자는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거기에서 기뻐하는 법을 배운 사람을 뜻합니다. <콜리마 이야기>는 그런 약자가 되는 방법에 대한 하나의 길을 말해주고 있는 책입니다. 어깨에 힘을 뺍시다. 힘을 빼고 약자가 되어 오늘 하루를 음미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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