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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파리지옥 ㅣ 이지유의 네버엔딩 과학이야기
이지유 지음, 김이랑 그림 / 해그림 / 2013년 5월
평점 :
감동과 지식을 함께 느끼는 이야기 "내 이름은 파리지옥"

우리 밤톨이는 전부터 식충 식물, 특히 그중에서도 파리지옥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식충식물 전시회에 갔던적도 있었고 거기서 파리지옥을 보고
우리집에도 하나 있으면 좋겠다고 할 정도였다.
그래서인지 이 책을 보자마자 1학년이 읽기에는 어쩌면 조금 길지 않나 싶은
80페이지 가까운 글밥의 이야기를 앉은 자리에서 다 읽으며
"엄마, 이 책은 처음엔 막 웃기고 재밌다가 마지막엔 감동적이기도하고 조금은 슬퍼요" 하며
자신의 느낌을 이야기해주었다.
내가 알고 있던 파리지옥은 그저 단순히 열대지방 밀림속에 살면서
끈적끈적한 진액으로 파리와 같은 곤충을 잡아먹는 식물에 불과했는데
그리고 왠지 막.... 그래서 향긋할것 같지도 않고 뭔가 막 지저분할거라는 생각을 했는데
알고보니 그게 아니었다는.
파리지옥은 사실 엄청 향긋한 식물이었고(그래야 곤충들이 그 향기를 맡고 다가올테니까)
주구장창 평생을 곤충을 잡아먹는것도, 또 아무 곤충이나 막 잡아먹는것도 아니었다.

파리지옥은 곤충을 잡아먹지 않아도 살 수 있기는 하지만
잎을 더 반들거리게 만들고 향기를 더 강하게 뿜으려면 곤충이 필요한 것이란다.
또 파리지옥풀이 곤충을 잡아먹는 부분은 사실 잎이 변해서 생긴 것이고
잎의 크기에 따라 2번~7번까지 곤충을 잡을 수 있단다.
그리고 그렇게 정해진 횟수가 지나고나면 곤추을 다 잡아먹은 잎은 시들어 바닥에 늘어지게 되고 대신 같은 뿌리에서 다른 잎이 또 생겨나게 된다는.
또 그렇게 최대 7번까지밖에 곤충을 잡아먹을 수밖에 없기때문에 아무 곤충이나 먹는것이 아니라
부드러운 가시로 곤충의 크기를 가늠해서 큰 곤충을 잡아 먹는 파리지옥.
왠지 그런 이야기를 알고나니 파리지옥이 그냥 식물이 아니라 뭔가 사람처럼 생각하고 판단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내 이름은 파리지옥" 은 이런 파리지옥풀의 일생을 재미난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자연스럽게 과학적 지식을 알려주고
다른 식충식물의 이름과 특징, 또 치즈잎이라는 새로운 식물까지 더불어 알 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서 파리지옥풀이 7번째 곤충을 잡아먹지 않고
오랫동안 그냥 살아남기를 바라다가
자신과 같은 뿌리에서 먼저 태어난 ( 이 책에서는 먼저 태어났던 파리지옥을 "언니"라고 했다)
언니들이 모두 새로 태어날 동생들을 위해 죽어가고
그 대신 새로운 동생이 태어나는것을 반복했다는 말을 듣고 마지막 7번째 곤충을 먹는 것은 왠지 막 감동스럽기까지 했다.
딱딱한 과학적 지식이 아니라 재미와 감동을 주면서 자연스럽게 파리지옥, 식충식물들, 그리고 치즈잎이라는 새로운 식물에 대해서도 배우고
식물의 광합성 작용의 원리, 식물이 어떻게 뿌리와 줄기를 통해 물과 양분을 빨아들이는지까지 알 수 있어
알차고 재미있던 과학이야기 "내 이름은 파리지옥".
앞으로도 이렇게 재미와 감동을 함께 느낄 수 있는 책을 자주 만날 수 있으면 좋겠다.